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빅 기자가 ‘강추’하는 여름 휴가지 무더위가 몰려올 태세다. 2008년 여름은 지난해보다 한층 ‘핫’하다고 한다. 지글거리는 태양과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 잠시 떠나고 싶은 충동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나. 세상은 너무 넓고 가보면 좋을 곳도 너무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무빅 기자들이 각자 다녀온 여름 휴가지 중 다시 가고 싶을 만큼 훌륭했던 곳을 콕 집어 가이드한다.미리 ‘즐감’하시길!
낭만과 휴식의 홋카이도 _ 안영윤 기자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는 여름에도 쾌적하고 선선하며 70퍼센트 정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 경관도 뛰어나 휴식과 낭만을 만끽하기에 적절한 곳이다.
홋카이도는 겨울에 가야 제격이라고? 물론 겨울의 눈 축제는 홋카이도의 자부심이지만 안방에서 <러브레 터>를 보는 것처럼 홋카이도의 겨울 날씨가 훈훈한 것은 아니다. 자칫하다간 변덕 심한 영하의 기온 탓에 거리 구경 한 번 제대로 나서지 못하는 수가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여름 휴가철 홋카이도의 넉넉한 여유와 푸릇한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낫다. 사실 ‘북쪽 바닷길’이라는 뜻처럼 넓은 홋카이도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한 달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일주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라면 지난해 나의 여름 휴가 여정이었던 삿포로와 후라노, 오타루, 하코다테를 추천하고 싶다. 일본의 5대 도시 중 하나인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라 꼭 거쳐야만 하는 관문. 정갈한 거리와 세련된 도시의 야경이 아름답다. 한적한 시골 같은 후라노는 6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라벤더, 유채꽃 등이 만개해서 낭만적이고,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한 오타루는 그림 같은 운하와 보석점들을 둘러보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하코다테는 활기찬 아침 시장에서부터 중세 유럽풍의 로맨틱한 건물, 온천과 맥주 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국제 공항도 있어서 홋카이도의 마지막 여행지로 삼기에 적당하다.
● 하코다테의 하리스토스 정교회. 비잔틴 양식 건물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 후라노의 최대 라벤더 밭인 팜 도미타. 6월 중순이라 아직 라벤더가 활짝 피지는 않았다. ● 삿포로의 가부키라고 하는 북쪽 환락가. 음식점과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다.
걷자, 걷자, 걷자! 파리 _ 홍수경 기자
돈이 없는 가난한 여행자일수록 파리와 빨리 친구가 될 수 있다. 샌드위치와 물을 가방에 넣고 무조건 걷는다. 그게 바로 파리 스타일.
올여름 유럽은 덥고 비싸다. 유로 환율은 올랐고, 지구 온난화는 유럽을 아주 핫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여유만만인 프랑스인들은 에어컨에도 별 관심이 없다. 실내 금연령이 시행된 후로 손님들 대부분이 노천 흡연석을 애용하기 때문에 사실 에어컨이 별 소용도 없다. 그런 현실과 상관없이, 대개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파리를 다녀올 수 있는 시기는 여름방학이나 휴가 때다. 파리행 티켓을 끊어놓은 사람들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조언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쿠키 모양으로 생긴 이 아담한 도시는 웬만하면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다. 일분일초를 아까워하며 노트르담 성당-에펠탑-샹젤리제 등 관광 명소들을 부지런히 소화하고 사진을 찍어야 할까? 진짜 파리의 매력은 ‘걸을 때’ 발견할 수 있다. 멋지게 늘어서 있는 건물들이 산책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다리가 아프면 언제든 벤치에 앉아 쉴 수 있다. 아니면 중간중간 목적지로 공원을 끼워넣는 것도 좋겠다. 잔디밭에 홀로 앉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거대한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어도 힐끔거리는 눈초리가 없다. 파리는 혼자서도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도시다.
● <보헤미안의 파리>를 쓴 작가가 강력하게 추천한 보주 광장. 사면이 멋진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생폴 역 맞은편 마레지구 내에 위치. ● 몽마르트르 언덕은 아침 일찍 올라가 점심 때 내려오는 게 좋다.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곳. ● 노천 카페에 다닥다닥 앉아 담배 피우는 건 아주 일상적인 풍경이다.
워너비 런더너 런던 _ 박은경 기자
런더너가 되고 싶은 욕망은 런던의 근교를 둘러보고 나서 더 강해졌다.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있는 도시 런던. 그곳에서 기차 타고 한 시간만 나가도 그림 같은 자연이 있다.
지금까지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살고 싶다고 느낀 곳은 딱 세 곳뿐이었다. 그 중 하나가 런던이다. 높은 파운드 환율 때문에(요즘 환율은 알고 싶지도 않다) 항상 계산기 두들기며 지갑을 열어야 하는 곳이지만, 드넓은 하이드파크에 앉아 있으면 그런 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누구나 다 아는 2층 버스, 런던 아이, 웨스트민스터사원, 밀레니엄 브리지, 테이트모던 얘기는 그만두자. 런던이 더 매력적인 건 조금만 근교로 나가면, 정말 캘린더에서나 보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는 거다. 기차를 타면 한 시간 전후에 도착할 수 있는 케임브리지, 윈저성 주변은 강력 추천! 도착하자마자 클래식한 건물들에 압도당하는 케임브리지. 칼리지 건물들 사이로 흐르는 강에 보트 띄워, 그 안에서 책을 읽는 학생을 보면 없던 향학열도 절로 생긴다. 이곳에 가면 무조건 펀팅을 할 것! 협상만 잘하면 가격을 깎을 수도 있으니, 맘 좋을 것 같은 호객 아르바이트생을 잘 골라보자. 여왕님과 가족들이 가끔 쉬러 온다는 윈저성과 그 주변은 ‘영국은 이럴 거야’라는 생각과 딱 맞는 곳이었다. 근위병들이 지키는 거대한 성이 있고, 끝도 보이지 않는 산책로도 있다. 아기자기한 작은 숍은 하나둘이 아니다. 그 유명한 이튼 칼리지도 바로 이 동네에 있다. 탁 트인 바다와 모래사장, 조지 4세의 별장이었다는 이슬람식 파빌리온이 있는 브라이튼은 시간이 나면 가볼 만하다. 참고로, 여긴 한국인이 참 많다. (참고: 영국관광청 www.visitbritain.co.kr)
● 윈저성은 생각보다 볼 게 많은 곳이다. 박물관도 있고, 그 유명한 헨리 8세의 무덤도 여기 있다. ‘ROYAL MAIL’이라는 글자가 빛나는 우체통을 보면 엽서라도 써야 할 것 같다. 입장 마감 시간 4시! ● 케임브리지의 칼리지 건물들은 작은 가고일마저 기품과 역사가 느껴진다. 입장료를 받는 건물도 있다. ● 리젠트 스트리트. 런던에 가면 어떻게든 한 번은 가게 되는 거리.
춤추는 나의 도시 도쿄 _ 이해림 기자
도쿄는 여러 번 가도 매번 새로운 도시다. 술이 맛있는, 쇼핑이 즐거운, 인디밴드 공연이 좋은 도쿄 등 다양한 도쿄를 겪었지만, 또 가고 싶은 도쿄라면 단연 ‘클럽이 재미있는 도쿄’다.
도쿄에 여행가서 클럽에 놀러 가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아이디어다. 도쿄 클럽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미리 알아둬야 후회 없이 놀 수 있다. 첫째, 어느 클럽이건 찾기가 아주 힘들다.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클럽도 있다. 보통 영업 시간이 밤 10시부터이며, 권장 입장 시간은 12시이므로 오밤중에 헤매지 않으려면 정확한 지도를 출력해 가야 한다. 둘째, 드레스 코드가 아주 다르다. 도쿄 클러버들은 엄청나게 멋을 내고 온다. 풀 메이크업에 풀 드레스업하지 않으면 창피할 정도다. 아무리 여행 중이더라도 복장을 갖추도록 하자. 셋째, 한국 클러버들은 물만 마셔도 잘 놀지만, 도쿄 클러버들은 알코올을 끼고 논다. 데킬라나 칵테일을 진탕 마시며 벅차게 노는 분위기다. 즉, 술 한잔 권하며 작업 거는 아름다운 풍습이 존재하는 것이다. 넷째, 입장료가 훨씬 비싸다. 기본적으로 2,000~3,000엔 이상이니 할인 혜택을 체크하자. 낮에 시부야의 Disk Union의 Club Music Shop이나 Spice Record, Dance Music Record 등 클럽 음악 전문 레코드숍에 들러 플라이어를 챙기자. 500엔 할인이 된다. 큰 파티는 예매도 좋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하면 1,000엔~2,000엔 할인된다. 다섯째, 대부분 주말에만 영업하지만, 평일에 괜찮은 파티가 있는 경우도 있다. 클럽 관련 잡지인 를 확인하거나, floor.net 같은 사이트에서 파티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가면 좋다.
● 도쿄의 플로어는 아무리 커도 뜨겁다. ● 춤추는 것 만큼이나 사교도 중요한 도쿄 클럽. 3 4 메인 플로어 이상의 열기를 내뿜는 서브 플로어 DJ. 장르는 정글이다. ● 시부야 이노카시도리의 Disk Union, Club Music Shop에는 다양한 클럽 뮤직 LP와 CD가 있다. 음악에 관심 있다면 필수 코스.
살기 좋은 도시 밴쿠버 _ 정지원 기자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밴쿠버, 그리고 신이 내린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캐나다 로키. 여름이면 더욱 빛을 발하는 이 멋진 동네를 소개한다. 안 가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1년의 절반은 비가 내린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눈부신 햇살 아래 천국처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된다. 혹자는 말했다. “이곳이 바로 파라다이스!”라고. 밴쿠버의 여름 풍경은 그렇게 유유자적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과 특유의 오래된 멋이 섞여 있는 다운타운과 자연림과 해변의 조화가 인상적인 스탠리파크, 일몰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잉글리시 베이까지. 삶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만큼 적합한 도시가 없다. 토론토가 있는 캐나다의 동부에 비해 날씨도 좋으며 산과 바다가 함께 있어 자연이 주는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생산적인 도시라기보다 휴양지의 느낌이 강한 편이어서 사람들의 표정 또한 여유롭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널리 쓰이고 있어 혹시 운이 좋다면 할리우드 스타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밴쿠버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현지 유학원 등에서 실시하는 로키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비용으로 세계 최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도시의 여유로움과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빠져 있다가 눌러앉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자.
● 밴쿠버 다운타운. ● 스탠리 파크의 조깅 코스. 자전거를 타거나 인라인스케이트로 돌아봐도 좋다.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잉글리시 베이와 만난다. ● 로키산맥의 빙하가 살아 있는 아이스필드. 여름에 가도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역사를 간직한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도 맛볼 수 있다.
쇼핑으로 열리는 천국의 도시 홍콩 _ 지용진 기자
눈이 휘둥그레지는 명품 숍이 즐비하고, 구미를 당기는 오색찬란한 음식점이 그득한 곳. 홍콩은 품을 팔아도 피곤해지지 않는 묘한 동네다. 다니면 다닐수록 얻는 게 많아지니까.
홍콩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부단히 발품을 팔아야 남는 장사가 되는 곳이다. 쇼핑 천국 홍콩. 몇몇 깍쟁이 여행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운만 좋으면 비행기 값도 건질 수 있다는 놀라운 동네. 쇼핑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나에게도 홍콩은 쇼핑을 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홍콩의 쇼핑 페스티벌은 7~8월, 12월 두 차례 열리는데, 겨울이 상대적으로 세일의 폭이 크다. 그러나 세일 막바지에 이르면 ‘진짜 물건’들이 빠져 원하는 물건을 얻지 못할 수 있으므로 기회비용을 고려해서 시즌을 결정해야 한다. 일단 침사추이의 하버시티는 필수 코스다. 무려 700여 매장이 입점한 곳이니만큼 동선 역시 만만치 않지만 지도를 활용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쇼핑에 지치면 근처 스타 페리 부두에서 2층짜리 페리 샤이닝 스타호를 타고 바닷바람을 만끽하자. 그리고 저녁이 되면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의 배경이 됐던 몽콕 야시장에 가서 밤의 정취를 즐기자. ‘(약간 고약한) 홍콩 냄새’가 진동해 불편할지도 모르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몽콕에는 오리 부리 같은 희귀한 토속음식(?)의 향연이 펼쳐져 있으니 각오가 되어 있다면 시식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 홍콩은 밤의 도시다. 마천루가 빼곡히 들어선 도시의 찬란함도 좋지만 골목 구석구석을 밝히는 은은한 불빛이 더 매력적인 곳이다. ● 홍콩섬.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에 등장한 음식점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를 찾아 헤매다 잠시 쉬면서 찰칵. 홍콩의 시장은 우리나라의 남대문 시장과 흡사하다. ● 홍콩에서 경험한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건물과 건물 사이가 통로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사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서 비오는 날 시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 유기적으로 설계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일 _ 윤서현 기자
영화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속 조이와 잭의 말처럼 이곳에선 일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잊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광란의 여행을 꿈꾼다면 라스베이거스가 제격이다. 그렇다고 패리스 힐튼처럼 ‘개념 상실녀’가 되라는 무책임한 부추김은 아니다. 계획성 있게 준비하고 조금만 발품을 팔면 큰돈 들이지 않고도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바로 호텔 투어. 라스베이거스에는 엄청난 규모와 독특한 컨셉트의 세계적인 호텔들이 모여 있어 이곳들만 순례해도 하루가 후딱 간다. 또한 각종 무료 어트랙션은 꼭 챙겨봐야 할 하이라이트다. 이것들은 주로 밤에 열리니 낮에는 룩소호텔, 베네시안호텔, 벨라지오호텔, 윈호텔 등의 실내를 구경하자. 어둑어둑해지면 벨라지오호텔 분수쇼, 미라지호텔 화산쇼, 트레저아일랜드의 해적선쇼 등 무료 어트랙션을 차례로 감상하면서 ‘불타는 밤’을 맞을 준비를 하면 된다. 화산쇼는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15분 단위로, 해적쇼는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30분 단위로 열린다. 분수쇼는 오후 3시부터 7시까지는 30분마다, 이후엔 15분마다 펼쳐진다. 또한 다운타운의 프리몬 스트리트에서는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매 정각마다 10분가량 전자쇼가 펼쳐지는데, 현란한 쇼는 물론 스크린 속 LG 로고를 보면서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 지상 낙원 라스베이거스에 들어왔음을 알리는 표지판. ●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도 등장했던 벨라지오호텔의 분수쇼. 음악에 맞춰 춤추는 물줄기가 가히 환상적이다. ● 밤이 되면 황금색 자태를 뽐내는 미라지호텔. 이 앞에서 펼쳐지는 무료 화산쇼는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하노이 _ 이유진 기자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호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도시. 하노이는 단단한 발걸음을 친구 삼아 홀로 여행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크고 작은 호수가 300여 개에 달하는 하노이는 굳이 구경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도시다. 타지인에게 별다른 관심 없이 다들 각자의 일상에 젖어드는 곳. 무심히 걷다 보면 우연찮게 눈에 띄는 볼거리가 많은 곳. 하노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딱 두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모든 좌표는 하노이 중심에 자리 잡은 호암키에 호수로 삼을 것, 그리고 운동화 끈을 단단히 조여 맬 것. 호수를 중심으로 열심히 발품 팔아 돌아다니면 눈에 띄는 볼거리가 많다. 프랑스와 중국의 문화가 혼재된 건축 양식과 아픈 역사를 기록해 둔 박물관은 묘한 이질감을 안겨주고, 북적거리는 36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 시클로와 아오자이를 입은 사람들로 이곳이 베트남임을 확인시킨다. 솔직히 이곳 외의 해외 여행의 경험은 전무하다. 취재차 떠났던 하노이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무척이나 깊은 그리움을 건넨 도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면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하노이를 추천한다. 꼭 무언가를 얻어가겠단 여행의 강박관념을 훌훌 털어버리고 내가 보고 싶고 느끼고 싶은 만큼, 딱 그만큼의 여유로움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 호치민의 시신이 보관되어 있는 호치민 영묘. 호치민 생가와 박물관을 돌아보면 베트남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 ● 베트남 전통 수상 인형극. 우리나라 돈으로 4,500원 정도면 한 시간 가량 멋진 수상 인형극을 관람할 수 있다. ● 퍼24의 닭고기 쌀국수와 베트남 맥주 타이거. 물이 위험한 하노이에선 물보다 베트남 맥주 타이거를 더 많이 마시게 된다.
자연을 품은 섬 속의 섬 태즈메이니아 _ 남은경 기자
호주’ 하면 시드니나 멜버른을 연상하는 이들에게 태즈메이니아는 낯선 이름이다. ‘작은 뉴질랜드’ 태즈메이니아에선 대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위대한 자연과 조용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나라 호주. 무더운 여름이 지긋지긋해졌다면 적도를 건너 초겨울의 시원한(?) 기운을 받으러 떠나보면 어떨까. 세계적인 관광지 시드니나 멜버른도 좋지만 누구나 가는 곳에 나도 갈 필요는 없는 법. 흔히 하나의 대륙이라 알고 있는 호주 남단부에는 작은 섬 태즈메이니아(Tasmania)가 있다. 호주 대륙에 비해 작다는 것이지 크기로만 치면 대한민국의 3분의 2 정도 되는데,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작은 뉴질랜드’라 불린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세계 어디서나 흔하게 만난다는 해외 교포나 한국인 유학생이 비교적 적은 것도 장점 아닌 장점.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태즈메이니아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들으려면 투어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친절한 가이드,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배낭여행객과 함께 크래들마운틴-세인트 클레어 호수 국립공원, 몬테주마 폭포 등 잘 보존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투어는 3~7일 동안 진행되는데 태즈메이니아 전체를 구경하려면 6일은 투자해야 한다. 태즈메이니아의 주도 호바트(Hobart)에서 열리는 살라망카 마켓도 추천 코스. 태즈메이니아에서 유명한 꿀과 와인 등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거리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호주는 5~6월은 초겨울, 7~8월은 우리나라보단 덜 추운 겨울 날씨다. 여행 갈 때 외투와 머플러를 챙겨가자
● 이탈리아에서 온 앰브로더 씨는 수준급의 요리 실력으로 투어 내내 입을 즐겁게 해줬다. ● 호바트 Victoria Dock에 위치한 레스토랑 ‘Mures’에서 맛본 피시앤칩스(Fish&Chips). ● 시드니 서큘러키에서 우연히 만난 빅토리아 베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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