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유명한 이른바 “너 자신을 알아라(gnothi seauton)”는 소크라테스가 최초로 한 말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델포이(Delphoi)의 아폴론(Apollon) 신전에 각인되어있던 잠언들 중 하나였고, 그것을 소크라테스가 인용하여 쓰면서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더 유명해졌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역리(逆理: paradox)로 유명한 이른바 “나는 오직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무지하다)는 사실만 알 따름이다”는 잠언은 고대 그리스 전기작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iogenes Laertios, 서기3세기경)의 저서 《유명한 철학자들의 일생과 사상》 제2권 "소크라테스" 제32절에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 잠언은 더 일찍이 고대 로마 정치인 겸 법학자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서기전106~서기전43)가 《학자들(Academica)》 제1권 제16장에 출처를 밝히지 않고 인용한 고대 그리스 문헌에 적힌 “그는 한 가지 사실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모른다(ipse se nihil scire id unum sciat)”는 문구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소크라테스는 정확히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플라톤, 《소크라테스의 자기변론》, 제21d절).
그리고 플라톤의 《파이돈(Phaedo; Phaidon)》에서 소크라테스는 독물을 마시고 숨지기 직전에 친구 크리톤(Crito; Kriton)에게 다음과 같이 유언했다.
“크리톤, 내가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으니, 나 대신 자네가 그 신에게 닭 한 마리를 바쳐주게.”
‘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신 아폴론과 코로니스[Coronis: 라피타이(Lapithai)의 국왕 플레귀아스(Phlegyas)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의술신(醫術神)이다. 소크라테스 시대의 그리스에는 환자가 치유되면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에게 닭 한 마리를 사례(謝禮)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유언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삶’을 ‘질병’으로 여겼고 ‘죽음’을 ‘치유’로 여겼다 ㅡ 즉 ‘인생’을 ‘질병’으로 여겼다 ㅡ 는 사실을 암시한다.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독배를 받아드는 소크라테스와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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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 인생 질병 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