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재 혼, 20회,
그녀는 곱고 사랑스런 여인이였다.
50줄의 여인이라기에는 아직도 싱그런 가녀린 예쁜 몸매의 곱디고운 여인이였다.
ㅡ'처녀였었냐구요???,"ㅡ
육체의 순결은 가소로운 허상일 뿐이다.
바램은 그녀의 순수성이다.
가슴에 안겨서 새록 새록 잠들어있는 그녀는 천사다.
나뭇꾼처럼 멋대가리 없는 나는 감지덕지하여 황홀경일 뿐이다.
그녀는 팔베게 하여 깊은잠에 빠저있다.
이마에 살짝 키스다.
그녀가 깰새랴,
살포시 팔을 빼어낸다.
세벽을 열고 호수가를 가만 가만 걸어 본다.
세상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무구하다.
뭐랄까, 잠시동안의 전율이랄까,...
방금전 내 세상에는 삶 자체가 개벽하는 사건이 있었는데도 세상의 본질적인 것은 손상되지
않은체 무구하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존재의 신성함을 가슴 벅차게 느낄 뿐이다.
이제 사랑으로 사는 것이 진정으로 사는 것임을 안다.
ㅡ"아,아,...삶은 희망이고, 사랑은 희망의 존재입니다.
세상은 살만하구요, 사랑은 아직도 온 세상에 가슴에 가득합니다."ㅡ
나는 물가로 가까이 다가선다.
가슴벅찬 새벽을 본다.
새벽의 호수는 싱싱했다.
수면은 잔물결이 일고 신선한 공기가 그 수면 위를 스쳐 지나온다.
가슴을 크게 하고 그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킨다.
스멀스멀 부드럽게 감싸오르는 자연 앞에서 가슴벅찬 가슴을 열고 나는 자신과 약속을 한다.
정경마님을 맞아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랑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곳만을 바라볼 수 있는 지극한 사랑이고 꿈보다 더 달콤한 항시 신혼의 생활을
하리라고 마음 다짐한다.
가벼운 심호홉에 이어 조깅이다.
호수가의 상책로를 10년은 젊어진것인양,마음이,몸이,날쌘돌이다.
분명한것은 이루웠다는 성취감이다.
그녀의 육체를 안었다기 보다는,
그녀가 나의 진솔을 감격으로 포옹했다는것이다.
ㅡ"똑,똑,"ㅡ
"네,!"
ㅡ"찰칵,"ㅡ
그녀는 곱지않은 눈 훌김으로 째린다.
"어디 가셨어욧,!?"
"으응,조깅하고 왔는디!?"
"어쩜,그럴수가, 있어요,"
"왜,! 무슨?"
"놀랬잖아요,"
",...!???,..."
"생각해 보셔요,곁에 계실분이 흔적을 감추워 버렸으니,..."
"아,하,...네에,...미안해요,평소 습관이 몸에뵈어서 생각없이 뛰처 나갔구먼요,"
뾰르통 삐진 그녀가 예쁘다.
곱게 단장하여 정숙한 본연의 모습이지만 밤사이에 쌓여진 만리장성의 훈훈함이 어려있다.
가볍게 포홍하며 등을 토닥인다.
"어머,! 미워요,얼마나 놀랬는줄 알아요,"
"미안,미안해요,"
"걱정 이네요,"
"왜,! 무슨,?"
"당신의 역마살은 도가 넘처요,많은 세월을 혼자살아 오셨잖아요,"
그랬다.
독신의삶에서는 딸린 식구가 없으니 책임감과 의무감이 없게되어 자기 일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 내키면 언제나 여행을 할 수 있으며 기다림이 없는 집으로는 꼭 귀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먹고 입고 자는 것 또한 마음대로 였기에 건강을 챙기는 음식엔 염에 두지않고 쉽게 얻어지는
페스트 푸드 같은 간편한 음식을 택한다.
설겆이,빨래, 밥짓기 그런 것들은 아예 마음에 두지않았다.
식사는 음식점에서 빨래는 세탁소에서 해결했으니 어려울 것이라곤 겉으로 보기엔 없었다.
다행이랄 것은 돈벌이에도 전문직이라서 궁색을 떠는 형편이 아니고,......
그러나 살아야할 목표의식이 없이 사는 것은 무의미한 삶이 였다고나 할까,
가끔 기다림이 없는 집은 인간적인 외로움과 상실감을 안겨준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굿은 비라도 날리는 날에는 영락없이 술,의 힘을 빌린다.
혼자라는 외로움에서 몸서리를 친다.
사는것에 대한 의미 부여가 없게되고 살 필요가 없다는 극 한 우울증 같은 발작을 일으키고
습관적으로 팔당 호수를 찾는다.
사랑이 없는 삭막한 가슴으로 사는 것은 시간을 죽이는 것일뿐 사는 것이 아니었다.
10년도 20년도 넘게 잃어버렸던 가정이었다.
"명수씨,! 대전 집으로 가셔야죠!?"
"네,!? 네,네, 그래요,"
대전 인서씨 집은 지척이었다.
어젯밤엔 어둠이란것에서 지형을 파악치 못했던가,
어쩌면 인서씨의 계락적인 전략의 숙박지가 이곳 레이스 빌 호텔이였고 합방을 계획했던
곳이기도 한 것인가 한다.
내슝쟁이 였던간에 정숙한 여인이 남자쪽에 먼저 "나,당신과 자고 싶다,"라고 말을 꺼내기는
차마 할짖이 아닌거다.
계획된 나주 곰탕집 여행이었고 서해안 고속도로 함평휴게소 김제만경 논산으로 해서 탑골호수
레이스ㅡ빌 호텔 레스토랑으로,
결과적으로는 정경마님의 전략적인 계획이 이룬 아담과 이브의 밤이 된 것이다.
정경마님이 마음의 문을 열고서 나를 맞게된 첫날밤의 연정은 긴 인내의 결실이고
새로운 출발인 것이다.
아침조반,
아,아,......얼마만인가,
10년,20년,......기억에도 없다.
숱한세월을 아침 조반을 잊은체 살아왔다.
x x 대학병원 중환자 실에는 보호자가 24시간 대기 중이어야 했다.
식물인간 상태인 마누라는 하루에 두번씩 면회가 됐었고 그 시간을 이용해서 전신
알콜소독을 한다.
"아빠,! 알콜과 꺼즈가 떨어졌어요, 오실 때, 약국에 들렸다 오세요,"
사흘이 멀다하게 약품은 동이난다.
환자가 깨어나기를 기대하면서 몇년씩이나 환자의 뒷바라지를 하는 보호자는 꼴이 말이
아니다.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중년의 부부는 몰골이 흉상이다.
ㅡ"절대루 포기는 안할 것인께, 우리 자식이 워떤 자식인디,"ㅡ
포기할 수 없는 자식이었다.
3대 독자 외아들이었다.
5년전 중1년 때였다.
친구들과 방과후에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공 놀이를 하다가 머리를 다쳤다.
곧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용하다는 병원을 전전하다가 이곳 한양대학 병원까지 흘러온 것이다.
부부는 희망을 놓지않고 있었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그 기적이 자신들에게도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ㅡ"5년 됐습니다, 고등학교,2학년이 됐을거구먼은,...."ㅡ
매주 목요일은 원무과에서 병원비 청구서가 나온다.
중환자 실은 보험은 있으나 마나다.
보험은 15% 정도 나머지는 자부담을 해야 하는데 첨엔 500만원,~600만원,도 넘었다.
뇌 수술을 세번씩이나 했으니 그럴거라고, 돈은 들더라도 사람이 살고봐야지, 라고
돈줄을 끌어들여서 병원비는 꼬박꼬박 냈었다.
중환자 대기실에서의 생활동안 내가 살아 온 세월속에서의 경험보다도 더 큰 세상을
경험 했고 가슴 저린 고통과 아픔은 환자 보담도 더 했다.
꾀죄죄하고도 초췌한 모습들 난민처럼 흩어져 지처서 아무렇게나 누워 자프러진다.
환자의 상황을 기다리고 있는 중환자 대기실에서의 이야기들은 정말 소설감이다.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식물인간이 기적적으로 완전히 또는 일시적으로 일부 기능이
회복되는 일도 가끔 일어난다.
그런날은 대기실은 희비가 쌍곡선이라고 당사자 보호자는 기뻐도 기뻐하기 보담도
어색해 하다가 그간의 피말리는 시간에서의 한을 서럽게 토한다.
ㅡ"설마!? 우리 아들이,깨어 났을라고여!"ㅡ
전라도 부부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다.
정신이 돌아온 부부는 그간의 고난이 서러워서 서럽게 서럽게 운다.
그리고 지금 부터는 더 힘든 고난을 격으러 대기실을 떠난다.
전라도 부부는 식물인간 아들의 뒷바라지에 5억이라는 큰 돈을 들였다고 했다.
묶어둔 돈이 아닐것이라는 것은 뻔한 일,
세간살이며 부동산을 처분했을 것이고 큰 빛을 졌을 것이다.
식물인간이 깨어났다고 해도 그 환자가 벌떡 일어나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휴유증 또한 보호자의 몪이다.
중1년 때,의식을 잃은 환자가 고,2년의 청소년으로 의식이 돌아왔으니,
그 5년의 공백인 의식 수준을 어떤 방식으로 깨우처 주느냐가 큰 시험인 것이다.
그러나 그 전라도 부부의 헌신적인 부정애는 감동이었다.
"아빠,울 엄마도 저 애처럼 깨어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안될 것이라고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에 빠진자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깨어나리라는 희망을 놓아서는 않된다.
대학병원 중환자 대기실에서는 환자로 인해 보호자들이 정신이 없는 반쯤 혼이 나간상태다.
첨에는 친척들이 들락날락 하면서 통곡을 하며 초상집을 연상상케한다.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고 몇달이 가면은 긴병에 효자없다고 친지들의 병문안도 발길이 끊기고
보호자도 표정을 잃는다.
누구나가 격는 과정이라서 대기실의 분위기는 암울 하기만 하다.
말이 없어도 대기실에서의 일어나는 일은 누구일 할것없이 같은 아픔을 나누는 사람들이기에
환자가 운명을 달리하는 분이 계시기라도 하면 너나 할 것없이 초상집인 양 모두가
통곡을 하며 아픔을 같이 한다.
코 입이 다물어진 상태에서 생명유지를 할려면은 코에 호수를 끼어서 산소통에 연결하여
숨구멍을 튀어줘야 하고 목에 구멍을 뚫어서 영양가 음식물을 호수로 투입해야한다.
병원 용어로는 장기전이다.
중환자실의 비용은 상식을 넘어선다.
곧 연재됩니다. 글 / 우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