그런 그곳에서 난 봄.여름.가을.겨울이
bravo, my life를 부르는 광경을 목도하고 말았다.
젠장할,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니..
그것도 내 사소하지만 어지간한 용기가 필요했던
일탈의 정점에서.
오랜만에 휴가나온 동생과 [정글 쥬스]라는
영화를 봤다. 한 땐 1년 평균 300편 이상의
영화를 봤던 나였기에 이런 주류영화를 안봤을 일이
만무하겠지만, 이 영화를 다시 봤던 건
그저 비가 왔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내게 일탈을 감행케 만들었던 그 아이가
내게 말했다.
"오늘 극장에 들렀다가 정글 쥬스란 영화
팜플렛을 봣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
내가 말했다.
"내가 장혁만큼 잘생겼단 얘기야,
아님 이범수만큼 골때린단 얘기야?.."
그 아이가 이어간다.
"아니, 팜플렛에서 그 거 찍은 감독의
프로필을 읽었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고..."
후에 내가 읽었던 그 감독의 프로필은
제법 용기(?)있었다.
청량리 사창가 일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런 스스로를 양아치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내가 그때 팜플렛을 읽었어도 내 생각이 날만했다.
흠..이렇게 쓰고나니 나 스스로를 양아치로 인정하는 꼴이군..
정말 양아치가 되기전에 나의 이런 이상한 필로를 규명하자면,
...그냥 하릴없는 연상작용의 소산이라 해두자.
지금은 비가 오는 중이고, 비가 오는 날엔 유독 정신상태가
삐리리 해지다 못해 평소엔 정말 기억하기 싫은
옛 기억들마저 마치 목구멍을 타고드는 데낄라마냥
걷잡을 수 없이 머리속을 개워내기 일쑤다.
동생은 정글 쥬스를 빌려왔으며, 난 그 말을 했던 그 아이가
생각났고, 지금은 머리털 나고 처음 선물받은 음반을 돌리는 중이고,
그 음반은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이며
그 앨범을 사준 아이가 바로 정글 쥬스란 영화와 동일한 기억세포에
'아직도' 들어있는 그 아이인데, 마침표가 나오기 전에 한마디만
더 하자면 이제 비는 그만 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는 것이다.
제법 길어질법했던 잡설의 나락에서 가까스로 올라오니
조금은 아쉬워진다. 그리고 비는 그칠 기세가 없어서 더 아쉬운 마당에
조금은 씰데없는 사족하나만 달자.
사족;
한가지 궁금한 게 있다.
영화에서 장혁과 전혜진이란 이름의 신인배우의 섹스씬이 나오는데
그런 그네들은 '풍차돌리기'라는, 내 상상력과 경험을 총 동원하고도,
모자라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인간의 신체와 남녀 성기구조및 특성,위치관계를
아무리 대입시켜도 그것이 과연 나같은 범인(?)의 입장에서
실습가능한 것인가 말이다.
누가 정말 갈켜줬으면 좋겠다. 물론,경험자 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