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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부환(幻上復幻)
허깨비 위의 허깨비를 다시 올려놓는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들이 허상만을 쫒는다는 비유를 일컫는 말이다.
幻 : 헛보일 환(幺/1)
上 : 윗 상(一/2)
復 : 다시 부(彳/9)
幻 : 헛보일 환(幺/1)
출전 : 호산록(湖山錄)
고려 때 진정국사(眞靜國師) 천책(天頙)이 '호산록(湖山錄)'에서 말했다.
或經過市鄽, 見坐商行賈, 只以半通泉貨, 哆哆譁譁, 罔爭市利.
간혹 시장통을 지나다가 좌상이나 행상을 보면, 그저 반 푼어치 동전을 가지고 와글와글 떠들면서 이끗을 붙들려고 다툰다.
何異百千蚊蚋在一甕中, 啾啾亂鳴耶.
수많은 모기가 한 항아리 속에 있으면서 어지러이 앵앵대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람들은 한 끗 이익 앞에 수단 방법을 안 가린 채 사생결단하고 싸운다. 이런 말도 했다.
富兒生年不讀一字書, 唯輕轎游俠是事.
부잣집 아이가 평생 글 한 자 안 읽고 그저 가벼운 가마에 올라타 유협(游俠)만 일삼는다.
徒以月杖星毬, 金鞍玉勒, 三三五五, 翺翔乎十字街頭, 罔朝昏頟頟, 南來北去, 觀者如堵.
한갓 월장(月杖)과 성구(星毬)를 들고, 금 안장에 옥 굴레를 하고서 삼삼오오 무리 지어 십자로 어귀를 배회하며 아침저녁 남북으로 휘젓고 다닌다. 구경하는 사람이 담처럼 늘어섰다.
惜也! 吾與彼俱幻生於幻世, 彼焉知將幻身乘幻馬馳幻路, 工幻技令幻人觀幻事, 更於幻上幻復幻也.
애석하구나. 나나 저나 모두 허깨비 세상에서 허깨비로 살고 있다. 저들이야 허깨비 몸뚱이가 허깨비 말을 타고 허깨비 길을 내달리면서 허깨비 재주를 잘 부려서 허깨비 사람들로 하여금 허깨비 일을 보게 하여, 다시금 허깨비 위의 허깨비에 또 허깨비를 더하는 것인 줄을 어찌 알겠는가?
由是出見紛譁, 增忉怛耳.
이 때문에 밖에 나갔다가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보노라면 서글픔만 더할 뿐이다.
월장과 성구는 격구(擊毬) 놀이를 할 때 필요한 작대기와 공이다. 껍데기 인생들이 부귀를 뽐내고 권세를 으스대며 못하는 짓이 없다. 사람들은 그게 또 부러워서 그들을 빙 둘러서서 선망한다.
허응(虛應) 보우(普雨)는 대단한 승려였지만 요승(妖僧)의 오명을 쓰고 죽었다. 임종게(臨終偈)가 이렇다.
幻人來入幻人鄕, 五十餘年作戱狂.
허깨비 마을에 허깨비로 들어와서 50여 년 동안에 미친 장난 지었구나.
弄盡人間榮辱事, 脫僧傀儡上蒼蒼.
인간 세상 영욕의 일 실컷 다 놀았으니, 꼭두각시 중 노릇 벗고 푸른 하늘 오르리.
살짝 원망이 담겨 있다. 미망(迷妄)을 벗어던져 진면목과 마주하기가 참 힘들다.
▶️ 幻(헛보일 환/변할 환)은 상형문자로 幻(환)은 본래(本來) 베를 짤 때 쓰는 予(예, 여; 북)를 거꾸로 한 모양을 본떴다. 변하다(化), 전(轉)하여, 정신(情神)을 '어지럽히다'의 뜻이 있다. 또 현(眩)과 통하여 '눈을 어찔어찔하게 하다', '환상(幻像)'의 뜻이 있다. 그래서 幻(환)은 ①헛보이다 ②미혹하다(迷惑--) ③괴이하다(怪異--), 신기하다(神奇--) ④어지럽히다, 현혹시키다(眩惑---) ⑤변하다(變--), 변화하다(變化--) ⑥바뀌다 ⑦요술(妖術) ⑧허깨비, 환상(幻想)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현실에 없는 것을 있는 것 같이 느끼는 상념 또는 종잡을 수 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환상(幻想), 감각기관을 자극하는 외부 사물이 없는 데도 마치 그 사물이 있는 것처럼 일어나는 감각을 환각(幻覺), 형상을 바꾸거나 다시 생겨 남 또는 새로 태어남을 환생(幻生), 이상이나 공상이 현실로 나타난 것 같다가 곧 사라져 버림을 환멸(幻滅), 공상이나 환각에 의하여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환영(幻影), 허황한 꿈을 환몽(幻夢), 변하고 바뀌는 끝없는 세월을 환겁(幻劫), 변화와 바뀜이 무상한 세계를 환계(幻界), 허황하고 망녕됨을 환망(幻妄), 낯을 변하여 바꾼다는 뜻으로 의리와 염치를 버리고 뻔뻔스럽게 못된 짓을 자행함을 이르는 말을 환면(幻面), 실체가 없는 허망한 형상을 환상(幻相), 바뀌고 변하여 무상한 세상을 환세(幻世), 실제는 존재치 않는 형상이 보이는 현상을 환시(幻視), 달에 나타나는 환일과 같은 빛을 환월(幻月), 권층운 같은 구름이 태양 비슷하게 햇무리의 둘레에 나타나는 흰빛 또는 연한 빛을 환일(幻日),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환청(幻聽), 땅이나 집 따위를 샀던 것을 도로 무름을 환퇴(幻退), 병이나 노쇠로 얼굴 모양이 아주 나빠지고 달라짐을 환형(幻形), 우주 만물이 환상과 같이 변화하는 일을 환화(幻化), 덧없고 괴이함을 환괴(幻怪), 교묘한 못된 꾀를 부려 농락함을 환롱(幻弄), 사람의 눈을 어리어 속이는 기술을 환술(幻術), 사람의 눈을 어리게 하고 마음을 어지럽게 함을 환혹(幻惑), 덧없는 몸이나 병으로 초췌하여진 몸 또는 남의 초췌한 몸을 조롱하여 이르는 말을 환구(幻軀), 실지로 있지 아니한 냄새를 맡는 현상을 환후(幻嗅),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로 빛남을 현환(炫幻), 정신이 어지러워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현환(眩幻), 나타났다 없어졌다 하여 생각으로 미루어서는 알 수 없는 변화를 변환(變幻), 떠 있는 환영 또는 떠도는 환상처럼 종잡을 수 없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부환(浮幻), 모든 일의 실답지 않음이 환영과 같음을 여환(如幻), 야릇한 술법으로 사람의 눈을 속임을 요환(妖幻), 물거품과 환상이란 뜻으로 세상이 허무하고 허전함의 비유하는 말을 포환(泡幻), 꿈과 환상이라는 뜻으로 허황한 생각을 뜻하는 말 또는 이 세상의 일체의 사물이 덧없음을 비유하는 말을 몽환(夢幻), 물 위에 뜨는 거품과 꿈이라는 뜻으로 삶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포말몽환(泡沫夢幻), 꿈과 허깨비나 거품과 그림자와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몽환포영(夢幻泡影), 여기 번쩍 저기 번쩍 나타나며 변화를 부림을 이르는 말을 섬롱출환(閃弄出幻) 등에 쓰인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말을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이르는 말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이르는 말을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復(돌아올 복, 다시 부)은 ❶형성문자로 复(복, 부)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复(복)이 합(合)하여 '돌아오다', '다시'를 뜻한다. 复(복)은 아래 위가 같은 모양이고 중배가 부른 그릇과 발의 모양과를 합(合)한 글자이며 본디 온 길을 다시 돌아 가는 일을,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가는 일을, 그래서 復(부)는 '오가는 일', '나중에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거듭하다', '다시', '또'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復자는 '돌아오다'나 '회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復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复(갈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复자는 성(城)을 되돌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가다'나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复자 이미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彳자를 더한 復자는 '(길을)되돌아오다'라는 뜻을 좀 더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復자는 후에 '회복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는데, 몸이 아팠다가 낫는 것도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復(복, 부)은 (1)초혼(招魂)할 때에 부르는 소리 (2)복괘(復卦) 등의 뜻으로 ①회복(回復)하다 ②돌아가다, 돌아오다 ③돌려 보내다, 되돌리다 ④고(告)하다, 초혼(招魂)하다 ⑤은혜나 원한을 갚다 ⑥겹치다, 중복(重複)되다 ⑦되풀이하다 ⑧채우다, 보충(補充)하다 ⑨머무르다 ⑩가라앉다, 여유(餘裕)를 가지게 되다 ⑪뒤집다 ⑫대답(對答)하다 ⑬실천하다, 이행하다 ⑭덜다, 제거(除去)하다 ⑮면제(免除)하다 ⑯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⑰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말씀드리다 ⑱복(復), 복괘(復卦: 육십사괘(六十四卦)의 하나) ⑲복명(復命), 주청(奏請) ⑳흙을 쌓아 지은 집, 그리고 ⓐ다시(부) ⓑ거듭, 거듭하여(부) ⓒ거듭하다, 다시 또 하다(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락(落), 떨어질 령(零), 떨어질 운(霣)이다. 용례로는 본디 상태나 자리로 다시 돌아감을 복귀(復歸), 부서지거나 없어진 사물을 원래의 모습이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복원(復元), 그전 모양으로 되게 함을 복구(復舊), 원수를 갚음을 복수(復讐), 잃거나 정지되었던 권리나 자격을 다시 찾음을 복권(復權), 한 번 배운 것을 다시 익히러 공부함을 복습(復習), 그만두었던 것을 다시 간행함 또는 그 간행을 복간(復刊), 명령이나 지시하는 말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되풀이 함을 복창(復唱), 어떤 까닭으로, 그만두었던 직을 다시 회복함을 복직(復職), 정학이나 휴학하고 있던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됨을 복학(復學),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한 번 쇠퇴한 것이 다시 성하여 일어남 또는 일어나게 함을 부흥(復興), 사라져 없어졌던 것이 다시 생기어 남을 부생(復生), 다시 회복함을 부회(復回),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옛일을 되찾음 또는 잃었던 나라를 되찾음을 광복(光復), 갔다가 돌아옴 또는 가는 일과 돌아오는 일을 왕복(往復),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일이나 건강 등을 나빠진 상태에서 다시 좋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회복(恢復), 원래의 태도로 되돌아 감을 극복(克復), 옛날 그대로도 돌아가고자 하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복고사상(復古思想), 욕망이나 사詐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극기복례(克己復禮), 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괴로운 일이 계속되다가 간신히 행운이 옴을 이르는 말을 일양내복(一陽來復), 상관으로부터 명령과 임무를 받으면서 그 내용을 되풀이 말하며 틀림없이 그 일을 해내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일을 일컫는 말을 복명복창(復命復唱), 어떤 일을 한번 끝내어 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을 일컫는 말을 종이부시(終而復始),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