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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과 관련된 대부분의 책은 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읽었다.
다만, 아직까지 워렌 버핏이 직접 작성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물론, '나,워렌 버핏처럼 투자하라'라고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책이 있는데 이 책은 비록 워렌버핏이 직접 펴 내진 않았지만 워렌 버핏이 직접 쓴 글을 모은 것이나 워렌 버핏이 아닌 다른 사람이 엮어 펴냈다.)
그런 워렌 버핏이 직접 요청을 하고 자서전을 출간했다고 하니 얼마나 기대에 차고 읽고 싶은지 모를 지경이지만 번역의 문제로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출시된 후 1년이 다 되어 출시가 되었는데 그러고도 난 이제서 읽게 되었다. 그것도 출시되자 마자 구입을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말이다. 이유를 모르지만 이 기회에 읽으려고 했던 워렌 버핏과 관련된 책을 한 번에 읽으려고 해서 그렇다. 꼭 워렌 버핏은 아니고 벤자민 그래이엄의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보통 책을 출 퇴근 시간에 전철에서 읽고 집에서 읽는데 책은 1,2권으로 나눠져 있고 1권의 책 두께가 본 편만 1,000페이지를 넘는다. 게다가 주석까지 있으니 책의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이런 두꺼운 책을 갖고 다니면서 보기엔 부담이 심해 집에서만 읽게 되었다. 집에서도 보통 책을 들고 다니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읽는데 잠시만 읽어도 무거워 아예 책을 책장 위에 펴 놓고 읽었다.
먼저, 이 책의 방대함에 정말 놀랐다. 위인전이나 누군가의 전기에 관한 책을 그렇게 많이 읽지 않아 그런지 몰라도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까지 일일히 꼼꼼하게 묘사되고 서술했는데 아직 살아있는 인간에 대해 쓰다 보니 궁금한 점은 일일히 워렌 버핏에게 질문을 통해 해결하기 때문에 더더욱 자세하게 이야기가 진행 된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도 해본다.
어릴적 워렌 버핏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고 유명하다. 어릴 때 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이나, 도서관에서 주식이나 경영, 투자와 관련되어 있는 책을 전부 읽었다고 하는 것이나 - 거의 1,000권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생 시절에 - 일찍히 돈에 눈을 떠 핀 볼게임 사업을 하고 코카콜라를 팔고 신문 배달을 통해 돈을 버는 등 워렌 버핏은 단순하게 우리와 같이 평범한 사람과는 아무래도 좀 다른 외계인과도 같은 인물이라고 봐야 한다.
내 나이 10살에 난 아무것도 모르고 유리창 깨고 혼 날까봐 부모님들이 오시기 전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중간에 깬 후에도 자는척을 하면 지냈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말 그대로 경제라는 개념 자체도 없고 용돈이라는 개념도 없이 살았던 내 어린 시절과 비교하면 말이다.
이런 유명한 일화들은 다른 책에서도 얼마든지 읽었고 또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이런 일화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워렌 버핏 자신이 직접 그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그 일화에 대해 소개를 한 후 워렌 버핏 자신이 직접 '그랬어죠. 그 때는 그런것에 대해....." 이런식으로 말이다.
이런 일화들이 다른 책에는 좀 뜨문 뜨문 워렌 버핏에 대한 위대함이나 그의 투자 방법이 체계화 된 것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려 나오지만 이 책은 그것이 워렌 버핏이 살아간 자연스러운 방식이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더 자세하고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여타의 책에서 당연히 워렌 버핏의 투자방법이나 투자 철학, 그가 투자를 통해 거둬들인 회사들과 그 회사들을 투자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그 회사의 가치를 산출했는지 예측하고 그 회사의 CEO들과 만나 어떤 식으로 거래했는지에 대한 전설적인 이야기 - 만나지 단 10분만에 몇 백억, 몇 천억 회사를 인수하기로 합의 한 내용 - 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책은 단순하게 그런 점에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워렌 버핏의 생짜 그대로의 모든 것을 정말 낱낱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완성 된 후에 워렌 버핏이 먼저 자서전을 부탁했지만 작가와 소원해 졌다는 소문이 있는 데 사실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미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있는 워렌 버핏에 대한 정보는 뉴스나 책을 통해 접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좀 피상적인데 이 책에는 워렌 버핏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책 내용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워렌 버핏의 아버님이 하원 의원으로 정직으로 신념으로 삼고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것에대 굽히지 않던 행동은 결국 워렌 버핏의 지금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나로써는 전혀 알지 못했던 워렌 버핏의 어머니를 워렌 버핏이 얼마나 두려워 하고 같이 있는 것을 꺼려 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물론, 어머니를 그렇게 대한 것은 워렌보다는 어머니의 행동에서 나오는 결과였지만 말이다.
또한, 워렌에게 있어 그의 부인인 수지와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에스트로(맞나? ㅋㅋ) 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서술하고 있다. 단순하게 워렌 버핏은 일과 가족 두 가지를 다 완벽하게 만족하는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두가지를 모든 사람에게 존경 받을 정도로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워렌 버핏 정도의 인물이라면 당연히 가족은 어느 정도 희생되어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맞았다는 서글픔이 이 책을 읽고 생겼다. 비록, 둘 사이는 공식적으로는 깨끗하고 완벽하게 보였지만 그 내부에는 - 주로 수지쪽이였지만 - 곪았던 종기가 터져서 둘은 별거아닌 별거를 하게 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별거랑은 이게 또 좀 틀리다. 둘 사이는 비록 육체상으로는 별거에 들어갔지만 정식적으로나 영혼적으로는 여전히 부부사이라는 것이 이 책에서 밝히는 둘 사이의 최종 결론이다. (물론, 2권을 읽으면 좀 달라질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워렌 버핏은 투자가로써는 천재이며, 모든 사람의 존경과 시기와 부러움을 사는 대상이지만 일상 생활인으로써의 워렌 버핏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상대방의 어느 정도의 도움이 만족되면 - 순전히 워렌 버핏이 생각하는 - 그 이상은 오로지 투자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수지라는 여자와 결혼하여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에스트로라는 여인에게 생활인으로써의 도움을 얻고 있고 - 이 여인에게는 특별한 영혼적인 교류는 1권까지는 없다. -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과 진정으로 결혼하여 살고 있는 대상자는 바로 버크셔 헤서웨이 하나 뿐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어떤 새롭게 집중을 해야 하는 대상이 나타나면 그가 남자건 여자건 완전히 100% 집중해 모든 것을 다 바치기 때문에 비록 나이차가 20살 정도 나는 캐서린 그래이엄과의 관계는 불륜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의 친말함을 보여주는데, 결코 그런 느낌이 나는 단계로 전혀 발전하지 않았지만 과도한 남녀간의 만남에 세상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것이 수지와 별거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되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1권에서는 여러 인수 합병건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그가 회사를 인수하는데 편법과 내부자 거래를 통해 인수했다는 의심을 갖고 조사하는 증권거래위원회와의 논쟁에서 오히려 그가 진정으로 정직하게 투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는 워렌 버핏이 어떤 식으로 회사의 가치를 산정하고 어떤 식으로 그 회사의 가치를 발견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워렌 버핏이 어떤 식으로 회사에 접근하고 상대방 회사의 CEO와 만나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자사하게 나온다.
어차피, 워렌 버핏이 이야기한 대로 '정확하게 맞는 것보다는 비슷한 범위에 들어 오고 그 회사의 미래를 예측 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CEO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라면 굳이 어떤 식으로 가치를 산정하는지 알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워렌 버핏은 인수하려는 상대방 회사의 CEO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얼마나, 열심을 갖고 노력하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힘쓰며 자신의 일을 일이 아닌 즐거움으로 회사를 정직을 갖고 운영하는지에 대해 가장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물론, 워렌 버핏이라고 무조건 다 성공하는 투자를 한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투자를 한 후 실패처럼 보이는 인수건도 있지만 결국 인수 후 그 회사의 장래를 믿고 회사의 CEO를 믿고 끝까지 가 결국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매수 당시에 좋다라고 했지만 후에는 돈을 벌기는 커녕 돈을 까먹기만 하는 회사를 인수한 적도 있는데, 워렌 버핏의 위대함 점은 이런 것을 깨끗하게 인정한다는 것이다.
1권까지의 내용은 1980년대 까지의 내용이다. 워렌 버핏인 이제 막 미국이라는 초 강대국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그들끼리의 사회에서만 유명인사이며, 존경을 받는 시기에 해당하는 내용이고, 그의 가족사에 대한 정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자녀들에게도 결코 돈과 관계해서는 헛투로 단 돈 10원도 그냥 주지 않았다. 무조건 조건을 걸었고, 심지어 내기를 걸었다. 더구나, 그 내기라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유리하게 했다는 것이다. 자녀들과의 내기에도 말이다.
이를테면, 자녀들에게 어느 정도의 몸무게를 유지하면 용돈을 준다는 것인데 그걸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또한, 나같아도 자녀들이 형편이 어려워 도와 달라고 하면 어느 정도 도와 줄테지만 결코 10원 하나도 도와주지 않는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그는 돈과 관련되어서는 너무 탐욕스럽다고 표현한다.
물론, 자녀들에게 주는 도움은 워렌 버핏이 아닌 수지를 통해 이뤄졌지만 늘 워렌과 수지는 지출 부분에 대해 논쟁을 하고 서로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로 남았다고 한다. 이미, 어마어마한 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수지는 지출을 마음껏 했는데 그 부분을 워렌이 어느 정도 묵인한 것은 그가 가족에 대한 미안함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지금은 자신의 부를 거의 전부 사회에 기부했지만 이런 워렌도 처음에는 이런 기부에 대해서는 인지하거나 눈을 뜨지 못했다고 볼 수 있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다고 한다. 갖고 있는 부에 비해 내놓는 기부가 엄청 작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는 늘 스노볼을 기억하고 스노볼을 키우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조금씩 그런 기부에 대해 여러 사람들을 통해 배우게 되고, 깨닫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기부를 하지 않은 것은 기부 자체도 스노볼처럼 알아서 굴러가게 될 때까지 키우기 위해 그렇게 한 행동이다. 기부를 하기 위한 돈 자체가 알아서 굴러가 굳이 다른 사람의 도옴을 받지 않고도 그 기부할 수 있는 돈이 알아서 굴러가는 스노볼을 만들기 위해서 였고, 결국 그는 그것을 이뤄냈다.
이 책은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책 3-4권에 해당한다. 좀 말랑말랑한 책은 200~250권 내외이니 말이다. 단 1권을 읽었지만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스노볼 1권을 통해 얻게 된 지식이나 지혜는 결코 별다른 특색이나 볼 것 없는 책 몇 권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다.
이제 2권을 향해
GO~! GO~!
첫댓글 핑크팬더님 글을 보니 다시 한번 읽는것 처럼 새록 새록합니다. 한편으론 정말 남다르게 뛰어나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정말 평범한 가족의 한사람 이구나 싶기도 하고요~ 잼난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조만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