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길도 역시나 막힘없이 씽씽달려
예상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시작점에 도착
아직은 쌀쌀한 아침공기속을 가르며 아라메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앞서 걷고싶어 빨리빨리 걸어 선두에 섰더니 공고옆으로 빠지는 길로 사람들이 들어가며
그길이 아니라고 합니다...에고에고...
순식간에 맨 꼬랑지가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봄이지 않습니까?
좋은 사람들과도 함께 있지 않습니까?
더욱좋은것은 가는길 중간에 그리도 보고싶던 웃는 부처님도 계시고
너무도 따뜻한 뜻을 가진 절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멋진 마을 모습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 동네엔 수선화가 지천입니다.
마음같아선 한뿌리 캐가고 싶으나 그도 아니면 한송이 꺾어 머리에라도 꽂고 가고싶으나
그런 마음으로 길을 걸으면 나중에 부처님한테 혼날까봐 시커먼 마음을 꾹꾹 눌러닫았습니다.
이녀석들 절친입니다.
죽고못사는 사이랍니다.
초딩1학년때부터 절친이었습니다.
6년을 다툼한번 없이 너무도 신나게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사이좋게 서로 위해주며 인생길을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소나무가 있는 마을은 어쩐지 좀 달라보입니다.
큰 인물도 났을것같고
후덕한 인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을것 같고
어릴적 외갓집 들어가는 초입에 이렇게 멋진 소나무 숲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나무를 다 베어버려 예전 그모습은 없지만
이 소나무 숲을 보니 외갓집 마을에 들어서는 고갯마루에 선 느낌이 드네요.
이번 길은 참 다양한 경로를 거치네요.
아늑한 마을을 벗어나자 차가 씽씽달리는 도로로 들어섰는데
저수지라기엔 너무도 큰 댐같은 곳도 지나고
터널도 지나고
큰 호수같은 물도 만납니다.
차도로 걷느라 긴장이 되긴 했지만 봄빛에 물든 산과 들과 물빛을 보는게 즐겁기만 했습니다.
강댕이뭐라했는데...이것도 불상인가요?
안내문을 읽어놓고도 기억을 못합니다.ㅡ.ㅡ
여기서부터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그 유명한 서산마애삼존불상이 지척이었거든요.
보고싶다 보고싶다 노래를 불렀었는데 드디어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나는 신이 나는데 일행인 네 남자는 그저 걷는게 지겨운가 봅니다.ㅎㅎㅎ
마애삼존불상을 보러 올라가는 길엔 현호색이 지천으로 피어있었습니다.
지천으로 핀 현호색은 어쩐지 신령스럽단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꽃도 이쁘고 부처님 웃는 얼굴도 이쁘고 보고싶던 것을 보았으니 살면서 원하는것 하나는 이날 해결되었습니다.
부처님을 뵈옵고 내려와 잠시 쉬면서 오랫만에 가족사진을 찍어봅니다.
민망하다 하지않고 수건을 머리에 둘러싸고 시키는대로 사진도 잘찍어주는 친절한 울집 남정네들입니다.
첫댓글 다음글이 기대됩니다.
훌륭한 문장솜씨 날로 일취월장입니다.
새터님이 앞에서 걷는 게 좋다구 새터님따라서 맨 앞에서 걸었는데.... 한참 걷다보니 길을 잘 못 들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