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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이너뷰] 감독, 심형래를 만나다. 2005.3.21.월요일 한 때 그는, 그 자신이 용가리였다.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한다'는 일갈을 뿜어대며 IMF로 좌절해 있던 대한한국을 일으켜 세울 용가리 통뼈. 대한민국은 그를 찬양했다. 그러다 정작 <용가리>가 개봉하자 그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하더니 급기야 어디서도 소식을 들을 수 없어져버린 지 꽤 된다. 그를 만나기로 한 건 그러나 사살은 그 동안이 궁금해서가 아니었다. 앞으로가 궁금해서였다. <디워>라는 영화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왔으나 올해 드디어 개봉한다는 데도 도대체 어디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또 다시 괴수 영화라니. 미친 건가. 위대한 건가. 그를 만나보자.
심: 오늘 스파이더맨 제작한 친구가 왔었어요, 미국에서.. 심: 그 사람은 한.. 사 천 몇 편을 제작한 친구고, 미국친구인데.. 그러니까.. 지금 이제 서서히 미국에서 소문이 나가지구, 우리한테 프러포즈한 메이저에서 보자고.. 그런 걸 보고 내가 느낀 게, 옛날에는 유니버샬에서 이사 하나 만나는데도 밖에서 40분 동안 기다렸는데, 5분 만나려고.. 지금은 거꾸로 한국까지도 찾아오고.. 메이저 4군데에서 지금 들어왔는데.. 배급은 뭐 전혀 문제 없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참 그 동안.. 매스컴 플레이라고 그래야 되나? 없었던 것도 과장해서 막 하구 그러는데 앞으로는 그런 게 많이 줄어야 할 거예요. 내가 요번에 놀란 게, 이번에 영화 만들 때, 미국 스텝들이 256명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을 가 본 친구들이 한 명도 없었어요. 처음에 내가 그거에 놀랐고, 한국을 아는 친구들도 별로 없더라구요.
총: 그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기로 하구요. 이 인터뷰의 특징부터 말씀 드리면 사건 하나가 아니라 그 사람 전체를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심: 내 어렸을 때는, 그때는 이제 동시상영을 많이 했고. 제가 영등포에서 태어났거든요? 심: 영등포 문래동에서요. 영등포 초등학교를 거쳐서.. 남도극장이라고 있었어요. 영등포에 보면 군인들이 보는 극장, 화랑극장이라고
있었다구요. 거기서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봤고.. 심: 예. 그담에 <용가리>를 보고, <빨간 마후라>를 보고. 이런 영화를 보면서 제가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았죠. 어린 나이에.. 총: 영화를 보면서 내가 크면 영화감독이 되겠다, 이런 생각 하셨어요, 혹시? 총: 숨어들어가는 거요? 흐허허 심: 예, 몰래. 그러다가 걸리기도 해서 벌도 많이 서고. 또 그때는 혼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어린이들은 이제 혼자
들어가면 옆에 꼽사리 껴서 같이 들어가고 하던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게 해가지구 영화란 영화는... 심: 예. 그때는 규제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보는 거라든가 어른들이 보는 거.. 심: 예. 그런 것들이 별로 없었고. 그러니까 옛날에 그.. <사기왕 미스타허> 허장강씨가 나오는 영화도 보고, 고담에 이제 <별난 여자>, 뭐 <아빠 안녕>.. 하여간 그런 영화 쭉 보다가 쇼크를 받은 게 <용가리>란 영화인데, 그게 67년도니까 제가 열 살 때죠. 총: 일본영화였나요?
심: 근데 그 <용가리> 스텝들이 전부 일본 <고지라> 만들었던 스텝들이었죠. 심: 거기에 보면, 용가리 제작 과정 같은 거도 보고. 저는 이제 그걸 수십 번 봤죠. 그리고 <빨간 마후라>. 그때 신영균씨가 그냥 세이버 F86 타고 다리에 추락하는 장면 같은 거. 신상옥 감독님이 제작한 건데.. 그 영화 같은 것을 보고 또 자극을 맞고. 아, 나의 길은 이제 영화배우다. 감독이고 뭐고 떠나가지고... 총: 영화를 특별히 좋아했다는 거 말고 또 동네에서 유명했다던가? 총: 플라스틱 칼.. 심: 담배 은박지 있잖아요. 그걸 싸악 씌우니까, 산 거보다 훨씬 좋죠. 그리고 다 이기구.
심 : 그리고 제가 어릴 때 발명 같은 걸 좋아했어요, 발명. 총: 보온장갑? 심: (웃음) 코일을 싸악 거기다 스카치테이프 붙여 가지구.. 실험할 사람이 있어야지요. 그래 우리 아버님 신문 보고 계시는데, 당신 장갑을 드리며 아버님 그 장갑 그거 끼우시라고. (부친께서)왜 그러냐구 자꾸.. 근데 또 막내아들이 끼우라니까, 귀찮으니까, "알았어"... 끼우고 "뭐, 이게 뭐냐?" 그러시고 신문 보시는데, 소케트 꽂았더니 그게 터지더라구. 총: (박장대소) 총: 형제분들은 어떻게 되시죠? 총: 막내.. 총: 연예 비즈니스계에 계시는 분들은 더 안 계시구요? 총: 중고등학교 시절에 특별한 것은 없었나요? 심: 예. 그때는 벤쳐스.. 뭐 기타맨이라던가 아님 샹하이 트위스트라던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유행했었다구요. 따다다당 따다다당 당 당 뭐
그런 거. 그런 음악 듣고 또 굉장히 좋아 가지구.. 기타 시작한 건 국민학교 4학년 때부터였죠. 심: 뭐 지금도 조금.. 학교 다닐 때 제가 리드 기타도 하고. MBC 대학가요제 1회 때 나갔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웃음) 총: 뭘 전공하셨습니까? 총: 배우가 아니라 개그맨으로 딱.. 심: 예. 친구들하고 보고 있는데, 이주일 선배님 나오면 막 자지러지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저걸 이길 수 있겠다, 제가...
심: 그래서 이제 개그맨을... 그때 개그맨 인기 있는 친구들이 많았었죠. 그런데 제가 도전을 해가지구 한번 해봐야겠다... 그때는 대상 상금이 백 오십 만원이었어요. 그런데 우리 친구들이 초봉 받을 때는 28만원 받았었다구요. 총: 개그맨 콘테스트 같은 게 있었나요? 심: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이 이경래... 뭐.. 지금 다 그만 둬 가지구. 심: 아 그게 정식 공채죠. 심: 제가 1기죠. 심: 아니, 개그맨이라고 있긴 있었죠. 전유성 선배님이 시초죠. 고영수씨 전 임성훈 선배님이라든가 전유성 선배님 이런 분들이 개그맨 창시자였고. 그런데 공채로 뽑은 것은 KBS가 처음이죠. 그때는 TBC 시절이니까 라디오에서 나오긴 많이 나왔죠. 김형곤, 이성미 이런 사람들이 라디오에서 데뷔를 해 가지고... 방송국에서는 KBS가 대학개그제로.. 총: 개그맨이라고 정식으로 뽑은 건 그때가 처음이죠? 총: 그렇군요. 그래서 개그맨으로 사실은 굉장히 인기를 누리셨잖아요? 총: 영구... 심: 제가 그때 당시에 인기 있을 때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뽑은 우상 중에서 제가 3위를 한 적이 있었는데.. 1위가 세종대왕, 2위가 이순신 장군, 3위가 심형래, 4위가 에디슨, 5위가 퀴리부인.. 살아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죠. (웃음) 총: 하하 기억 납니다, 저도. 심: 예. 그 정도였는데... 근데 제가 일본이나 외국을 다니면서 느낀 게 많아요. 정말 우물 안 개구리구나, 이게.. 그런 걸 느꼈죠. 심: TV로... 인기가 있는데... 공중파로 쏘면 그걸로 끝이고. 아이디어는 막 죽어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걸로 끝이고, 쏴버리면 끝이고.. 그러니까 너무 1회성이 강하고. 그런데 비해 외국의 밥 호프라든가 찰리 채플린. 그 사람은 죽어서도 지금까지도 그 필름이 세계적으로 코메디의... 그러면서 그런 쪽으로 제가 많은... 아무리 한국에서 인기가 있더라도 1시간 반 비행기 타고 일본만 가 봐도 나의 존재가치가 아무 것도 아니더라는 거죠. 그런 거에 비해서 외국의 배우들이라든가 코미디언들은 뭐 세계적으로... 그런 걸 보고, 아, 한국에서 암만 인기 있어봐야 소용이 없구나...
총: 욕심.. 심: 그렇죠. 아니 야망이라기 보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되나.. 암만 국내에서 우상이고 인기 있으면 뭐 하나... 그래서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영화더라구요. 총: 그게 몇 년도죠? 영화를 처음.. 심: 예, 그렇죠. 제가 인기가 있으니까 출연만 한 건데, 출연하다 보니까, <품바>, <작년에 왔던 각설이>, <여로>, <심형래 탐정 큐> 뭐, 이런 영화를 쭈욱 찍으면서 많이 느꼈어요.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왜냐면 그동안 제가 방송국이란 시스템에서만 일을 하다가 영화는 더 크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밖에 나가보니까 카메라 한 대하고 조명하고, 길거리에서 영구 분장 하고 뛰어다니면 그게 영화더라구요. 근데 이건 아닌데... 제가 TV에서 볼 때, 미국에서 영화 만드는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은 미국 내가 아니고 세계를 마켓으로 하는데 우리는... 방송국에서 출연료 받는 거나 똑같이 출연료 받고 그냥 여기 나오고 저기 나오고 이러면서 세월을 보내는 거죠. 기왕 이렇게 시간을 보낼 바에는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걸 한 번 해봐야겠다... 그러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제 혼자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만한 조건이 나라에 갖춰져야 그게 가능하더라구요. 그 당시 마케팅 하는 사람도 없고, 암만 영화를 만들어도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길도 없고... 총: 처음으로 직접 만드신 영화가... 심: 그렇죠. 제가 직접 제작한 거는 그거고. 총: <우뢰메>와 <영구와 땡칠이>의 경우, 제가 기억하기로는 극장 개봉을 안 하고 시민회관이나 그런데서 개봉을 해서.. 총: 그래서 100만이 넘었다...
심: 그러니까 예를 들면, 지금 대학생이라든가 군대 간 친구들이라든가... 제 영화를 안 본 친구들이 없죠. 그게 다 관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그 세대 전체가 다.. <영구와 땡칠이>, 뭐 <우뢰메> 안 보고 자란 아이들이 없죠. 총: 그때 그 영화들은 직접 제작, 감독은 하신 건 아니고 주연만 하신 건가요? 총: 감독은 따로 있었나요?
심: 하지만 거기에 나오는 것들은 남기남 감독님하고 저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짰죠. 펭귄 권법 같은 거.. 고런 거는 필름으로 처음
이제... 공중에 떠서 들어가고 하면서 드라큘라와 싸우는 씬 같은 거라든가... 심: 그때 와이어 액션도 많이 했죠. <영구와 땡칠이> 같은 영화는 관객하고 대화하는 영화루다가... 누가 그러는데 기네스북에 올랐다나? 제일 처음 영화 시작할 때, "여러분 다같이 영구를 한번 불러봅시다, 하나 둘 셋 하면, 아이들이 "영구야~~", 그러면 성우가 "소리가 작아요, 다시 한번 불러봅시다, 하나 둘 셋" 그러면 막 극장이 떠내려가잖아요, "영구야~~~" 그러면 제가 이제 "영구 업따" 하고 시작하는 건데.. (웃음) 그걸 한 번 부르려고 난리가 났었죠. 줄이 거의.. 진짜 한 몇 백 명씩 섰었죠. 총: 아이디어 좋네요. 누가 냈던 아이디어였나요? 총: 영화 보다가.. (폭소) 심: (웃음)어릴 때니까 거기에 몰입해갖구, 나쁜 놈인데 안 죽는 거야. 그래갖구 고때 나올 때 얼굴 쪽을 향해 쐈는데, 스크린에 구멍 나 가지구..(웃음) 그래서 난리가 났었잖아.. 총: (웃음) 그게 언제 적 일입니까? 심: 그쵸. 영화란 걸 모르고 착각을 하는 거죠. 심: 예.. 또 내 친구 하나는.. 그때 어릴 때는 성인용도 막 봤으니까... 그때 여배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베드씬을 하려고 하는 찰나에 기차가 지나가니까.. 그 놈은 맨날 그 장면을 보는 거야.. 그래서 너 왜 자꾸 본 거 보니 하니까, "언젠간 저 기차 고장 나겠지.." 총: 으허허허 기차 고장나서 그 장면 가리지 않을 때까지 계속 보러 갔군요.(웃음) 총: 그럼 직접 <쭈쭈>하고 <티라노의 발톱>을 제작하시게 된 게 몇 년도입니까? 심: 그때는 뭣도 모르고 왜 우리나라 영화가 수출이 안 되나... 그래갖구 <티라노의 발톱>을 보면 대사가 하나도 없어요. 원시인이니까 대사 안 넣어도 되잖아요. 그래서 대사 하나도 안 넣구 거의 그냥 행동으로만 만들었는데, 결국 수출이 안됐죠. 왜냐면 이제 기준점도 안 맞고, 수출하려면 굉장히 많은 게 필요해요. 스물 네 가지 정도를 만들어야 되는데... 대본도 네 개가 있어야 되고, 칼라 코렉션이라든가 프린트라든가 이런 것들을 다 맞춰줘야 되니까.. 그런 것 자체를 우리가 몰라 가지고 준비를 못했죠. 총: 92년에 처음 <영구와 공룡 쭈쭈> 라는... 심: 그렇죠. 어린이 영화죠. 뭐냐면 이제, 영구가 술래잡기를 하다가 동굴 속에 숨었는데, 못 찾게 동굴 깊이... 그거 누가 찾겠어요. 그런데 동굴에서 갑자기 지진이 나면서 알이 하나 굴러 떨어지는 거죠, 알. 그 알에서 새끼 공룡이 나온 거죠. 그걸 보고 놀래 갖구.. 학교에 가서 벌서다가.. 그 공룡이 이제 영구네 집으로 오는 거죠, 어느 날. 갈 데가 없으니까. 총: 으허허허.. 갈 데가 없으니까.. 으하하 심: 그 공룡을 제작하는데.. 아주 죽을 고생 했어요. 그... 공룡 제작하는 데가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에... 심: 그래서 소품 하는 아저씨한테, 제가 이런 영화를 만드는데 공룡 만들 수 있냐니까, 자기는 공룡 본 적도 없는데... 꼬리는 어떻게 이제 만들면 만들겠대, 꼬리. 화면 바깥에 공룡이 있다고 생각하고 꼬리만 잡고 있으면 안 되냐고.. 그래서 그게 무슨 공룡 영화냐고 그래갖고.. 제가 일본을 갔어요. 일본에는 그런 거 만들어주는 데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총: 괴수영화 본산이니.. 심: 예. 고지라 만들었던 오야타 프러덕션이라던가, 도에이, 가가, 도호, 닌텐도.. 하여간 그런 거 제작하는 뭐.. 파워레인저 만들었던 그 싸바이라던가 뭐 이런 회사들이 무지무지 많아요, 일본에는. 근데 제가 공룡 만드는 데를 갔어요. 동경에서 한 세 시간 정도 차타고 갔는데, 쪼그만 창고더라구요. 거기서 뭐 고지라 그걸 만들더라구요. 고무 발포시켜서 만드는데, 그거 보니까 참 한심하더라구요. 총: 별거 아니다... 심: 네, 2억 정도 되죠. 근데 이걸 하나 못 만들어가지고... 겉에만 보고 이제 간 거죠. 가서 이제 제가... 미대 나온 애들 뽑고.. 공룡 조각은 잘 됐는데, 피부는 뭘로 됐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고무로 해야 되겠다 했는데, 고무 종류가 난 또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웃음) 라텍스부터.. 하여간 콘돔 만드는 고무부터 실리콘부터.. 무지무지 많은 거에요. 그래서 아, 실리콘으로 피부를 만들어보면 되겠다... 근데 그때 4미터가 넘는 공룡인데... 실리콘으로 피부를 씌워놓으니까, 조각은 몰라도 고무니까 다 쓰러지잖아요. 그 안에 철심을 대고. 또 움직여야 하니까 그 안에 또 우리 애들을 집어넣은 거 아니에요. 그 안에 들어갔던 애들은 이제 영화계를 떠났는데... 총: 우하하하 (박장대소) 심: 자기가 영화 하러 왔지.. 공룡 속에 들어가서... 머리를 받쳐야 하니까.. 뒤에는 이제 자기가 들고, 꼬리는 막대기 이렇게
흔들어야 되고. 걸어야 되는데 이 발이 또 안 맞는 거야. 발이 안 맞으면 또 다시 빽 해가지구... 그거 하고 고만뒀어요. 심: 그리고 <영구와 공룡 쭈쭈>에서 보면 입에서 불이 파악 나가야 되는데, 불 나면.. 들어가 있는 사람 머리 위에 공룡 머리가 있는 거죠? 그런데 잘못하면 머리털 다 타죠. 그러니까 불로는 못하고, 불 끄는 CO2 있죠? CO2 연기 확 나가는 거. 그거를 공룡머리에... 내가 입으로 '익' 하면, 입에 무는 파이프를 하나 대갖고, 이렇게 하면 입이 열리는 거예요. 열리면 그때 바깥에서 호스를 길게 해서 CO2 팍 쏴주면, 입을 이렇게 하면 CO2가 촥 나가는 건데... 멀리서 이제 카메라로 찍고 촥촥 걸어와 가지고 미니어쳐 탁 밟아야 하는데, 거기에 걸려서 자빠지지를 않나.. 총: 으허허.. 공룡이 걸려 자빠진다.. 심: 예, 공룡이...(웃음) 그럼 또 다시 올라가서 그거 또 일으켜 세우느라고. 세워가지고 쭈욱 오는데, 레디 액션 하면 촥 하고 입 벌리고 CO2가 촥 나오는데... 레디 액션, CO2 탁 나오더니 갑자기 발버둥을 치더라고 막... 그 쏘는 호스가 안으로 들어간 거야.. 총: 으하하하 총: 아, 그때가 <쥬라기 공원> 나올 때였군요? 심: 옆의 극장하고 같이 개봉했는데, <쥬라기 공원>은 뭐 암표까지 사 갖고 막 줄을 서고 그러는데... 그때 우리가 만들었던 공룡은 또 이제 탈을 만들어가지고 극장 앞에 세워놨었다구요. 누가 그러는데, 비가 온대. 공룡 혼자 비 맞고 서 있는데, 사람은 하나도 없고.. 총: 허허허
총: 그때 쭈쭈를 직접 제작하셨으면 제작비를 거의 다 까먹었겠습니다. 심: 뭐 다는 아니지만... 제가 돈을 굉장히 많이 벌었어요 개그맨 하면서. CF도 많이 찍고 영화도 많이 찍고 해갖구. 연예인 소득 랭킹 1위를 제가 4년간 했습니다. 근데 영화를 제작 해야겠다 했을 때는 사실 그걸 전부 영화에 투자했죠. (공룡쭈쭈에) 전부 다 한 거는 아니고 그때 당시 돈 7억이면 굉장히 컸죠. 총: 7억. 쭈쭈 제작비가 7억. 총: 당시 기준으로 대형 스펙타클이었네요? 심: 거의 동시에 진행했다고 보셔도 되죠. 심: <티라노의 발톱>은 한 원시인 부락이 있는데, 하나의 반항이죠, 반항. 족장이 하나 있는데 모든 걸 족장이 먹고 난 다음에, 찌끄럭지를 나머지 원시인들이 먹고. 계속 왜 힘이 세다고 해서.. 그런데 거기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하나가 족장이 먹는 다리를 훔쳐 먹다 걸려 가지구 티라노의 제물로 받쳐지는 거죠. 그걸 바라보는 원시인 하나가 - 제가 직접 나왔는데, 그것을 과감하게 깨는 거죠. 그래서 티라노가 먹으려고 하는 여자를 구해가지고 도망을 가는 거죠. 도망가다가, 고생 뭐 무지무지 하죠. 도망가다가 우리보다 더 조금 발달한, 그쪽 마을을... 제가 이제 쓰러지는데 그쪽 마을의 원시인이 구해 가지구... 그쪽 마을을 가보니까, 돌화살도 있고.. 총: 문명을 배워서.. 총: 고기를 나눠 먹는다.. 으하하하(박장대소)
심: 근데 중요한 건.. 심: 그런데 가면서 이제 공룡들을 만나야 되는데. 공룡들이.. 그때 만든 게 익룡도 만들고, 박쥐공룡도 만들고.. 많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코믹한 것도 많이 들어갔죠. 그래도 연기가 좀 되는 것들이.. 우리 개그맨 후배들이었으니까, 개그맨 후배들이 많이 고생을 했죠. 티라노에 나왔던 개그맨들이 다 스타 됐어요. 총: 그랬나요? 심: 예, 배우들은 쓰려면 비싸니까. 그래갖구 우리 후배들을 다 벗겨놓고, 정말 산 속에다, 선운사였는데, 그때가 3월 초니까 무지무지 추웠죠. 지금 이 상태에서 선운사에 벗겨놓으니까 3일 되니까 진짜 원시인 되더라구요, 애들이. 총: 으하하하하 심: 그러고 웃기는 게, 새벽 4시에, 족장이 서찬호라고 키가 2미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클 거예요. 레슬링 했던 친군데, 거인이죠
거인. 서찬호라고.. 새벽 4시에 났어요. "감독님, 제가 먼저 내려가겠습니다." 그러고 그 복장에 지팡이 들고 내려오다가 등산객들을
만났대요. 등산객 두 명 기절했답니다. 심: 산 속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니까. 심: 그렇죠. 심: 그래도 돈은 다 줬어요, 그때. 심: 그때 우리 개그맨 후배들은 진짜 원시인 같았어요. 생긴 게 다....(폭소) 이제 정상적으로 올바르게 생긴 애들도 거기 들어오면 다
상태가... 틀니를 하나씩 박았는데.. 심: 첨에는 이름을 다 적어놨거든요? (웃음) 그런데 섞어놓으니까 나중에는 (웃음) 틀니가.. 심: 틀니가 안 맞아갖구.. 그리고 온몸에 털이 나야 된다고 뽄드를 다 발라가지구.. 총: 아니 근데, 이게 자기 돈을 쏟았다면 이게 된다고 생각하고 덤비신 거잖아요, 사실은? 심: 된다고 덤비는 거 보다도, 이제 음... 열 받는 거죠. 왜 미국은 저렇게 영화가 정말 잘 나오는데, 우리는 왜 못 나올까... 심: 그때 스텝들 다 충무로 스텝들이에요. 카메라맨, 연출부 다. 제가 충무로하고 안한 적은 없죠. 그런데 충무로란 거가 어디 딱 있는 게 아니라 영화사들이 있는 거지. 충무로하고는 계속... 지금 우리 카메라 스텝들이라든가 조명 스텝들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다 충무로 스텝들이예요. 총: 제 말은 예를 들어서, 충무로 제작사하고 그 쪽 감독하고 그 쪽 배우 시스템 뭐 이런 걸 이용하실 생각을 안 하시고 왜 혼자서 다.. 심: 아아... 그런데 배우시스템을 이용할래도 일단 첫째 캐라가 좀 비싸고, 캐라 줄 돈으로 저는 공룡을 한 마리 더 만드는 쪽에 투입을 해야 되겠다 싶었고. 사실 이런 SF 영화 같은 경우에는 유명한 배우가 나올 필요는 없죠. 그리고 이제.. 어, 감독이란 거는... 충무로감독하고 첨에 같이 했죠. 그런데 저하고 마인드가 좀 안 맞으니까. 제가 보는 앵글하고 그 친구가 보는 앵글하고 많이 차이점이 나니까, 차라리 내가 직접 하자, 그렇게 된 거죠. 총: 이 영화 두 편은 상업적으로 성공 못했죠? 심: <우주괴물 불가리>, <할매캅>, <드레곤 투카>. 심: 아니죠. 그때... 계속 손해를 봤죠. 심: 그때는... 자금 정도는 제가 좀 벌어놓은 게 있어 가지구. 집도 팔고, 땅도 팔고 하면서 계속 투자를 한 거죠. 그때는 외부에서 펀딩이 없었어요. 그때는 지방 판권 배급사들이 호남 쪽은 얼마, 영남 쪽은 얼마 이렇게 모아서 영화 제작을 하던 시절이니까. 그래서 배급은 어디가 맡고 이런 시스템이었어요. 지금처럼 창투사가 투자를 한다거나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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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크헉..2부는 없나요..너무 재밌네요....흠냐..심형래씨 이번에는 대박 터뜨리시길...
심형래감독님 저랑 참 비슷한 사람같아요. 진정 진정한 킹카라고 할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