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조 시인의 낭독입니다.
자화상
길은 늘 목마르다
문 열어라 꽃아*
목을 놓고 노래를 부르다가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너의 집
담 몰래 타넘고 빠져나가는
바람처럼 나는 간다
독락당은 바람 속에 있으니
나는 또
바람 속을 걸어가야만 한다
*서정주의 시 [꽃밭의 독백 ]
** 서정주의 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김형범 시인의 낭독입니다
청도에 가서
-이하석
작년 가을에 현대불교문인협회 시인들
여럿, 내 고향 청도로 소풍을 갔는데요
가창에서 출발하여 팔조령터널 빠져나오자
저 아래 먼 곳, 이서국 들판과 화양 읍성과
청도 남산 곳곳이 하얀 안개로 자욱하였지요
여기저기 뭉실뭉실 뭉게뭉게하는 안개
바라본 그가 한 마디 툭 내뱉습니다
시월이면 저 청도 땅 지하벙커 속 안개공장
풀가동된다 말이야, 저곳 급습하면 어떨까?
유등연지에서 잠시 사진도 찍고 얘길 나눌 때
총무 곽도경 시인이 그에게 심각하게 묻습니다
숙살지는 키 작은 가을 들꽃 하나 가리키며
선생님, 선생님 이 예쁜 꽃 이름은 뭐예요, 네?
잠시 빙그레 웃다가 그는 말합니다, 도-경-화
얼굴 붉어진 곽도경 시인은 가을꽃이 되구요
기필코 구름과 바람과 안개의 속내 속으로
들어가려는, 사람 얼굴에 꽃을 피우는 사내
정지홍 낭송가의 낭송입니다
동강할미꽃과 별
산 높아 물 깊은 강원도 영월
사월 봄날 동강 벼랑바위에
동강할미꽃 별처럼 뾰족뾰족
핀다 자주 보라 분홍 하양으로
또 연자주 연보라 연분홍 연하양
색깔도 크기도 모양도 여럿이다
잿빛 석회암 절벽에 핀
밤하늘 불 밝힌 별 모양 그대로다
동강할미꽃 저 별은 동강이 아닌
서강의 벼랑바위에도 피어난다
대구 시단의 동강이요 서강이었던
「동강의 높은 새」*를 쓴 시인도
「동강할미꽃」**을 쓴 또 다른 시인도
내게는 모두 다 밤하늘의 별이었다
육십 가까이 살면서 내게
뜨거운 사랑을 주던 사람도
견디기 힘든 분노를 안겨주던
세상 그 누구도 다 내게는 별이었다
어둔 길 밝혀주는 동강할미꽃
* 문인수 시인의 시
** 이하석 시인의 시
박윤주 연주자의
마지막순서, 축하곡 ' 님이여' 잘 들었습니다
첫댓글 수고 대빵이요~~~^^
늘 수고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