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찬란한 모습으로 제 몸을 던지는 은행나무 아래서 한잎 두잎 허공 중의 은행잎과 작별을 했다 가야할 길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소멸 속에서 생명을 얻는 자 생명을 통해 소멸에 이르는 자 세상은 둘이라 생각했다 오래도록 그렇게 서 있었다 세상은 어두워지고 문득 고개를 들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영겁의 길 이별은 서로 하나가 되는 것 만남은 그대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렇듯 은행잎과 내가 다르지 않아 은행나무 아래서 나도 나무가 되었다.(조영옥) +++ 밝았습니다. 아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은행나무 아래서"를 만났습니다.
오늘 시인은 작별의 노래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하는 만남을 노래합니다. "만남은 그대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만남과 헤어짐 하늘과 땅 음과 양 나와 너 우리는 본래 하나였습니다. 본래사랑입니다. 세상만물은 이렇게 사랑으로 이어갑니다.
오늘은 은행나무 아래멈춰 저 푸른 하늘과 내가 하나가 되고 아버지와 내가 그리스도와 내가 당신과 내가 하나가 되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