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때 배드민턴 선수로 발탁되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테니스로 종목을 바꿨습니다. 꽉 짜진 일정 속에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습니다. 2002년 대표팀을 떠났습니다. 내놓은 이유는 대학을 다니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강압적인 시스템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보도가 잇따랐답니다. 잠시 대표팀에 복귀하였지만 2008년 다시 떠났습니다. 그러고는 자기가 직접 코치를 고용하고 훈련 일정을 짰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수입의 65%를 중국테니스연맹에 내는 데 반해 리나는 우승상금의 약 8%, 광고 등 수입의 12%만 연맹에 주고 나머지는 본인이 차지했습니다. 당연히 정부와 언론의 냉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동양인 최초로 프랑스오픈(2010)과 호주오픈(2014)에서 우승하자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대중의 반응이 뜨거워졌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획일화된 사상으로 무장된 나라에서 나오는 인사치레가 있지요. 조국에 영광을 돌린다는 언급 말입니다. 리나의 우승소감은 전혀 달랐습니다. “나를 부자로 만들어준 에이전트와 훈련을 함께 해준 남편에게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선수에게서도 나오기 쉽지 않은 소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또한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이런 식의 인사에 익숙해 있지 않은가요? 또 그래야 어른들 말하듯 ‘인사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을 테니까 말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뜻밖입니다. “개인의 의지가 있다면 국가의 시스템 없이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리나가 증명했다,”는 것입니다. ‘리나의 우승이 곧 중국의 승리’라는 관영언론의 분석은 비판받고 있답니다. 아무튼 의아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잘 아는 대로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이고 국가 선전을 위하여 모든 것이 동원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우승 후 정부는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치르기 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조용히 돌아와 가족들에게 가서 설을 지냈다고 합니다. 얼마 전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중국 테니스 선수 리나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만약 북한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봅니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기 멋대로 대표선수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도 없는 일이겠지요. 그것도 두 번씩이나 일어나다니 말입니다. 자기 임의로 코치를 고용하고 훈련 일정을 짜다니 저 하늘 아래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개인이 훈련해서 국제적인 경기에 출전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일 것입니다. 더구나 수입의 일부만 상납하고 자기가 챙기다니 풍산개가 웃을 일입니다. 같은 공산주의 국가인데 참으로 다르다 싶습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리나는 “사람들은 내가 중국을 대표한다고 말하지만, 너무 부담스럽다. 나는 그저 운동선수이고 나 자신만을 대표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북한 백성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생각입니다. 도대체 개인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꼭대기 한 사람 외에는 모두 국가 귀속물 정도로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싶습니다. 기사를 보고 생각한 것은 공산주의 중국은 그래도 많이 달라져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가엾은 우리 반쪽, 언제나 사람이 되어 돌아올지 가슴이 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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