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더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 기운이 피어오릅니다. 우리 모임도 다시 사찰순례를 시작해 보자고 뜻을 모으고 첫 목적지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오대적멸보궁 중 사자산 법흥사를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4. 6일 드디어 순례를 떠나는 날인데, 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그래도 어렵게 다시 시작하는 순례를 비가 조금 온다고 하여 늦출 수는 없다고 고집을 부려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오늘도 순서와 관계없이 현판 먼저 보고 가겠습니다.
사자산 법흥사라고 되어 있지요. 부처님은 종종 인사자 즉 사람 중의 사자로 표현이 되어지기도 합니다. 사자와 같은 위엄과 지혜를 갖추신 분이라는 뜻이겠지요.
예전에는 이곳 삼거리에 자그마한 주차장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안쪽으로도 음식점 등이 굉장히 많이 생겨서 복잡하게 되었지요.
요사이는 절마다 산문만 크게 지어서 마음에 안듭니다만, 법흥사는 그래도 나름의 변화를 준 산문을 만들었군요. 기둥 아래를 바치고 있는 동물은 코끼리와 비희 입니다. 비희는 용의 일종이라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지요. 비희는 비석아래에 있을 때, 귀부라고 불리지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주문 안은 부처님께 속한 진리의 세계인데 이렇게 세속적인 간판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으니 어찌 하여야 할런지...
아래에서 위 천정을 바라보니 또 다른 멋이 있네요.
아래에는 금강문의 현판을 달고 있고, 위에는 원음루라고 쓰고 사물을 모셨습니다. 금강역사를 모시지도 않았고, 앞으로 모시기에도 공간이 아닌데, 그저 굳은 신심을 다지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일까요?
원음이라는 말은 일승원음 즉 진리의 소리라는 뜻이니, 절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그저 신호음이 아니라 진리의 소리를 전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종이 아니라 범종이 되는 것이지요.
왼쪽 언덕에 모셔져 있는 이 부도는 징효대사 절중의 부도인데, 사자산파의 창시자인 철감국사 도윤의 뒤를 이어서 흥녕사(법흥사의 옛이름)를 크게 중흥시킨 분이십니다. 아래쪽으로 잘 생긴 부도비도 서있지요.
왼쪽 위로 삼성각 건물을 모셨는데, 칠성, 독성, 용왕의 세분을 모셨습니다. 산신이 빠지고 용왕이 들어간 것이 조금 특이하지요. 바닷가도 아닌데...
삼성각을 살펴보면, 우리는 민중들이 무엇을 원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독성 나반존자를 모신 이 그림을 자세히 보세요. 왼쪽에 큼직한 모란이 탐스럽게 피었잖아요. 바로 부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동자가 다리는 차는 무병장수의 감로수라고 할 수 있지요.
새로이 만든 작은 전각에는 모래로 만든 만다라를 보존해 놓았습니다. 보통 만다라는 다 만들고 나면은 바로 부수어 버립니다. 아무리 아름다고 장엄한 세계라고 하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성주괴공의 이치를 떠날 수 없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와 같이 법흥사 적멸보궁을 참배하러 간 도반들입니다. 새로운 얼굴이 보이지요.
적멸보궁으로 올라가는 이 길은 소나무가 쭉 뻗어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도 혼자서 운전하느라고 고생한 후배를 한 컷 올려줘야 다음에 또 .....
올라가는 길에 왼편으로 요사채 건물에 못보던 글씨가 있습니다. 첫글자가 어렵지요. 법(法)자라고 합니다. 잘 보니 사슴 록 (鹿)자를 빼면 법자가 맞지요. 옛글자로 써 있어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삼성각에서 어찌 산신이 없으신가 했더니 위에 산신각을 따로이 모셨습니다. 그런데 산신을 삼존으로 모셔서 또 특이하군요. 남산신, 여산신, 두분을 함께 모신 산신도가 한 전각에 있습니다.
요사이는 남산신들만 너무 많아서, 좀 그렇더니 여기 여산신을 모셨길래 한번 올려봅니다.
저는 꽃이름은 잘 모릅니다만, 생긴 모습이 원추리 같지요. 원추리는 옛날에 집 뒷편에 많이 심었습니다. 한문으로 훤이라고 하는데, 어머니를 뜻하는 훤당이라는 말이 바로 이 원추리에서 나왔습니다. 꽃몽우리가 뽀족한 것이, 아들 낳게 해 달라는 소원을 말하고 있지요.
드디어 적멸보궁에 도착했습니다만, 비가 변해서 눈이 되었습니다. 봄이 되었다고, 편하게 입고 갔다가 올해의 마지막 눈을 만나서 애 먹었습니다.
불꽃처럼 타오르던 번뇌와 욕망이 다 멸한 고요하고 평화로운 진리의 세상이 바로 적멸보궁입니다.
법흥사 적멸보궁은 좀 특이하지요. 한쪽은 무덤형식이고, 옆에는 부도형의 탑이 있습니다.
아랫쪽으로는 새로이 병풍석을 해서 둘렀습니다. 좌우로 사천왕상과 가운데로 부처님 일대기를 팔상성도로 해서 모셨군요. 요사이는 와불상을 모시는 경우가 많아 졌지요.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와불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열반상이라고 해야 옳겠지요.
부처님은 진리의 본체이시니 나고 죽음이 없습니다만,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보여 주시기 위하여 짐짓 방편으로 이러한 모습을 보이신다고 하지요.
요선정 물가는 경치도 좋고 해서, 날 좋을 때는 점심먹고 가는 곳인데 오늘은 너무나 추워서 한번 쓱..
날이 춥다고 망설이더니 올라와 보고서는 너무들 좋아합니다.
복주머니 부처님을 뵙더니 맘에 들었는지 집으로 모시고 가겠다고 이렇게 용을 쓰고 있네요. 부처님은 마음에 모시고 가라고 했더니, 알았다고는 하는데...()()()
첫댓글 자세한 설명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찰의 겉모습만 취재를 합니다 진면목은 대웅전이나 부대 사찰 내부에 봉안된 불상이나 탱화에 있습니다 감로탱화도 다르니 잘 찾아보시면 부처님회향에서 만나는 법향이 재미가 가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