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학기행(1)미륵사5층 석탑?보석박물관?화석전시관
겨울의 끄트머리에서 찬 바람을 일으키는 대지에 맞서 어둠을 밀어내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뜻을 같이하고 가슴속에 공동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대합실안으로 들어갔을 때 지부장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손을 잡으며 안부를 묻는 모습이 참 포근하다. 나를 문학회에 이끌어내 주었고 언제나 인간적으로는 형님처럼 문학적으로는 선배로써 충고를 아끼지 않는 참 좋은 작가이다. 다른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커피 한잔으로 차가운 아침을 밀어내었다.
여러 가지 준비로 분주했던 사무국장님이 도착을 한 후 우리를 담은 소형버스는 예산을 출발했다. 원래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버스가 출발하자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다. 예산에서 응봉을 통해서 광시에 도착을 했고 그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하 수필가와 합류한 후에 광천에서 신 시인을, 대천에서 송 시인을 태우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통해서 익산으로 향했다. 차창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문학에 대하여 서로가 공감하는 부분을 말하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리들은 동군산 IC를 빠져나와 익산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사전답사를 하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중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서 갈 수 밖에 없었다, 처음 계획했던 것을 기본으로 해서 도중에 수정을 하면서 기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들이 제일먼저 닿은 곳은 미륵사지였다.
미륵사에 대한 창건설화에 의하면 백제 제 30대 무왕의 이름은 璋(장)인데 어머니는 과부로 서울 남쪽 못 가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용과 정을 통하여 장을 낳았다고 한다. 장은 마를 캐어 파는 것을 생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이름은 서동이었고 신라 진평왕의 공주 선화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신라로 가서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쳐 주며 부르게 하였다. 이 동요가 궁중에까지 알려지자 결국 선화공주는 왕후가 준 황금 한말을 노자로 하여 귀양을 가게 된다. 이 때 서동은 선화공주를 취하여 백제로 돌아오게 된다.
선화가 모후가 준 황금을 내어 생계를 도모하려하자 그때야 서동은 황금이 보배임을 깨닫게 되고, 마를 캐던 곳에 흙더미 같이 쌓여 있던 금을 사자사의 지명법사의 신력을 빌어 신라 왕실에 보내게 된다. 이후 인심을 얻은 서동은 왕위에 오른 후 왕비와 함께 사자사에 가던 중 용화산 아래 큰못에서 미륵삼존이 출현하므로 수레를 멈추고 경배하였다. 이에 부인은 못을 메우고 여기에 커다란 절을 세울 것을 소원하므로 왕이 허락하고 지명법사에게 못을 메울 방법을 물으니 법사는 신력으로 하룻밤 사이에 산을 허물어 평지를 만들었다. 그곳에 彌勒三會(미륵삼회)의 殿(전) 塔(탑)낭무를 세 곳에 두고 미륵사라 하였다고 한다.
우리들은 먼저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관람했다. 전라북도에서 미륵사지에 있는 출토유물을 현장전시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공개하여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민의 사회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을 1992년 착공하여 1997년 5월 개관하였다고 한다. 전시관은 미륵사지의 경관을 고려하여 중심지역보다 낮은 위치에 세워 지형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고 모양은 미륵사지 석탑의 이미지를 살린 것으로 지붕 처마선의 날렵함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멀리 가건물이 보여 그 곳에서 미륵사 5층 석탑이 복원 중에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그 곳으로 행했다. 내 생각대로 그 안에는 해체되어 작업을 벌이는 현장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날은 날씨 때문인지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실내에 들어가서 관람을 하는 코스를 만들어 놓아서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무왕과 선화공주의 전설이 내려져 오는 미륵사지 내에 있는 이 석탑은 미륵사지 서원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현존하고 있는 국내 최고, 최대이며, 석조건축술 역시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석탑의 시원(始原)이라고 한다.
석탑의 건립연대에 관하여는 석탑 자체가 지니고 있는 양식과 수법 그리고 삼국유사'무왕조'의 내용 등을 종합 고찰해 볼 때 백제 후기인 무왕대(600년~641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탑의 구조를 살펴보면 화강암을 이용하여 조성하였고 정면3칸, 측면3칸의 정방형으로 축조되어 있다고 한다. 옆에 동원 9층 석탑이 건립되어있었는데 1974년 동원 탑지를 발굴조사한 후 기단의 규모와 형태 및 출모유물로 보아 동원탑지의 서탑과 같은 백제시대의 석탑이 있었음을 알고 1991년 복원을 시작 1992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데 왠지 옛 맛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들은 기념사진을 찍은 후 그 곳을 빠져나와 익산보석전시관으로 향했다. 한번 와 본적이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익산 보석박물관은 익산시에서 백제 문화유적과 보석의 아름다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사만 삼천 여 평 규모의 왕궁보석 테마관광지내에 건립되었으며, 진귀한 보석 원석 등을 11만 여점 이상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입장료가 3,000원이었는데 관람을 하고 나온 우리들은 관람료가 비싸다는 생각을 하였다. 에스컬레이터로 2층으로 올라간 후 화살표 방향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각종 보석의 원석과 가공과정 그리고 가동된 후의 보석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석의 역사나 채굴과정 그리고 탄생석에 대한 설명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고 특별전시관은 학생들의 졸업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곳 옆에 있는 화석전시관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지질시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석전시관에는 시대별 각종화석과 익룡, 수장룡, 실물크기의 골격공룡 등을 전시하여 청소년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야외 전시장에는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나 보았던 몇 마리의 거대한 공룡의 모형이 서 있었다. 새끼와 함께 한 공룡, 싸우고 있는 공룡 등이 공원을 장식하고 있었고 옆 작은 설치물 안에는 여러 종류의 닭을 전시해놓았다.
그 곳을 떠난 우리들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추천해준 ‘물 머리집’이라는 음식점으로 갔다. 한 방에 자리를 잡고 공지사항을 전달 한 후에 메기 매운탕과 참게 탕으로 식사를 하며 술 한 잔 나누며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한 자리에 오래 머물게 하기에 그 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서 다음 일정을 서둘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