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산연극 BEST 7
연극평론가 김 문 홍
선정기준 : 독창적인 형식미학으로 연출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
Best 1 극단 동그라미 그리기의 <집을 떠나며>
(2023.11.10.〜12, 박장렬 연출)
이 작품은 단순하고 파편적인 서사도 연출의 세공력에 힙입은 표현미학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사람의 부재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파편적인 삶이라는 비극성에도 일말의 희망을 남겨놓고 있다. 커튼콜리 끝나고 가족 구성원들이 무대 턱에 걸터앉아 안온한 가족의 풍경을 암시하는 방점 하나로도 가족의 기치에 대한 희망의 은유를 읽을 수 있다.
Best 2 예술집단 C의 <Red heel>
(2023.11.23.〜24, 황지선 연출)
이 작품은 쉽고 편안하고 무난한 타성을 벗어던지려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속박과 굴레, 남상성의 폭력이라는 측면에서 여성성의 끊임없는 형식 실험으로 자기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연출의 독창적 미학의 표현에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극단의 기존 공연에 비해 주제의식이 선명하고 형식 실험이 독창적이고 도전적이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Best 3 부두연극단의 <종말체험 End Game>
(2023.12.26.〜30, 이성규 연출)
원작인 베케트의 <승부의 종말>이라는 난삽한 희곡을 ‘지금 이곳’의 환경오염과 접목시켜 관객에게 접근하기 쉬운 공연 텍스트로 전환하고, 30여 쪽에 달하는 환경에 관한 안내 책자를 제공하여 작품의 이해를 시도하고 있다. 무대 세트 역시 표본실에 가깝게 장치하고, 시종일관 음울하고 절망에 가까운 극적 분위기를 위해 어두운 청색 계통의 차가운 색감의 조명 디자인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조금 서툴고 깔끔하지 않아도 연극 정신이 살아있는 그 형식미학을 살리려 안간힘을 쓴 연출자의 그 정신을 다시 확인했다.
Best 4 공연예술 창작집단 어니언 킹의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2023.4.5.〜15, 전상배 연출)
이 작품은 시극 형태의 난삽한 최인훈의 희곡을, 사실주의 극 형태로 전환하면서도 배우들의 움직임과 소리, 그리고 지문의 행간에 숨은 서브 텍스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내어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전환하면서, 전승 설화를 ‘지금 이곳’의 독재 권력의 횡포라는 비극성을 잘 포착하고 있다.
Best 5 극 연구집단 시나위의 <세자매>
(2023.5.12.〜20, 이기호 연출)
이 작품은 체홉의 4대 비극 중 시적 사실주의 계열로, 인물의 캐릭터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표현, 인물 관계의 무심함에서 태도에서 오는 앙상블, 특히 무대 디자인과 미술의 질감과 색감이 뿜어내는 우울한 회색빛 우울한 정조는 백미였다.
Best 6 극단 일터의 <하늘을 먹는 자 좌뜰 천식이>
(2023.12.13.〜24, 김선관 연출)
이 작품은 우리가 잊고 사는 숨과 순환의 자연 원리로 인간의 공생과 연대라는 주제를 시적인 명상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철학적 명상으로서의 선문답 같은 특이한 극 형식을 통해, 고유의 삶의 가치를 방기한 채 표류하고 있는 ‘지금 이곳’의 우리에게 제시하는 삶의 고유한 가치이자 덕목을 시적 판타지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Best 7 극단 배우창고의 <매혹적인 이야기>
(2023.12.12.〜16, 김가영 연출)
극적인 재미(연극성)와 주제의식(문학성)이 한데 어우러진 연극적 형태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우리의 일상을 일깨우고 성찰하게 한다. 대중 추수적인 이슈에의 탐닉, 그리고 천민자본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연작극의 작품을 모노드라마적인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극단 동녘의 <1945>는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금상 수상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아서 제외시켰다. 극단 바문사의 <항해자>(2023.10.20.〜22, 최은영 작, 연출)도 철학적 담론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우수한 작품이다.
첫댓글 연극 공부 잘했습니다.
전체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