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열렸다. 남아공 월드컵은 더 이상 유럽 대륙에 재능 있는 선수들의 공급처로만 남지 않고 세계 축구 역사의 주인공으로 발돋음 하겠다는 주인의식의 표현이었다. 세계 역사를 돌아보면 제 1세계들이 아프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만들고 노예를 데려와서 노동력으로 쓰던 때가 있었다. 이런 지난 역사의 흔적은 고스란히 축구 역사에도 남아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축구 영웅 지단은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인 동시에 프랑스의 식민지 국가였던 알제리인의 자손이었다. 프랑스인들은 자신들이 지배하던 나라의 후손에게 더없는 사랑을 보내고 영웅으로 대접을 했다. 세계에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하는 많은 소년들이 있지만 다들 지단이 될 수 없다.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단의 모습은 감동이고, 축구 선수를 은퇴한 이후에 재난과 아픈 사건이 터진 곳이라면 어디든지 다니면서 축구로 그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애쓰는 모습은 현대의 살아있는 영웅이다. 이런 검은 피부의 다국적 군단하면 사람들은 먼저 프랑스를 떠올렸는데 이제
이번 월드컵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독일 대표팀은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모인 팀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그중 이틀에 한번이면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기사에 오르락내리락 하던 선수가 있다. Mesut Ozil이란 선수가 있다. 현재 나이는 21살 1988년생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 이청용 선수와 동갑이다. 이 선수의 이적료는 2,500 만 유로 (1유로가 오늘 원화로 계산하면 1555.99 원이다. 즉 이적료는 3800 억에 해당한다. 이청용 선수의 이적료가 남아공 월드컵 이후 몸값이 상승하면서 144억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외질 선수의 몸값이 27배 높다) 외질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얼굴, 검은 머리와 눈썹, 즉 터어키 사람이다. 그러나 외질은 겔젠키르헨에서 자라났다. 겔젠키르헨(Gelsenkirchen)은 인구 60,000명의 작은 도시이다. 서울의 인구가 10,000,000 명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10,000,000 나누기 60,000을 해보자. 166.66666.. 으로 떨어진다. 서울의 166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양천구 정도의 규모에 해당하는 그 지역의 중학교 베르커 펠드 Berger feld (http://www.gesamtschule-berger-feld.de/)는 3800억의 스타 외질과 3000 억의 스타 독일 대표팀 골기퍼 마누엘 노이어를 만들어냈다. 한편 이번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지만 지난해 21세 유럽 선수권 우승의 주역인 Alexander Baumjohann, Benedikt Howedes, Sebastian Boenisch 도 이 중학교에서 자라났다. 그 외 Tim Hoogland, Michael Delura, Joel Matip 도 그 다음 월드컵의 주역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겔젠키르헨에는 전체 인구의 19.8 프로가 외국인이다. 이 지역은 19세기 후반 독일 철강 석탄산업이 일어났던 곳으로 이 지역에는 사업장의 작은 노동조합을 하나로 묶는 노동조합의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6만 정도의 인구 구성원 대부분은 철강 석탄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다.
그렇다면 철강 석탄업이란 가장 힘들다는 노동을 하는 겔젠키르헨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주말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데스리가 축구 클럽 살케 04이다. 겔젠키르헨의 인구가 6만인데 살케 04의 연간 회원권 소유자는 19,000명이다. 그리고 살케 04의 평균 관중은 5만 정도로 알고 있다. 또한 인구 6만의 작은 소도시의 축구 구장은 세계 10대 구장에 들만큼 으리으리하다. 인구 6만의 도시에서 열리는 주말 축구 경기에 5만명이
간다는 사실은 축구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매일 먹는 빵과 치즈가 아닐까? 살케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우리나라 K리그 07/08 시즌 최우수 선수였던 에두가 살케로 간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 그러고 보니까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스페인 레알마드리드의 영원한 주장이었던 라울이 살케로 옮길게 거의 확실하다는 보도를 들었다. 삼성이라는 세계적인 글로발 기업이 스폰서를 대주는 클럽을 저만치 뒤로 하고, 서울시 양천구 정도의 규모인 겔젠키르헨으로 떠났을까? 전세계적인 명성을 갖는 기업의 로고를 가슴에 다는 것보다 수원 삼성의 스타였던 에두는 매주 검은 깃발을 휘날리는 무시무시한 살케 서포터들의 함성 소리를 듣는 일이 더 자신의 축구 인생에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이것은 대한민국 축구팬들이 영원히 사랑할 선수 이영표 선수의 도르트먼트 생활시 했던 인터뷰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영표는 당시 계 3대 리그에 속하는 이탈리아 리그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팀인 AS 로마 이적을 거부하고 결국은 챔피언스 리그도 못 나가는 세계 4위리그에 해당하는 분데스리가로 이적을 했다. 도르트먼트도 독일의 대표적인 석탄 산업 지역이다.
이런 인생의 결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일까? 네임벨류나 돈 이전에 좀더
삶에 감동을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살케 04의 선수가 되면 가장 먼저 유스 시절에 하는 일이 있다. 살케 서포터들의 삶에 동참하고 이해를 하는 과정이다. 선수들은 철강 석탄 산업 현장에 찾아가서 노동자들과 함께 일을 하는 과정을 밟는다. 막장 지하갱도로 선탄차를 타고 들어가서 직접 검은 가루를 마셔가면서 석탄을 캐보기도 한다. 게티 이미지에서 펠릭스 마가트의 사진을 찾으면 광부 모자를 쓴 모습을 볼 수 있다. 잠시 살케 04가 마켓팅 용으로 하는 정도라면 세계 10대 구장인 아레나를 짓는데 서포터들이 돈을 낼 수 있을까? 살케 04의 아레나 구장은 독일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겔젠키르헨 노동자들이 실직 상황에 몰려서 노동자 투쟁이 한참이었을때에는
아레나를 그들에게 내주었다고 한다. 축구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이 서포터들이고 서포터들의 인간다운 삶이라는 생각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아주 세분화된 표값 정책을 운영한다. 살케 04 는 유럽피안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적이 있는 팀이다. 살케는 정말
중요한 경기, 큰 경기는 오히려 표값을 싸게 한다. 그리고 물론 VIP 자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장만큼 비싸지만 아주 싼 자리도 운영한다. 클럽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이러한 표값 정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고 또한 돈이 돈 없어서 축구를 볼 수 없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살케 04는 실제 이 지역 노동자들의 자녀들의 교육과 성장에 분명한 관심을 가지고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고, 그 결과로 박지성 선수보다 2배 정도 높은 예상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스타 마누엘 노이어와 메수트 외질을 탄생해 낸 것이다. 서로 장점을 나누고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할 수 있는 똘레랑스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재능과 노력만으로는 큰 일은 이룰 수 없다. 축구 기술로는 언제나 세계 최고였던 스페인 축구팀이 이제야 겨우 우승을 한번 한 일은 다양한 지역적 특성들이 늘 으르렁거렸던 지난 역사가 원인이라고들 한다. 그리고 스페인 대표팀을 오래 주도했던 라울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다고들 한다. 그렇다. 대업을 이루는 일은 타인을 받아들이고, 배우는 일에서 시작한다. 나눔은 당장 보면 손해 나는 일이지만 조금만 참고, 그 일을 계속 해보라. 혹시 알까 내가 나누어준 사람이 제2의 박지성이 될지. 그리고 어느날 내가 친절히 대해줬던 검은 피부의 그 가나 소년이 우리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첼시의 에시앙처럼 성장해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원정 4강을 달성할지 모른다.
펌 : http://nogals.tistory.com/entry/%EB%8F%85%EC%9D%BC-%EC%B6%95%EA%B5%AC%ED%8C%80%EC%9D%98-%EC%8A%A4%ED%83%80-%EC%99%B8%EC%A7%88%EA%B3%BC-%EB%A7%88%EB%88%84%EC%97%98-%EB%85%B8%EC%9D%B4%EC%96%B4%EB%8A%94-%EC%96%B4%EB%96%BB%EA%B2%8C-%ED%83%84%EC%83%9D%ED%96%88%EC%9D%84%EA%B9%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