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날에 만난 엄나무 모둠에는 큰언니도 있고 작은언니도 있고 막내도 있습니다.
초등1학년 태희가 "큰언니, 큰언니~" 하고 부르는 초등4학년 도연이, 별하, 지수
작은언니 초등3학년 예나, 민경이, 지원이,
초등2학년 가연이,
이렇게 8명의 친구들과 봄 들살이를 시작합니다.
마을을 지나 산으로 가는 길에 구수한 냄새로 먼저 우리를 부르는
소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들살이탐험대에 몇번만 오게되면 코를 막고 소를 맞는 친구들은 거의 없어집니다.ㅎㅎ
왜 좋은 길 두고 이런 길로 가냐고 슬쩍 물어보는 친구도 았고, 재미 있어 하는 친구도 있고,
흙이 질퍽거려 불편하다는 친구도 있고, 무섭다는 친구도 있고... 첫 날이라 갖가지의 표정들이 나옵니다,
논 길이 끝나고 저수지 올라가는 길에 봄나물을 뜯었습니다.
지금 조금씩 올라 온 봄나물들은 그다지 쓰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다고
엄나무가 한껏 자랑을 했거든요.
좀 있다 맛보여 준다했더니, 역시 갖가지 표정들...ㅎㅎ
지난 가을에 나서 차가운 겨울을 견뎌낸 장한 나물입니다.
방석처럼 땅에 딱 붙어 위아래로 추위로부터 보호하는 모습이 대견하지 않나요?
햇볕을 골고루 받기 위해 어느 잎 하나 겹쳐져 있지 않은 질서가 참 이쁘지요?
붉은 점으로 단맛을 나타내는 어린 달맞이꽃도 나중에 간식으로 먹으려고 잎을 몇장 뜯었습니다.
오늘 걸으면서 처음 만난 가파른 길, 조금은 힘들었겠죠?
하지만 이 길 위의 저 끝에 오르자마자 보이는 탁~ 트인 저수지를 보면
아이들의 마음 속에 시원한 감동이 일지 않을까 엄나무는 생각했습니다.
얼마전 내린 비로 물이 불어 난 저수지를 건너려니 신발이 걱정입니다.
한명씩 안고 업고 건넜지요.
안겨서 건너는 가연이가 묻더군요, " 엄나무는 안 무서워요? 나는 너무 무서운데..."
짧은 오전 시간에만도 오만가지 감정들이 마음 속에 오고 갔던 아이들 입니다.
몸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에너지가 필요하겠지요?
맛난 점심,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젠 산에서 어떻게 놀아야 하는 지를 슬슬 깨쳐 갑니다.
서로 도우면 한결 쉽고 재미나다는 것도 알겠지요?
삐뿔빼뚤, 미끌매끌, 울퉁불퉁한 길도 곧잘 걷습니다.
놀잇감도 만들어 놀 줄도 압니다.
금곡마을 뒷산 중에 좀 가파른 산을 하나 오르고 두번째 산 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 온다고 덥기도 하고 목도 마르고,
드디어 시원한 봄나물 샐러드를 먹을 시간입니다.
엄나무가 미리 준비해온 사과, 오렌지, 땅콩,
그리고 아이들이 간식으로 챙겨온 방울토마토, 불루베리와 함께
아침에 뜯은 봄나물을 넣고, 플레인 요거트에 버무려 시원한 샐러드를 완성했습니다.
감태나무 가지로 만든 젓가락으로 샐러드 한 컵씩을 뚝딱 했지요.
참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 고마웠어요.ㅎㅎ
다른 모둠 아이들과 다 같이 공동체놀이를 했습니다.
그때그때마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규칙을 만들어 다양하게 즐겼어요.
놀이를 통해 크는 아이들,
그 공간이 '스스로 그러한' 자연스러운 '숲'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다음 달에도 자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 집니다.
첫댓글 지수가 행복해하면 집으로 들어왔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한지수는 4학년이랍니다
앗!! 큰언니 지수가 아직 안 봤어야 할텐데요... 살짝이 고쳤습니다.^^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커가는 모습이 대견대견하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