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29 오전 10:27:31 마임페스티벌은
춘천마임축제에서 돌아오는 날 문득 다가온 귀한 생명의
태동이었습니다.
수많은 마임이스트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몸과 정성을 다해 사람들앞에 귀한 몸짓과 마음을
준비해 내보이고 사랑하는 모습을보면서 15년전인
1989년 제1회 한국마임페스티벌을 개최하던 그 시간이
떠올랐고 그들이 저 마음을 갖고 저몸짓을 갖고
15년이 지난 지금 1989년에 비워두었던 그 무대 한 편의
화두를 찾아서 하나의 낯선 이 화두를 안고 함께 작업해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우며 또 진정한
축제가 되지않을까해서..
마임이스트들을 보면서 통일을 축제로
준비하는 사람들의 환상이 보엿습니다. 착시였는지
알앗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늘 제곁에 두고도 제가
보지못햇던 일상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몸꼴의 윤종연이 분단의 어느
바닷가에서 오가는 종이배들의 모습을 보며 불빛을
등대처럼 밝히면 좋을거라고 생각햇습니다. 새새새의
이두성이 그 사랑한다는 한마디말을 하기위해 58년을
기다리다 마침내 만나는 날 새처럼 다가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주는 모습을 만들어주었음하고 55년간 인간이
손상하지않은 자연의 보루인 이 지구상 마지막 생태공원인
비무장지대언덕에 서서 지휘봉을 들고 아리랑을 지휘하는
모습은 이경열의 지휘자의 모습에서 보았습니다.
탯줄의 아픔을 보면서 분단의 언덕에 올라서서
하얀 웨딩드레스를입고 기다리는 아름다운 신부의
소리없는 손짓을 찾았고 노영아의 풍경팀은 환시같은
아름다움으로 축제의 그날을 준비하며 고향의
추억처럼 155마일 휴전선을 넘나듭니다. 바닷가에서
김봉석은 소년이 되어 갈매기에게 북녁의 또다른 아이에게
이 곳 얘기를 전해주고 고재경은 귀한 채소씨을 심어서
이곳에서 심은 그 과일과 채소의 열매가 넝쿨을 타고
올라가서 저곳 북녁에 열매맺게 가꾸는 사람이 되어줍니다.
조성진은 기다림과 아픔에 시린 사람들의 넋을
찾아서 그들과 춤추고 유홍영과 사다리팀은 종이배를
수없이 접어서 하늘로 띄우는 목각인형입니다. 강정균은
산에 올라서 보고픈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아침이 되면 철책을 걷고 다가간 북과 남의
사람들이 모여서 축구시합을 하는데 이 즐거운
놀이를 보여줄 사람들은 임도완의 사다리움직임연구소사람들입니다.
그렇게 같이 그림그리고싶어서 제1회 마임페스티벌이
있은후 15년만에 같은 제목으로 함께하자고 청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마임이스트도 이에
응해주지못햇습니다. 그래서 이 공연은 슬프게도
마임이스트없는 마임페스티벌이 되었으며 이제 마임페스티벌은
마임이스트들이 아닌 또다른 사람들의 소리없는
몸짓으로 또하나의 변방에서 소리없이 진행되는 환청같은
페스티벌이 되게되엇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이래서 컴퓨터그래픽으로
사람을 만들어 그 그리움을 위안받고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실물과 흡사한 사람을 만들어서 그 사람이 그렇게
움직이며 아름답게 공존하는 그리움을 그려내곤 하는가봅니다.
사람속에서 사람을 만날 수 없어서 혹은 대답없는 제안에
쑥스럽고 챙피해서 몰래 기다리며 보고파하면서
그를 보듯 그림을 그려서 생명을 대신해 공존하는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