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에서
동막 조개고갯길 뒤울가
돼지우릿간이 오랜 비바람을 맞고
머위의 꽃대궁이 흔들리던
동막으로 가는 길은 이젠 없다
낮은 구릉의 애기진달래와 개울가 갈대 살 부비던
동막 옛길과
소금기 어린 어촌계와 염창
갯가에 모여 머리에 수건을 동여매고
햇동죽을 캐며
갯것을 해먹던 겨울 시린 입김들
조갯더미 조갯길을 따라
바다로 난 고갯길을 넘으면
동막인데
저런, 동막이 사라졌다
바람만이 여전히 동막이라는 이름의 마을과
갯벌을 기억하며
지금은 동막 전철역 표지판으로 남아
아파트촌의 불빛을 바라볼 뿐
비오리 떼 날아오던,
동막이 사라졌다
카페 게시글
시
동막에서 / 이세기
나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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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
24.01.30 16:0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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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옛것은 모두 마음 한 곳에만 있어라.
우리 동네 소뎅이모퉁이 오량데 다 사라졌죠.
반딧불 떠난 자리 가로등 환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