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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한복을 입고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사람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1층으로 내려가보니
리무진 한 대가 멈춰섰고, 뒷자석의 문이 열리자 턱시도를 입은 한결이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곧 순백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면사포로 붉은 얼굴을 감추며 부케를 들고, 남은 한 손으론 한결의 손을 잡으며 차에서 내렸다.
" 보고 또 봐도 예쁘네. "
" 정말? "
면사포 사이로 신부인 신애가 눈을 반짝이며 한결이를 쳐다보았다.
" 응, 정말 예쁘다. "
두 사람이 애정씬을 펼치고 있을 때 정장을 차려입은 주원이 급히 회전문을 밀며 나타났다.
" 첫날밤에 나눌 얘기가 더 많을테니까 올라가지? "
주원의 말에 신애가 얼굴을 붉히며 얼른 회전문을 향해 이동했고, 한결이 그 모습에 웃으며 신부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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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들이 드나드는 입구에 선 한결은 긴장이 되는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주원은 피식거렸다. 조금 더 시선을 돌리고 향하자 신부가 대기하고 있는 방에 도착해있었다. 하얀 드레스가
구겨지지 않게 잘 펼치고 앉은 신애가 연신 숨을 내쉬며 한결과 같이 떨려하고 있었다.
대기실의 문이 열리며 낯익은 여자가 들어왔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한 손에 남자 아이를 잡고 들어서는 설희가
보였다. 신애는 그제야 웃어보이며 대기실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입을 떼었다.
" 형님. "
" 밥도 못 먹고, 배고프지? "
" 그것보다 떨려서요. 식장에 들어갈 일을 생각하니까……. "
설희는 아이를 한쪽 의자에 앉혀두고 신애에게 다가갔다.
" 갈 때는 아버지 손잡고, 도착해서는 도련님 손만 잡으면 되니까 걱정하지마. "
" 후, 네. "
" 근데 정말 예쁘네. "
그 말에 신애가 말없이 베시시 밝게 웃어보였다. 설희는 구겨진 면사포를 잘 펴주며 신애의 곁을 지켜주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던 설희와 주원이 사이에서 태어난 수민이가 고사리 손으로 꾸물거리며 의자에서 내려와 신애의 앞
으로 걸어가 드레스 자락을 만졌다.
" 우리 수민이도 왔네? 며칠 사이에 더 컸네? "
신애가 부케를 옆에 내려 놓으며 수민이의 볼을 만졌다.
" 참, 수민이 손수건. "
" 다녀오세요. "
" 그럼 잠깐만 수민이좀 봐줘. "
" 네. "
설희가 한복 치맛자락을 잡으며 신부 대기실을 빠져나와 입구 쪽에서 한결과 함께 서 있는 주원에게 걸어갔다. 자리에
서서 웃으며 친척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던 한결과 주원의 시선이 설희에게 닿았다.
" 수민이 손수건 가지고있죠? "
" 나한테 있나? "
주원이 주머니를 만지다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 수민이는? "
" 대기실에 있어요, 수민이 손수건이나 찾아봐요. "
" 저기에 있는 아이는 누굴까? "
그 말에 설희가 고개를 돌려보았다. 아장아장거리며 대기실에서 빠져나온 수민이가 주원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위태로운 모습에 놀란 설희가 달려가서 수민이를 잡아주기도 전에 넘어지고 말았다.
" 으아앙!! "
결혼식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우는 수민이에게 설희보다 빠르게 달려간 주원이 얼른 일으켜 세우고 무릎과
손을 살폈다. 이젠 아버지가 다 되어있는 주원이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결은 인사를 하다말고 신기
하다는듯 웃으며 세 사람을 지켜보았다.
" 수민이좀 안고 있어요. "
" 난 인사해야지. "
" 신부를 챙겨주는 일도 중요해요. "
" 한 설희씨. "
" 참, 그보다 나 가사 까먹을까봐 너무 걱정되요. "
" 하긴 수민이를 낳고부터 부쩍 기억력이 짧아지셨지. "
수민이를 안고있던 주원이 슬슬 설희의 약을 올리고 있었다.
" 둘째를 보고싶지 않으니 이러시죠? "
" 그게 어디 당신 마음대로 되나? 내가 아직 청춘인데. "
" 못살아,정말. "
" 수민이 내가 볼테니까 준비해. "
" 알겠어요. "
설희는 가기 전에 수민이의 볼에 입을 맞추고 다시 대기실로 들어갔다. 수민이를 안은 채로 다시 자리로 돌아온
주원을 보던 한결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 형은 이런 모습이 절대 나오지 않을줄 알았는데. "
" 너도 네 애 태어나봐라. "
" 형수보다 더 끔찍히 여기네. "
" 그럼 누구 자식인데. 그치 수민아? "
주원이 안고 있던 수민이의 볼에 입을 맞추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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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객들이 자리에 착석해 있었고, 사회자도 주례를 할 분도 모두 각자의 자리에 서서 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만지며 식이 시작될 징조를 보이자 숨을 내쉬며 준비하고 있던 한결이 붉은 카펫이 깔린
시작점에 늠름한 모습으로 섰다.
" 그럼 김 한결군과 허 신애양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
이 말이 들림과 동시에 대기실에서 나온 신애가 고운 자태로 천천히 걸어와 한결의 옆으로 보이지 않게 섰다.
" 신랑 입장! "
사회자의 말과 동시에 피아노 건반 소리가 울리고, 기다리고 있던 한결이 큰 보폭으로 하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
했다.
" 신부 입장! "
신애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하얀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채로 천천히 입장을 시작했다.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며 웃고
있는 한결을 보니 신애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어느새 한결의 앞까지 당도해
있었다. 신애의 아버지는 딸의 손을 한결에게 넘겨주었다.
" ……. "
" ……. "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며 두 손을 맞잡았다. 몇 걸음을 더 걸어가 주례자의 앞까지 걸어갔다. 사회자의 말에 따라
신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면사포를 거두고, 서로를 바라보며 맞절을 하고 결혼식에서 거쳐야할 순서를 이행해
나갔다.
"자, 이번 순서는 축가가 있겠습니다. "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한결은 신애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 축가가 시작될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한
쪽에서 주원과 설희가 손을 잡으며 걸어와 신랑 신부 앞에 멈춰섰다.
" 형? "
" 답가라고 해야하나? "
주원이 웃는 모습을 보고, 한결이 고개를 돌려 설희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두 사람의 손에 마이크가 들렸고, 반주와
함께 축가가 시작되었다. 긴장을 했는지 설희가 자신의 부분이 돌아올 때까지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주원은 자신의
부분이 시작되자 설희의 손을 잡아주며 긴장을 풀게 해주었다.
날 사랑 할 수 있나요. 그대에게 부족한 나인데 내겐 사랑밖에 드릴게 없는 걸요. 이런 날 사랑 하나요.
이젠 그런 말 않기로 해 지금 맘이면 나는 충분해 우린 세상 그 무엇보다 더 커다란 사랑하는 맘 있으니
언젠가 우리 늙어 지쳐가도 지금처럼만 사랑하기로 해 내 품에 안긴 채 눈을 감는 날 함께해
난 외로움뿐 이었죠 그대 없던 긴 어둠의 시간 이젠 행복함을 느껴요. 지금 내겐 그대 향기가 있으니
난 무언가 느껴져요. 어둠을 지나 만난 태양빛 이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은걸요 그대 내 품에 있으니
시간 흘러가 삶이 힘겨울 때 서로 어깨에 기대기로 해요.
오늘을 기억해 우리 함께할 날까지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우리 사랑 있으니
먼 훗날 삶이 힘겨울 때 서로 어깨에 기대기로 해요.내 품에 안긴 채 눈을 감는 날 세상 끝까지 함께해
우리 이대로 지금 이대로…….
노래가 끝이 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설희는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붉어져있었고, 한결은 두 사람을 바라
보며 웃어주었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신애가 눈가에 묻은 눈물을 닦으며 훌쩍이고 있었다. 한결은 옆으로 서서
장갑을 벗고, 신애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신랑 신부가 주원과 설희 부부에게 인사를 하자 축가 순서가 마무리 되었다. 이제 두 사람의 퇴장만이 남은 가운데
사회자가 이대로 두 사람을 놓아줄리가 없었다.
" 자, 정열적인 나라 스페인에서 사랑을 싹틔운 두 사람에게 이 순서가 없으면 안되겠죠! "
" 키스해!키스해! "
곳곳에서 키스해라는 말들이 터져나오고 신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벌써부터 부끄러워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 신랑! 오늘 신부와 첫날밤을 보내고 있다면 키스를……. "
사회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결이는 몸을 신애 쪽으로 돌려서 키스를 해버렸다. 짧았던 키스가 끝이나고 신애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런 신애를 바라보고있던 한결이 신애의 귓속에 대고 속삭여주었다.
" 사랑해……. "
" ……. "
객석에 앉아서 두 사람을 보며 박수를 치고있던 설희가 웃으며,
" 정말 잘 어울리네요. "
" 우리는 못 따라오지만, 잘 어울리긴하네. "
설희는 주원을 힐끗 웃으며 쳐다보다가 다시 신랑 신부에게 시선을 돌렸다. 폭죽이 터지며 어느새 퇴장을 하고
있었다. 설희와 주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박수쳐주며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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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혼식의 순서가 끝이나고, 하객들은 신혼여행을 가는 두 사람을 배웅해주기 위해 호텔 입구로 나왔다.
예쁘게 단장을 한 리무진 한 대가 한결과 신애의 앞으로 다가와 멈춰섰다. 주원은 수민이를 안은 채 한결에게
웃으며 장난치듯 어깨를 두드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설희는 신애에게 다가갔다.
" 좋은 분이야. 동서 속썩일 일은 만들지 않을 분이야. "
" 네, 알아요. "
" 잘 살아. "
" 네. "
신애에게 인사가 끝나고, 시선을 돌리려다 한결과 눈이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도련님. "
" 고마워요, 형수. "
" 동서는 무슨 복으로 이렇게나 좋은 사람을 신랑으로 맞았을까요. "
설희가 장난을 치듯 웃으며 말하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주원이 어느새 두 눈에 불을 켜고 설희에게 다가와있었다.
" 한결이보단 내가 우월하지. "
" 치, 도련님은 주원씨랑 다르니까 잘 할거에요. "
" 계속 이럴래? "
주원이 심술을 부리는 모습에 앞에서 보고있던 한결은 웃으며,
" 저도 제가 형보다 좋은 남자라는거 알아요, 그래도 형이 형수한테 해주는 만큼 잘하고 살게요. "
" 네가 아는구나? "
" 피식, 이제 가야겠다. "
" 그래그래. 공항까지 가려면 얼른 가야겠다. "
한결은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대기하고 있던 차에 몸을 실었다. 차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던 설희는
눈에서 차가 사라지자 아쉬운듯 손을 내렸다.
" 왜 그렇게 눈을 못 떼? "
" 아까운 대한민국의 싱글남이 사라지네요. "
" 뭐,뭐? "
설희는 주원을 보며 싱글싱글 일부러 더 웃었다. 수민이는 어느새 할머니의 품에 안겨서 재롱을 부리고 있었다.
지켜 보고있던 주원은 가려는 설희는 잡아세웠다.
" 왜요. "
" 나 김주원이야. "
" 그걸 내가 모를까봐요? "
" 대한민국 여성들이 원하는 1%의 남자. "
뻔뻔하게도 자기 입으로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를 보다가 설희는 다시 웃음을 뿜어버렸다.
" 그런 남자를 당신이 데리고 사는거야. 영광으로 알라고. "
" 수민이만 아니었어도, 에후. "
" 뭐?뭐? 아니었어도 뭐!? "
" 그만 가요, 피곤하네요. "
설희는 주원을 두고 시어머니에게로 걸어갔고, 주원은 발을 동동거리며 그런 설희의 뒤를 따라가며 계속 묻고 또
물었다.
" 수민이만 아니었어도 뭐!? 말해! 한 설희! "
" 어머니. 주원씨 이러다 수민이랑 똑같이 굴겠어요. "
" 누가 아니래니. 쟤가 원래 저런 애가 아니었는데. "
주원의 어머니는 수민이를 설희에게 넘겨주며 혀를 끌끌 찼다. 주원은 그런 어머니의 발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옆에서 아까 설희가 끊어먹은 말의 끝을 들으려고 애를썼다.
" 수민이만 아니면 뭐?! 말을 끝까지 해봐! "
열심히 걸어가던 설희가 걸음을 우뚝 멈춰서고 돌아서서 주원을 쳐다보았다.
" 여보. "
이것은 설희가 간혹가다 주원에게 잘못했거나 화를 풀어줄 때 쓰는 애교였다.
" 뭐,뭐야. 갑자기. "
" 나 너무 피곤한데 집에 얼른 가요-. "
그리곤 결정타를 날렸다.
" 수민아, 동생 생겼으면 좋겠지? "
" 응응! 수민이 동생 생기면 좋아! "
" 여보, 얼른 집에 가요. "
설희가 눈웃음을 치며 그렇게 말하자 주원은 조금 전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도 잊은 채
" 도,동생? "
" 네.여보. "
" 그래그래. 얼른 빨리 집에 가자. "
" 피식. "
김 비서가 어느새 주차장에서 차를 가져와 세 사람 앞으로 대기를 시켰고, 주원은 설희와 수민이를 태우고 자신도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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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후, 두 사람은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해외로도 갈 수 있었지만 그동안 유학으로 해외에 오래
머물고 있던 탓에 이제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일은 생각도 하지 싫다며 두 사람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신혼 여행지로
제주도를 정했다.
어느새 두 사람은 맨 발로 제주도 해변을 거닐며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었다. 바닷물이 두 사람의 발을 적셨다가 다시
사라지고 모래와 바다가 만날 때마다 시원한 소리를 만들었다.
" 피곤하지 않아? "
" 괜찮아. "
한결은 한 손으로 신애의 허리를 감쌌고, 가만히 걷고 있던 신애는 한결의 한 쪽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 우리 처음 만나던 날 기억나? "
신애의 말에 한결이 웃음끼가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 응, 기억나. "
" 우리가 한국에서 보냈던 짧았던 시간, 스페인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꿈만 같아. "
" 긴 시간들이었는데 빠르게 지나갔지. "
" 가끔 그때가 그리워. "
한결은 걷다가 멈춰서서 신애를 쳐다보았다.
" 우리 애들 태어나면 데리고 가자. 스페인에. "
" 그래, 꼭 그러자. "
두 사람은 말을 마치고 다시 조금 전의 자세를 취하며 바닷길을 걸었다. 해가질듯 노을이 지자 푸른 빛의 바닷물이
어느새 주황빛이 되어 백사장을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제 막 두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첫장에서 한 글자만
쓰여진 지금, 두 사람은 그 어느때보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했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 신애야, "
" 응? "
" 너는 정말 내가 널 좋아하게 될줄 알았어? "
그 물음에 신애는 피식하고 웃으며 한결의 허리에 두르고 있던 두 팔에 힘을 주며 더 파고들었다.
" 응,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난 네가 날 좋아하게될줄 알았어……. "
" 피식, "
" 무엇보다 넌…나한테 상처줄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어. "
" ……. "
" 네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담고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던 것보다, "
" ……. "
" 내가…너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컸어. "
한결이 멈춰서서 신애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두 손으로 곱게 접어 올린 입꼬리를 어루만지다가 두 뺨을 어루만졌다.
무엇하나 그냥 넘어갈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어여쁜 이목구비였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자 한결은 한쪽으로 잘
넘겨주었다.
" 내가 너무 예뻐보여? "
" 피식. "
" 나를 보는 이 눈빛, 이것만 변하지마. "
" …눈빛? "
" 넌 입으론 거짓말을 할수 있을진 모르지만, 눈으론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거든. "
" ……. "
" 세월이 흘러서 우리 사랑이 조금은 퇴색되어서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게될 때도 나는 네 눈빛만
변하지 않는다면 상처받지 않을거야. "
" ……. "
" 약속해줘, 한결아. "
한결이는 그 물음에 말없이 한걸음 다가가 신애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바라보다가 눈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한 번
바라보다가 입에 입을 맞추었다.
" 약속해. "
신애는 베시시 웃다가 두 팔을 한결의 허리에 두고, 까치발을 들더니 한결의 눈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다른 한 쪽에도
입을 맞추었다.
" 도장까지. "
그리고 두 사람은 노을을 배경으로 서로를 꽉 껴안았다. 서로에게 한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귀하고 잊어선 안되는
약속들을 품은 채 있는힘을 다해서 서로를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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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설희는 저녁을 차려서 먹고, 수민이를 씻겨서 방에 눕혀서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워주었다. 한참을
뒤척이며 자지 않던 수민이가 한 시간만에 겨우 잠이들었다. 설희는 이불을 잘 덮어주며 발소리 없이 조심히 방을
나왔다. 문을 닫고 나오자 앞에서 한 시간 내내 서 있던 주원이 화색이 되어있었다.
" 목욕물 받아 놓았어, 같이 씻을까? "
" 으이구, 너무 피곤해서 씻을 힘도 없어요. "
" 그러니까 내가 씻겨준다고, "
설희는 능청맞은 주원을 흘깃 째려보다가 한 손으로 어깨를 두르리며 거실로 나가 쇼파에 힘없이 앉았다. 그 옆으로
바로 주원도 앉았다.
" 많이 피곤해? "
" 좀, 그러네요. "
" 자, 이리와 누워. "
주원의 말에 설희가 웃으며 몸을 뒤로 빼고 주원의 무릎을 베고 쇼파에 누웠다.
" 도련님은 잘 도착했으려나. "
" 당신 누가 더 나았어. "
" 네? "
" 턱시도 입은 모습 말이야. 한결이야 나야? "
" 무슨 그런걸 물어요. "
설희가 대답을 피하려하자 주원이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졌다.
" 얼른얼른 말해봐. "
" 솔직하게 말해줘요? "
" 응응. 모름지기 사람은 솔직해야지. "
" 음……. "
" ? "
잠시 생각을 하던 설희가 눈을 요리조리 굴리다가 주원과 눈을 맞췄다.
" 당신 모습은 기억이 안나요. "
" 에? 뭐가 어째? "
" 나랑 눈도 안 마주치고, 마주쳐도 길가다 만난 사람 처럼 휙하고 고개 돌려버리고, 그래서 당신은 나도
쳐다보질 않아서 사실 기억이 안나요. "
" 말도 안돼. "
" 하지만 사실인걸요. "
" 그래서 지금 한결이가 더 멋있다는거야? "
" 그렇죠,뭐. "
주원은 그대로 설희를 자리에 일으켜 앉혔다. 매우 진지하고 삐진 얼굴을 하고 말이다.
" 모름지기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
설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원이 설희의 입술에 뽀뽀를 했다.
" 다시, 누가 더 멋있어. "
" 당신은 기억이……. "
또 다시 입술이 다가왔다. 설희는 기가 막힌지 웃었고, 주원은 여전히 진지했다.
" 다시 말해봐. "
" 도련님요. "
이번에도 어김없이 주원의 입술이 다가왔다.
" 다시 묻는다. "
" 거짓말해줘요? "
" 한 설희! "
" 수민이 깨요! "
설희가 주원의 입술을 급하게 틀어막았다.
" 지금 수민이가 문제야? "
" 정말 무슨 애도 아니고, 그만합시다. "
" 안 되겠어. "
" 뭐가요? "
" 당신은 언제 어떻게 날아갈지 모르니까 수민이 가지고는 부족해. "
" 네? 무슨, "
" 수민이 밑으로 동생이 두 명은 더 있어야해. "
말을 마친 주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 롸잇나우. "
" 네? "
" 사람은 모름지기 뱉은 말에 책임을 지고 실천으로서 행동으로 보여야해. "
그러더니 설희는 번쩍 안아 올렸다.
" 왜, 왜이래요. "
" 수민이 동생 만들자. 두 명. "
" 내려놔요! "
" 소리내면 수민이 깰걸? 쉿-. "
그리곤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특유의 웃음을 지어냈다. 설희는 황당한 미소를 짓다가 결국 미소를 지어버리고
말았다.
" 가자, 여보. "
말을 마치고 주원은 설희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어쩌면 오늘 밤 정말 수민이의 동생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의 눈빛이 너무도 정열적으로 불타고 있었기 때문에, 안 방에서 웃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주말의 저녁 풍경이었다. 한 여름 밤의 공기가 베란다를 타고 들어와 거실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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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이 되어 한결과 신애가 자고 있던 침대에 붉은 색의 빛이 새어들어왔다. 일찍 잠에서 깬 한결이 자신의 품에
안긴 채 잠이 들어 있는 신애를 오랜시간, 꼼꼼히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왔다.
한 눈에 보이는 바닷가가 한결의 두 눈동자에 시원하게 들어왔다.
" ……. "
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뒤에서 잠을 자고 있는 신애를 한 번 쳐다보고, 다시 앞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문득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그 시간은 철이 없던 시간도 아니고, 생각이 없던 시절도 아니었다. 오직 진심과 한 사람만을 향해
고독한 질주를 하던 그 날이었다. 설희를, 형수를 사랑했던 시간들이 어렴풋이 조금씩 기억이났다.
" 피식. "
지금은 웃음이 나올 정도의 여유가 생겼지만 그 당시에는 금방이라도 숨이 막혀 죽을 것같았다. 그 사람이 아니면
살 수가 없을거라고 하루에도 몇 십번씩 좌절하고 또 좌절했었던 나날이었다. 반도 살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지금
까지의 인생 중에서 가장 많이 생각하고 아파했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들을 떠올리려해도 잘 기억나지 않고, 떠올리는 횟수도 확연히 줄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 날들을 모두 지워버리긴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계절이 너무도 혹독하고 추워서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머릿속에서 밀어내긴 힘들것 같다.
그래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이제 그 모든건 철저하게 추억이,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형수를 사랑했던
시절이 과거 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했고, 많은 고통과 마주해야했다.
나는 형수를 사랑했다고 말하는 표현이 모자르다고 느낄 정도로, 남들의 눈에는 제정신이 아닌 금기를 깨버린 미치
광이의 사랑이라고 말할지라도 나에겐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때론 빛을 잃기도 했던 사랑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씩 비밀을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이 된다. 나에겐 그 비밀이 형수를 사랑했던 시간들이다.
나는 형수를 사랑했었다. 참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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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에후, 한숨부터 나와서 죄송하지만 저는 일단 한숨이 나오네요.
이 소설을 끝내면 솔직히 속이 좀 후련할 줄 알았거든요, 일을 하면서 글을 쓰려니
좀 힘들기도하고, 막상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머릿속이 텅 비어버려서 점점
내용이 지루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겁도나고, 짜증도나면서 슬럼프도 겪었구요,
그래서 완결을 하면 개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에요, 그동안 고민하면서 만든
캐릭터들과 이 소설과 함께한 독자님들이랑 헤어지려니 좀 슬프다고해야할까요?음
완결도 못내고 또 연재중단할까봐 걱정도 했었는데 어쨌든 완결까지 왔네요.^ㅁ^
언제나 까칠하고 이기적인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으로 많이 욕도 먹었지만 점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은 주원, 언제나 울고 상처받고 외롭기만 해서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빌어주고 걱정받았던 설희,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사랑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결, 마지막에 조금 나왔지만 착한 성격탓에 한결이의
연인이 된 탓에 마지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받았던 신애, 모두들 이젠 안녕..
그 동안 많이 부족하고 성실성 없이 들쑥날쑥했던 제 소설을 사랑해주시고 많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주셨던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짧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여러분의 댓글에 기뻐하고 감동받고 많이많이 행복했답니다. 줄어드는
댓글에 속앓이를 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제 소설을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회생했어요~
후속작, < 선생님과 제자, 그 이상 > 으로 다시 한번 여러분에게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 애달퍼 ' 잊지 마시고 몸 건강하세요. ^-^*
수고하셧어요 ㅎㅎㅎ첨부터 재밌게 달려왔네요!!후속작도 기대할게요^._
안녕하세요, 그동안 모자라지만 제 소설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후속작으로 더 성장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ㅠㅠ저도 이소설 놓으려니 속상하네요, 그럼 후속작품에도 꼭 다시 만나요^^
끝이라니ㅜ.ㅜ 아쉽네용 애달퍼님의 후속 선생님과 제자 그이상도 기대할게요^4^!! 업쪽 부탁드려도되나용?ㅎㅎ 그동안 고생많이하셧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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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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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축하드려요~^^ 한결이가 설희를 사랑했던 시절은 가슴 아팟던 기억이지만 현재는 추억으로 남을수 있는 비밀이 되었네요ㅋㅋ 잘봣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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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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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어요! 너무재미있게읽었습니다!!!!!!!!!! 해피엔딩좋아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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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ㅠㅠ 수고하셨습니닷!!!
행복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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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행복해져서 참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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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이라니ㅠ아쉽지만 보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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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수고하셨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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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끝낫네요ㅠㅠ아쉽지만 그래도 참 재밋는 소설이었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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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어요...ㅎㅎ
해피엔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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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지금 한결이가 신애좋아하는거죠??????ㅇㅋㅇㅋ??/ㅋㅋㅋ수고하셨슴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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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수고하셨습니다ㅠㅠㅠ 너무 잘읽었구여 다들 행복해서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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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ㅜㅜ 오늘보고 펑펑울고 ㅋㅋ 이제야 다봤네요 몇시간동안 완전 푹 빠져버렸어요ㅜㅜ 완전 수고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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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어요,처음뵌분인데 쓰시느라 힘드셨겠어요.후속작 기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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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ㅅㅎ 아~훈훈하고 달달한 마무리^^ 너무재미있게 봤어요!! 후속작 기대하면서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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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도 기다리고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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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넘 잼있게 잘봤어요,, 그동안 고생하셨구요,, 고생한 보람은 있으신거죠?ㅎㅎ 후속도 기대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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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수고하셨네요..후속작품도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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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안들어왔더니 벌써 완결이 나왔네요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후속도 기다리고 있을게요!!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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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으셨어요~~ 마지막편 읽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계속 머무르게 되네요~~
벌서완결이에요ㅠㅠ
그동안너무너무수고하셧어요!!!
정말재밋엇는데ㅠ벌써끝이라니ㅠㅠ
후속작품꼭볼게요^^
기다리고잇을테니꼭빨리오셔야해요!>_< 지금까지수고하셧어요~!!!^^*
우와우와.. 정말 수고하셧어요!!!!!!!!!!! 선생님과 제자,그이상 꼭 챙겨볼께요!! ㅎㅎ
와~~ 수고하셨어요^^ 행복하게 끝났네요^^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