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주류가 세종시 수정을 둘러싸고 내부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세종시 수정안의 백지화를 감안한 '출구전략'의 존재 유무, 수정안의 발표 시점 등을 둘러싼 혼선과 갈등이 가속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세종시 수정에 대한 대치전선이 가열되는 와중에, 수정에 찬성했던 주류 측 내부의 엇박자까지 덧붙여지면서 여권은 그야말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장 친이계 내부에선 '출구전략'에 대한 다른 소리가 나왔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온갖 진수성찬이라 하더라도 떠서 입을 벌려서 넣어드릴 수도 없는 것"이라며 "노력을 다했는데 그래도 안 된다면 이걸 여러가지 정치역학상 표로 밀어붙일 사항은 아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수정안의 중도 포기에 대비한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정두언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 "그런 것(출구전략)이 있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잘랐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세종시는 원안대로 가면 유령도시로 가는 게 불을 보듯 뻔하다"며 세종시 원안 수정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수정안의 발표 시점을 두고도 이견이 제기됐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
정운찬 국무총리가 발표 시기를 12월 말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 간 충돌이 극대화되고 굉장히 혼란한 시기"라며 "(세종시) 대안 내용을 충실히 해서 내년 1월 초로 조정하는 게 좋겠다"고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달 내로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는 정부의 속도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 제시 시점은 '내년 1월 말까지'(11월4일 정 총리 기자회견)에서 '12월 중순'(11월8일 당정청 수뇌부 회동)으로 당겨졌다가 정 총리가 지난 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12월 말까지 기다려달라"고 다시 늦춘 바 있다. 수정안 제시 시점을 놓고도 번복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혼선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친박 측의 '원안 고수' 입장이 확고한 가운데, 지난 3일엔 이완구 충남지사까지 전격사퇴하면서 '충청 민심'이 수정안에 우호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 1인자와 2인자가 공히 세종시 수정에 대해 강도가 다른 말을 내놓고 있는 것도 세종시 수정에 대한 정부 의지를 의심케 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27일 '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사과를 통해 강하게 세종시 수정 의지를 천명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 조찬간담회에선 "모든 성의를 들여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래도 안되면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한발 물러선 듯한 언급을 했다. 취임 이후 줄기차게 세종시 수정 총대를 메온 정 총리도지난 2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거나 "(부처가) 하나도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는 말로 혼선을 부채질한 바 있다.
결국 이런 발언과 상황들을 종합하면 세종시 수정에 대한 회의론이 여당 주류에서 커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여권 핵심부가 이미 세종시 수정 계획의 무산을 감안, 퇴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결과적으론 정부가 충분한 준비와 검토 없이 '불쑥' 세종시 수정계획을 밝히고 밀어붙였을 때부터 이런 혼선은 예견돼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등 여권 수뇌부의 섣부른 세종시 수정론이 국민적 갈등만 조장한 '무책임한 제안'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첫댓글 대안없는 발표는 다그런거여....우와좌왕......
운찬 이 팽 당하겟내~~~~
현재는 원안고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대안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여론도 많으니 시간을 최대한으로 벌여는 속셈이 아닐까요
현재는 원안고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대안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여론도 많으니 시간을 최대한으로 벌여는 속셈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