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文 동생의 대학 동창이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을 정권 말 ‘알박기 인사’라고 규정하며 “해당 사안이 감사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 요건 검토와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은 文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대표를 선출하는 무리수를 강행했다”며 “외형상 민간기업의 이사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한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앞서 부실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55.7% 보유한 KDB산업은행에 ‘유관기관에 대한 현 정부 임기 말 인사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두 차례 내려 보냈다. 인수위는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달 28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에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인 박두선 조선소장이 선임됐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권이양기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부실 공기업에 비상식적인 인사가 강행된 건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세금 4조1000억 원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이 절반이 넘는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의 공기업”이라며 “회생 방안을 마련하고 독자 생존을 하려면 구조조정 등 고통스러운 정상화 작업이 뒤따라야 하고 새로 출범하는 정부와 조율할 새 경영진이 필요한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또한 원 수석부대변인는 “금융위로부터 인사 중단 방침을 전달받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지침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사유도 불분명하다”면서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노무현 정부 때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산업은행 초대회장으로 4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文은 5년 전 취임하기 전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며 “특히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지목된 인사를 임명한 것은 단순히 상식과 관행을 벗어난 수준을 넘어서 관리감독 기관인 금융위의 지침을 무시한 직권남용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