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1.
1983년
날자는 기억 나지 않는데
영락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하게 되었다.
제목도 기억난다.
‘신앙인들의 보편적 착각’
2.
착각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오아시스 인줄 알고 죽자고 갔는데 신기루였던 것과 같다.
그런데 우리는 그 치명적인 착각을 너무 많이 하며 산다.
착각인 줄조차 모른 채
3.
자기가 늘 옳은 줄로 아는 착각
잘난 줄로 아는 착각
의로운 줄로 아는 착각
깨끗한 줄로 아는 착각
훌륭하고 근사한 사람인 줄로 아는 착각
그런 면에서 우리도 다 바리새인들을 닮았다.
4.
성 프랜시스가 어느 날 보이지를 않아 제자들이 찾아 나섰다.
어느 굴에서 기도하고 있는 프랜시스를 찾았다.
부르려 하다가 성자의 기도가 궁금하여 프랜시스의 기도를 엿들었단다.
‘내가 얼마나 큰 죄인 인줄을 깨닫게 해 주시옵소서’
프랜시스도 그게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게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성자 소리를 듣게 된가보다.
5.
나이도 좀 들고
알아보는 사람들도 좀 많아지고
욕도 많이 먹지만 칭찬도 좀 받다보니
그 착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착각에 빠지면 은혜를 쏟는다.
저 잘났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에게 무슨 은혜가 있으랴?
다 제가 잘나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데...
6.
늘 좋아하여 마음에 새긴 김남조 선생의 시 ‘선물’
내야 흙이온데 밀랍이듯 불 켜시고
한 평생 돌이온 걸 옥의 문양 그으시니
난생 처음 이런 조화를 보겠네.
늘 좋아하여 마음으로 부르는 찬송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 없는 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아멘.
은혜로 밀랍처럼 불켜고 살고 옥처럼 귀히 여김 받고 살지만
본시 흙이었고 돌이었고 쓸데 없는 자였음을 잊지 않는다.
그러려고 발버둥질 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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