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뻥이요~~~~
시골와서 10년을 살았지만, 뻥튀기집에는 첨으로 가보았습니다.
옛날 나무 때서 돌리던 기계는 그대로인데 나무대신 가스불을 넣고,
돌리는 것은 모타에 연결해서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개조가 되었는데~~
뻥~~~하고 터지는 구수한 소리......만큼은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더라구요...
그 구수한 냄새때문에 하루종일 뻥튀기 아저씨 곁을 떠나지 못하고 주저 앉아 구경했던 어린시절
추억이 떠올라서 재미있었습니다. ^^

현미와 검은콩과 무말랭이를 튀겨왔어요.
현미는 강정만들고, 검은콩은 심심풀이 땅콩 대신이구요,
무말랭이는 물끓여 먹으면 좋다고 어머님께서 적극 추천하셔서 해보았는데, 둥글래차 같고 맛이 좋습니다.

급히 뻥튀기를 튀겨온 데는 어머님께 강정만드는걸 배워보고 싶어서였어요.
어머니는 명절때마다 강정을 직접 만드셨다고해요...
그렇지만 제가 시집오고 나서는 직접 만드시는걸 한번도 못 보았어요..
어머니와 마을 친구들이 모두 어울려서 협동작업으로 함께 만드셔야하는데
이제는 모두 연로하셔서 읍내 가게에서 만들어 놓은걸 사다가 드시거든요.
결혼하고 첫 명절에 엿 만드시는 것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으니 그나마 행운이었던것 같아요.
아주머니들이 서로 엿을 잡아 늘려 던지고 댕기고 하면서 가락엿이 되어가는데, 정말 신기한 풍경이었어요.
그 후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이제는 어깨와 팔이 아파서 어느 집에서도 엿을 만들지 않게되었으니,
많이 아쉽지요...
그러고보니 시집 오기 전에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들,
구경도 못해본것들을 시집와서 많이 보고 배웠네요. ^^
어머님 묵쑤시는 것도 거들어보았고, 엿 만드시는 것도 배웠고, 고추장 된장 만드는 것도 시집와서 어머님께
첨으로 배웠으니까요...지금도 일하다 막히는 것은 어머님께 전화로 여쭤보곤하는데
울 어머님이 자꾸 연로해지시니, 가슴이 먹먹해요...
이번에도 강정 만드시는 거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조심히 여쭈니,
어머님께서 서둘러서 빨리 튀밥 튀겨오라고 재촉하시네요.
어쩌면, 다시보기 힘든 일이 될지도 몰라 번거로운 일을 벌려보았습니다.

먼저 생강엿을 200그람정도 솥에 넣고 부글부글 끓이시더라구요.
일반 조청도 된다고해요.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물엿은 액상과당으로 만든 것이라 별로에요...
액상과당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구요...

강정은 엿과 튀밥만 있으면 만들 수 있을줄 알았는데, 뜻밖에 재료가 들어가더라구요.
기름과 설탕이었어요.
기름을 넣지 않으면 썰 수가 없고,
설탕을 넣지 않으면 강정이 굳지를 않는다고 하네요...
오호~~
포도씨유 한숟가락과 설탕 한숟가락에 이런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을 줄이야...

수분이 졸아서 엿이 부글부글 끓어오를때 튀밥 한대접을 붓습니다.
생강엿과 튀밥의 양은 해보면서 적당한 양을 결정해야한다고 합니다.
엿을 젓고 계신 손은 저희 시어머님의 손입니다 ^^

튀밥에 생강엿이 골고루 묻으면 빨리 주걱으로 꺼내서 강정틀에 넣어 손으로 매만져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엿이 식어버리면 강정이 뭉쳐지지 않으니 뜨거울때 빨리 해야해요...
이 작업에 등장하는 손은 장담아주러 오셨던 저희 작은형님 손입니다..^^

그런다음 홍두깨로 밀어서 눌러줍니다. 서로 잘 달라붙고 떨어지지 않게 밀착시키는거지요.
여기는 남편 손입니다. ^^

틀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낸 후 살짝 식혀서 자를 대고 칼로 썰어줍니다.

자는 집에 있는걸 닦아서 사용했는데, 칼질이 위험하기때문에 자가 좀 두툼한 나무자여야 한다고 합니다.
아, 강정 틀도 넘 작았어요. 제가 도구 욕심이 있어서 전에 인터넷으로 구매해둔 거였는데, 스텐으로 되어
있어 좋아보여 구매했건만, 와서보니 너무 작더라구요. 그래도 이번에 아주 잘 써먹었어요..^^
이 손도 남자손...남편의 손이네요...^^

완성된 현미 강정입니다...간간이 호두 박힌 것도 좀 있구요..

그외 깨강정도 만들었는데
이빨에 넘 끼는 것이 흠입니다.....
생강엿으로 만든 강정이라 생강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구수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여러 사람이 함께 재빨리 움직여야 하는 공동 작업이라 번거롭고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완성하고나니, 웬지 기운이 쫘악~ 빠지더라구요...한 일도 없는데...ㅎㅎㅎ
아~~ 제 손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것과, 완성된 강정을 집어 먹는데만 썼습니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