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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폐군(奸臣蔽君)
간사한 신하들이 임금을 가리고 무도한 짓을 한다는 말이다.
奸 : 간사할 간(女/3)
臣 : 신하 신(臣/0)
蔽 : 가릴 폐(艹/11)
君 : 임금 군(口/4)
출전 : 백거이(白居易) 채시관(采詩官)
백거이(白居易)는 채시관(采詩官)에서 이렇게 세태를 질책한다.
채시관(采詩官) / 백거이(白居易)
(민간의 시와 노래를 채집하는 관리)
采詩官, 采詩听歌導人言.
시를 채집하고 노래를 듣는 것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言者無罪聞者誡, 下流上通上下泰.
시로 말하는 자 죄가 없고 듣는 자는 경계하니, 아래로 흐르고 위로 통해 위아래가 태평하게 되는데
周滅秦興至隋氏, 十代采詩官不置.
주나라가 망한 뒤 진나라가 일어나고 수나라에 이르기까지, 열 개의 왕조에서 채시관을 두지 않았다.
郊廟登歌贊君美, 樂府艷詞悅君意.
하늘과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에서 부르는 노래는 임금을 찬미하고, 악부의 요염한 노랫말은 임금의 뜻에 맞추기만 좋아하여
若求興諭規刺言, 萬句千章無一字.
비유와 풍자로 깨우치는 말을 구하려고 하면, 만 구절 천 문장에서 한 글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不是章句無規刺, 漸及朝廷絕諷議.
문장과 구절에 권유나 풍자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조정에서 점차로 풍간을 논하는 일이 사라지고 말았으니
諍臣杜口為冗員, 諫鼓高懸作虛器.
간쟁하는 신하는 입을 다물어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고, 간언하기 위해 매달아둔 북은 쓸데없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一人負扆常端默, 百辟入門兩自媚.
병풍을 등지고 않은 임금님은 언제나 말씀이 없으시고, 백관들은 궁에 들어와 아첨하기만 일삼으며
夕郎所賀皆德音, 春官每奏唯祥瑞.
시랑이 하는 경하의 말도 듣기 좋은 말뿐이고, 예부의 춘관들이 연주하는 음악도 상서로운 곡뿐이다.
君之堂兮千里遠, 君之門兮九重閉.
임금님 계신 곳은 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임금님 계신 궁궐 문은 아홉 겹으로 닫혀 있으며
君耳唯聞堂上言, 君眼不見門前事.
임금님 귀는 당상관의 말을 들을 뿐이고, 임금님 눈은 대궐 문 앞에서 벌어지는 일도 보지 못한다.
貪吏害民無所忌, 奸臣蔽君無所畏.
탐관오리는 백성들을 괴롭히면서도 거리낌이 없고, 간신들은 임금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도 무서움이 없으니
君不見厲王胡亥之末年, 群臣有利君無利.
임금님께서는 보지도 못하셨습니까, 주나라 여왕과 진나라 호해의 마지막이 어떠했는지를, 신하들에게 이로우면 임금에게는 이로움이 없으니
君兮君兮愿听此, 欲開壅蔽達人情, 先向歌詩求諷刺.
임금이시여, 임금이시여, 이 사람 말을 좀 들으십시오. 눈과 귀를 가린 것을 걷어내고 사람들 마음을 알고 싶으시거든, 먼저 사람들의 노래와 시에 들어 있는 풍자를 찾아보십시오.
간신폐군(奸臣蔽君)
간사한 신하들이 임금을 가리고 무도한 짓을 한다.
君耳唯聞堂上言, 君眼不見門前事.
임금의 귀는 오직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의 말만 듣고, 임금의 눈은 문 앞의 일은 보지 못 하누나.
貪吏害民無所忌, 奸臣蔽君無所畏.
탐학한 관리들이 거리낌 없이 백성을 해치고, 간신들이 임금을 가리고는 두려워하는 바가 없구나.
君不見王胡亥之末年, 群臣有利君無利.
그대 보지 못 했소? 여왕과 호해의 말년을, 여러 신하들은 유리했지만 임금은 유리한 게 없었다네.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채시관(采詩官)'이라는 시의 일부다. 백거이는 유명한 '비파행(琵琶行)'과 '장한가(長恨歌)'를 지은 시인인데, 흔히 그 자(字)를 써서 백락천(白樂天)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문장은 시대를 위해서 지어야 하고, 시가는 어떤 일을 위해서 지어야 한다(文章合爲時而著, 歌詩合爲事而作)"라는 생각을 가져 당시의 정치와 시사를 풍자(諷刺)하는 시를 많이 지었다. 요즘 말로 하면, 현실참여시, 사회시를 많이 지은 것이다. 그 목적은 문학을 통해서 정치와 사회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었다.
3000년 전 주(周)나라 때는 채시관(採詩官)이라는 관직을 두었는데, 그들은 각 지역을 다니면서 시를 채집하여 중앙정부에 보고하였다.
옛날 시는 곧 백성들의 민요이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서 그 속에 들어 있는 정치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 여론 불평불만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임금 곁에 강직한 신하가 있어 임금의 잘못을 바로 잡으라고 간관(諫官)이 있었고, 또 각 지역 백성들의 여론을 바로 듣기 위해서 채시관이 있었다. 채시관은 오늘날로 치면, 시인, 문학가, 언론인 등의 역할을 했다.
주(周)나라의 여왕(王)은, 측근 아첨꾼들의 말만 듣고, 백성들에게 계속 세금을 과도하게 거두고 형벌을 잔인하게 하다가, 결국 백성들의 반란으로 왕위에서 쫓겨났다. 14년 동안 숨어 다니다가 객사하였다. 측근의 간신들은 계속 잘 다스려진다고 여와을 속였다.
진시황(秦始皇) 아들 호해(胡亥)가 황제 자리에 올랐을 때는,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을 위시한 반란군들이 거의 진나라 서울까지 압박해 왔다. 그런데도 간신 조고(趙高)와 이사(李斯) 등은 별 일 아니라고 보고 했다. 얼마 뒤 나라가 망했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으니, 전문가들을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 자리에 두고 보좌를 받는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바른 말을 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바보가 되고, 나라는 망하거나 약해진다.
며칠 전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 안보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국회에서 답변을 했다. 우리 경제가 계속 침체되는데도, 경제장관들은 괜찮다고 한다. 과연 괜찮을까?
일시적으로 임금의 비위를 거슬려도 임금에게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충신이다. 듣기 좋은 말로 일시적으로 임금을 속이면 간신이 되고, 결국은 나라를 파멸의 길로 몰고 간다.
간신폐군(奸臣蔽君) 구맹주산(狗猛酒酸)
매화가 지고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복사꽃도 곧 덩달아 피기 시작한다. 주역에서는 ‘끼’를 복사꽃, 즉 도화(桃花)라 했다. 화사한 봄햇살에 흐드러지게 핀 복사꽃을 보면 누군들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있으며, 어느 시인이 그 화사함을 노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선 후기의 문신 백경현(白景炫)은 "장송이 푸른 곁에 도화는 붉어있다/ 도화야 자랑마라 너는 일시 춘색이라/ 아마도 사철 춘색은 솔뿐인가 하노라"라는 시조에서 사계절 늘푸른 소나무와 같은 충신을 칭송하면서, 일시적으로 붉은 빛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복사꽃을 간신배로 비유했다.
간신(奸臣) 또는 간신(姦臣)이란 한마디로 '간사한 신하'라는 뜻이다. 간사한 신하란 그 마음가짐이 신하로서 갖춰야할 바른 마음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온갖 수단을 써서 군주나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해롭게 하는 자라 할 수 있다.
君耳唯聞堂上言(군이유문당상언)
君眼不見門前事(군안불견문전사)
貪吏害民無所忌(탐리해민무소기)
奸臣蔽君無所畏(간신폐군무소위)
당나라의 백거이는 채시관(采詩官)이란 시에서 이렇게 당시의 세태를 질타했다. "임금의 귀는 오직 자기곁에 있는 사람의 말만 들을 뿐/ 임금의 눈은 문앞의 일은 보지 못하네/ 탐관오리들은 백성을 거리낌없이 해치고/ 간신들은 임금을 가리고도 두려움이 없다네"라는 뜻이다.
채시관이란 주나라때 각지역을 돌아다니며 백성들의 노래를 채집해 조정에 보고하는 관직이다. 백성들의 노래인 민요를 통해 당시 정치에 대한 여론을 듣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전해진 것이 바로 시경의 국풍이다. 임금의 잘못을 바로 잡으라고 강직한 간관(諫官)이 있었고, 또 각지역 백성들의 여론을 바로 듣기위해 채시관을 두었던 것이다. 백거이의 시에서 '간신이 임금의 이목을 가린다'는 뜻의 '간신폐군(奸臣蔽君)'이란 성어가 유래했다.
춘주시대 송나라에 술빚는 솜씨가 뛰어난 장씨라는 사람이 주막을 차려 술을 팔았다. 그는 손님들에게 친절했고 양심적으로 가게를 운영했다. 그런데도 만들어 놓은 술이 팔리지 않아 시어버리는 바람에 버리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답답한 마음에 마을의 현자에게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그 이유를 물었다.
현자는 이야기를 듣고나더니 느닷없이 마당의 개가 사납지 않느냐고 물었다. 장씨가 술장사와 개가 무슨 상관이냐며 되묻자 현자는 "자네집의 개가 너무 사나워서 손님이 술을 사러오려 해도 개가 갑자기 손님에게 짖어대니 이것이 바로 술이 시도록 팔리지 않는 이유일세(公之狗甚猛 而人有持器而欲往者 狗輒迎而吠之 是以酒酸不售也 공지구심맹 이인유지기이욕왕자 구첩영이폐지 시이주산불수야)"라고 답한다
한비자의 외저설우(外儲說右)편, 안자춘추 문상(問上)편 등에 전해지는 고사로 여기서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라는 성어가 유래했다. 속뜻은 '간신이 득세하면 재능있는 신하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구악주산(狗惡酒酸)'이라고도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들은 누가 충신이고 누가 간신인지 파악하려고 늘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군주자신도 준비가 돼있어야 훌륭한 신하를 만날 수있다. 충신과 간신을 구별하는 문제는 인류역사상 지도자들의 오랜 숙제였다.
이를 비록 2분법일지언정 명쾌하게 해결해준 인물이 바로 전한 말기의 유향(劉向)이다. 그는 '설원(說苑)' 제2권인 '산술(臣術)'에서 육정육사(六正六邪)로 충신과 간신을 각각 여섯부류로 나누었다.
육정신(六正臣)은 성신(聖臣; 그야말로 성인에 버금가는 신하, 양신(良臣; 어진 신하), 충신(忠臣), 지신(智臣; 지혜로운 신하), 정신(貞臣; 곧은 신하, 뇌물을 받지않고 검소한 신하), 직신(直臣 곧은 신하, 군주 면전에서 과실을 말할 수있는 신하)이다.
육사신(六邪臣)은 구신(具臣; 具는 시체를 세는 단위. 아무 구실도 못하고 단지 숫자만 채우는 신하), 유신(諛臣; 군주에게 아첨만 하는 신하), 간신(奸臣; 간사한 신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공명정대함을 저버리는 신하), 참신(讒臣; 남을 짓밟고 올라가기 위해 군주에게 거짓을 고하는 신하), 적신(賊臣; 개인적 이익만 추구해 반역하거나 불충한 신하), 망국신(亡國臣; 나라를 망하게 하며 적을 이롭게 하는 신하) 등이다.
유향은 육사신에서 세번째에 간신을 따로 분류하고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 여섯 부류의 사신 모두 뭉뚱거려 간신이라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간신이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사악한 눈빛과 음흉한 미소, 비열한 몸짓으로 정형화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렇다면 지도자나 주위의 인물들이 금방 눈치챌텐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간신들에게 속고 놀아나는 미련한 군주들이 숱하게 많았던게 아닌가. 진짜 간신은 충신처럼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충신과 간신은 역사가 판단한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예전과 달리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까닭에 충간(忠奸)을 판단할 수 있는 역사의 사이클도 짧아졌다. 우리는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라도 그 결과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둔한 군주, 아첨꾼 신하
고려사 간신 편의 서두다. "세상에 간신이 존재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다만 현명한 임금이 그들을 잘 살펴 적절히 부림으로써 나라를 바른길로 이끌어나갔기 때문에 그들은 제멋대로 술수를 부릴 수 없었다. 만약 임금이 한번 그 술수에 빠지면 나라를 위기에 빠트려 패망에 이르지 않은 경우가 드물다." 나라 밑동을 뒤흔드는 간사한 신하는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 밑에서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4·19와 총은 쏘라고 준 것
민주 공화국이 된 우리 현대사에도 간신이 존재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사리 판단이 어두운 아둔한 대통령 아래서 그들은 발호했다. 권력자 눈에 들기 위해 온갖 요설을 쏟아내고 주권자 국민은 그냥 졸(卒)로 치부했다. 1960년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부정선거 후 부통령 당선자 이기붕은 기자회견에서 8명이 숨진 마산 발포사건 질문을 받자 "총은 쏘라고 준 것이지 가지고 놀라고 준 것이 아니다"라고 태연스레 받아쳤다.
그는 또 마산 시민의 부정선거 항의 데모에 대해서도 "앞으로 윤리 도의보다 법이 제일이라는 걸 가르치고 싶다" "3·15선거는 공명선거랄 밖에 없다"라는 말들을 쏟아냈다. 여당 자유당은 선거기간 일어난 불상사는 승자의 아량을 베풀어 문제 삼지 않겠다고 선심 쓰듯 발표했다.
무소속 장택상 의원이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공개장을 통해 "한국 청소년들을 쏘라고 총을 준 건 아니지 않나. 대통령은 주변에 모여든 간세배(奸細輩; 간신 무리)의 감언에 속지 말고 바로 하야, 정계 은퇴해 명예를 살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선거가 비교적 공명하게 치러졌고 동일 정당에서 정 부통령이 나왔으니 나랏일도 잘돼 나갈 것이란 담화를 발표했다. 한 달 후 대통령은 혁명 물결에 떠밀려 하야 망명했고 부통령은 자식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10·26, 데모대 1~2백만 죽인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권총으로 쏴 시해했다. 7년을 이어온 유신독재와 야당 총재의 의원직 제명 등 정치 인권탄압, 물가고에 항거한 부마 민주항쟁 직후 일어난 일이다. 훗날 군사재판에서 김재규는 대통령과 경호실장 차지철을 쏜 경위의 일단을 털어놓았다. 부마항쟁 현장을 둘러보고 민심 완화책을 건의했으나 대통령은 요지부동이었다는 것.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하면 내가 직접 발포 명령을 하겠다. 대통령인 내가 명령하는데 누가 날 총살하겠느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를 부추기듯 차 실장이 "캄보디아에서는 3백만 명이나 희생시켰는데 우리가 1, 2백만 명 희생시키는 것쯤이야 뭐가 문제겠습니까"라며 캄보디아 킬링필드 비유까지 들이댔다는 것이다.
정보부장이 직접 보고 전하는 민심에도 다가갈 생각을 안 하는 대통령의 어두운 사리 판단과 자만, 거기다 머리칼이 쭈뼛 설 정도로 국민을 적대시하고 내몰아치는 최측근의 아부 아첨 모습을 보면서 그는 몸과 마음이 다 떨렸다고 진술했다.
일어나면 출근 잠들면 퇴근
백성이 진정한 나라의 주인임을 깨우쳐준 민주화 이후에도 최고 권력자를 향한 아부성 발언들은 끊이지 않았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5개월 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아침에 일어나서 주무실 때까지가 근무시간이고 어디 계시든 있는 곳이 집무실"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의원 질의에 그는 "비서실 직원들은 사무실로 출근을 하지만 대통령은 어디서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바로 출근이고 자는 것이 퇴근"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한 여당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연주 영상을 올리고 "잔잔한 호수에 비치는 달빛의 은은함이 느껴집니다. 저는 이런 달빛 소나타가 문재인 대통령의 성정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 그는 대통령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역시 문 대통령 시절 중국 국빈 방문 중 대통령이 혼자 아침을 먹은 것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한 참모가 "대통령은 혼밥을 한 게 아니라 13억 중국 국민들과 함께 조찬을 하신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항간에서 "밥값은 1인분만 내고 무려 13억 명과 식사 대화를 했으니 이 시대 최고의 경제 전략가"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어찌 됐든 사과가 진심 사과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아 실시한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는 거의 부정 일색이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다수 언론도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어찌 됐든 사과는 했지만 ‘무슨 소리인지 종잡을 수 없어’, ‘지지율 17%를 납득하게 만든 125분 회견’이었고 결국 허무하고 허탈했다는 감상이 제목으로 뽑혀 나왔다. 이런 회견을 해놓고도 과연 임기를 완주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부호 또한 적지 않게 달렸다.
특히 명태균 씨와의 통화 육성이 공개돼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과 국정농단이 사실로 굳어진 듯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내놓은 해명 설명을 진심 어린 사과로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국민의 힘이 내놓은 평가는 완전히 달랐다. 대통령실은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담아 하고 싶은 말씀을 다 했다.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해 상당 부분 해소됐다"라며 "답변이 매우 안정적이고 좋았다"고 자화자찬했다. 국민의 힘 역시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라는 공식 성명을 냈고 한 의원은 "나는 정말 상당히 감동을 받았다"라며 대통령을 둘러싼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져도 "유럽에 지지율 20% 넘는 정상이 많지 않다"라고 답변하는 비서실장과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는 건 부질없는 짓"이라는 정치학자 출신 여당 의원. 국회 개원식은 물론 시정연설도 거부한 대통령을 "대인이시며 제일 개혁적인 대통령인데 국회가 진정한 존경을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하는 총리.
대통령이 대학입시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연구한 해박한 전문가여서 우리도 많이 배운다는 부총리와 대통령처럼 AI에 대한 이해 인식이 뛰어난 분이 없다는 장관. 또 대통령이야말로 아내를 철저히 보호하는 상남자라고 한껏 올려세우는 사람 등등. 그런 참모와 측근에 둘러싸여 있는 걸 부끄럽게 생각할 줄만 안다면 윤 대통령 개혁은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 奸(간사할 간)은 형성문자로 姧(간), 姦(간)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女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干(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奸(간)은 (1)거짓 정성(精誠)스러움 (2)간사(奸邪)함 등의 뜻으로 ①간사하다(奸邪--: 마음이 바르지 않다) ②간통하다(姦通--), 간음하다(姦淫--) ③간악하다(奸惡--)(=姦) ④(무례를)범하다(犯--) ⑤침범하다(侵犯--), 위반하다(違反--), 저지르다 ⑥어지럽다 ⑦요구하다(要求--)(=干)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충성 충(忠), 바를 정(正)이다. 용례로는 간악한 여자를 간부(奸婦), 간사하고 악함이나 간사하고 사특함을 간특(奸慝), 성질이 간교하고 사곡함을 간사(奸邪),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간사스럽고 꾀바름을 간곡(奸曲), 간사하고 악독함을 간악(奸惡), 간사하고 교사스러움을 간교(奸巧), 간사한 무리를 간도(奸徒), 간사한 인물을 간물(奸物), 간계를 꾸미는 간악한 백성을 간민(奸民), 간악한 마음을 간심(奸心), 간악한 도둑을 간도(奸盜), 간사하고 아첨하는 재주가 있음을 간녕(奸佞), 간사한 지혜가 있는 영웅을 간웅(奸雄), 간사한 사람을 간인(奸人), 간특하고 흉악함 또는 그러한 사람을 간흉(奸凶), 간사한 지혜를 간지(奸智), 간사하고 교활함이나 간악하고 교활함을 간활(奸猾), 간사한 꾀나 간사한 계략을 간계(奸計), 간사한 방법으로 부당한 이득을 보려는 장사나 장수를 간상(奸商), 간사한 사람들의 무리를 간당(奸黨), 간사한 관리나 공리를 간리(奸吏), 간사한 꾀를 간모(奸謀), 간악한 도둑을 간적(奸賊), 간사하고 총명함을 간힐(奸黠), 간악한 여자를 간녀(奸女), 간사한 놈이나 간사한 자를 간한(奸漢), 간사한 행동을 간행(奸行), 간교하고 남을 잘 속이는 재주가 있음을 간사(奸詐), 간악한 호소 또는 간악하게 호소함을 간소(奸訴), 간사한 소인 또는 마음이 곧지 모하고 거짓말을 함을 간세(奸細), 간사한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간재(奸才), 간사하고 독살스러움을 간독(奸毒), 간사한 행위의 실상이나 간사한 모양을 간상(奸狀), 간사한 거짓이나 간사하고 거짓이 많음을 간위(奸僞), 거짓으로 지어 내는 간악한 꾀를 간책(奸策), 간사하고 요망함 또는 그런 무리들을 간요(奸妖), 간사하고 음흉함을 간휼(奸譎), 남을 속이거나 남의 일을 그르치게 함을 농간(弄奸), 난잡한 죄상이 있나 없나를 살피어 조사함 또는 난잡한 것이 있나 없나를 알아내려고 무억을 발리거나 파헤치거나 하여 드러냄을 적간(摘奸), 권력과 세력을 가진 간신을 권간(權奸), 창고의 일을 보면서 행하는 간사한 짓을 창간(倉奸), 폭행이나 위협 등의 강제 수단을 써서 행하는 간통을 겁간(劫奸), 간특한 자를 숨겨 줌을 익간(匿奸), 간특한 짓을 함을 수간(售奸), 남의 아내를 빼앗아 간음함을 탈간(奪奸), 오래 전부터 간특한 짓을 한 사람을 숙간(宿奸), 드러나지 아니한 간악한 짓을 유간(幽奸), 간사한 꾀를 부림 또는 간사한 짓을 농간(弄奸), 간음함을 음간(淫奸), 남 몰래 간통함을 잠간(潛奸), 농간을 부림을 무간(舞奸), 변방의 간악한 사람을 번간(藩奸), 하는 짓이 은밀하고 간특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은간(隱奸), 간악한 짓을 자행함을 빙간(騁奸), 매우 간사하고 간악함을 극간(極奸), 간사한 짓을 못하게 막음을 방간(防奸), 남을 속이려고 간교한 꾀를 씀을 용간(用奸), 간악한 짓을 함 또는 그러한 짓을 작간(作奸), 중국에서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한간(漢奸), 악인을 베어 죽임을 참간(斬奸), 간사하고 악독하며 도리에 어긋남을 일컫는 말을 간악무도(奸惡無道), 간사한 신하와 불효한 자식을 일컫는 말을 간신적자(奸臣賊子), 간사한 짓을 하는 못된 사람의 무리를 일컫는 말을 간세지배(奸細之輩), 간사하고 악독한 질투를 일컫는 말을 간악질투(奸惡嫉妬), 중이 간통하여 낳은 자식을 일컫는 말을 승간소생(僧奸所生), 감옥살이를 오래 하여 간교한 꾀를 냄을 일컫는 말을 옥로생간(獄老生奸), 지혜를 써서 간사한 짓을 행함을 일컫는 말을 무지제간(舞智濟奸), 죄인이나 혐의가 있는 사람을 잡으려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수색하던 일을 일컫는 말을 가구적간(家口摘奸), 자객과 간사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몹시 독하거나 모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자객간인(刺客奸人), 정당하지 못한 일이나 숨기고 있는 일을 들추어 냄을 일컫는 말을 발간적복(發奸摘伏), 흉악한 무리들이 모략을 꾸미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낭패위간(狼狽爲奸) 등에 쓰인다.
▶️ 臣(신하 신)은 ❶상형문자로 본디 크게 눈을 뜬 모양을 형상화했다. 내려다 본 사람의 눈의 모양으로 전(轉)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 임금을 섬기는 중신(重臣), 신하(臣下)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臣자는 '신하'나 '하인', '포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臣자는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다. 臣자가 '신하'라는 뜻을 가진 것은 왕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臣자는 본래 '포로'를 뜻했던 글자였다. 고대에는 포로로 잡히거나 항복한 노예들을 왕실의 노예로 삼았다. 臣자는 그들을 일컫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왕을 섬기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면서 지금은 '신하'나 '하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臣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신하'를 뜻하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監(볼 감)자나 臥(엎드릴 와)자처럼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臣(신)은 ①신하(臣下) ②백성(百姓) ③하인(下人) ④포로(捕虜) ⑤어떤 것에 종속(從屬)됨 ⑥신하(臣下)의 자칭(自稱) ⑦자기(自己)의 겸칭(謙稱) ⑧신하(臣下)로 삼다 ⑨신하로서 직분(職分)을 다하다 ⑩신하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섬기어 벼슬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신하(臣下), 신하와 서민 또는 많은 신하를 신서(臣庶), 신하가 되어 복종함을 신복(臣服), 신하된 처지를 신분(臣分),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중직에 있는 신하를 중신(重臣), 봉토를 받은 신하 곧 제후를 봉신(封臣),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를 모신(謀臣), 문관인 신하를 문신(文臣), 무관인 신하를 무신(武臣), 남의 신하를 인신(人臣),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지위가 낮은 신하를 미신(微臣), 이름난 신하를 명신(名臣),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신(股肱之臣), 다리와 손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장지신(股掌之臣),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간사한 신하와 불효한 자식을 일컫는 말을 간신적자(奸臣賊子),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목구멍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듣기에 괴로운 직언을 하는 강직한 신하를 일컫는 말을 골경지신(骨骾之臣), 임금의 사랑을 잃게 된 외로운 신하의 원통한 눈물을 일컫는 말을 고신원루(孤臣冤淚),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풀을 베는 천한 사람이란 뜻으로 평민이 임금에 대해서 저를 낮추어 일컫던 말을 자초지신(刺草之臣), 임금의 명령을 비롯한 나라의 중대한 언론을 맡았다는 뜻에서 승지를 일컫던 말을 후설지신(喉舌之臣), 벌이나 개미에게도 군신의 구별은 뚜렷이 있다는 뜻으로 상하 위계 질서를 강조할 때에 이르는 말을 봉의군신(蜂蟻君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풀떨기 같은 신하라는 뜻으로 벼슬하지 않는 백성을 이르는 말 또는 신하인 자가 스스로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초망지신(草莽之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임금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도와 생사고락을 함께함을 이르는 말을 주욕신사(主辱臣死) 등에 쓰인다.
▶️ 蔽(덮을 폐, 닦을 별)는 ❶형성문자로 弊(폐)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덮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敝(폐)로 이루어졌다. 덮다, 가리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蔽자는 '덮다'나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蔽자는 艹(풀 초)자와 敝(해질 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敝자는 천 쪼가리를 몽둥이도 두드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해지다'나 '가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蔽자에서 말하는 '덮다'나 '가리다'라는 것은 사물을 무언가로 덮어 보이지 않도록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蔽자에 쓰인 艹자는 짚을 엮어 만든 덮개를 의미하고 敝자는 ‘가리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蔽(폐)는 (1)폐단(弊端) (2)남에게 끼치거나 받거나 하는 귀찮은 신세나 괴로움 (3)자기 것의 위에 붙이어 겸손한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덮다 ②가리다 ③총괄(總括)하다 ④개괄(槪括)하다(줄거리를 대강 추려내다) ⑤판단(判斷)하다 ⑥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⑦해지다 ⑧발 ⑨울타리 ⑩결점(缺點) ⑪무성(茂盛)한 모양 ⑫주사위(놀이 도구의 하나) 그리고 ⓐ닦다(별) ⓑ흔들다(별) ⓒ치다(별) ⓓ때리다(별) ⓔ휘두르다(별) ⓕ삐치다(별) ⓖ삐침(한자의 필획)(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덮을 멱(冪)이다. 용례로는 들을 뒤덮음을 폐야(蔽野), 조복이나 제복을 입을 때에 앞에 늘여 무릎을 가리는 헝겊을 폐슬(蔽膝), 하늘을 가림을 폐공(蔽空), 눈이 가림을 폐목(蔽目), 몸을 가림을 폐신(蔽身), 자취를 감춤을 폐용(蔽容), 감싸서 보호함을 폐호(蔽護), 가로 막음을 폐차(蔽遮), 가리어 숨김이나 덮어 감춤을 은폐(隱蔽), 보이지 않도록 가려서 숨김을 엄폐(掩蔽), 보이지 않게 덮어서 숨김을 음폐(陰蔽), 가려 막아 덮음으로 외부로 부터 전기적 및 자기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을 차폐(遮蔽), 덮어 감춤을 몽폐(蒙蔽), 막아서 가림을 장폐(障蔽), 한쪽을 덮어 가림을 편폐(偏蔽), 막아 가린다는 뜻으로 적의 공격을 방어함을 이르는 말을 한폐(捍蔽), 사실을 속이어 숨김을 만폐(瞞蔽), 사리에 어둡고 답답함을 미폐(迷蔽), 보이지 않도록 가림을 옹폐(擁蔽), 새가 날개로 새끼를 품듯이 감싸는 일을 익폐(翼蔽), 초목 따위가 무성하여 햇빛을 가리오 보이지 않음을 휴폐(虧蔽),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설폐구(金舌蔽口), 구름을 침범하고 해를 덮는다는 뜻으로 큰 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것을 비유하는 말을 간운폐일(干雲蔽日), 집이 허술하여 바람과 비를 가리지 못한다는 말을 불폐풍우(不蔽風雨) 등에 쓰인다.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