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대에는 모든 병사들이 무서워할 정도로 성격이 불같은 보급관이 있었다.
운전병들은 운전을 하다가 실수라도 하면 길가에 엎드려 받혀를 하거나 적재함에 실려 가기 일쑤였다.
그래서 운전병들 사이에서는 보급관 선탑 운행은 기피 1순위였다.
선임들은 보급관과 운행을 갔다 온 날이면 그날 내내 저기압이었다.
시간이지나 나는 일병이 되었고 운행도 가까운 거리는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선임들은 보급관이 선탑 하는 운행은 내 위주로 배차를 내주었다.
군대입대 전 운전경험이 많이 없던 나는 매일 운전을 할 때마다 잔소리를 듣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자주 운전을 하게 되니 점점 운전도 하기 싫어지고 위축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날과 별 차이 없이 선임이 나를 불렀다.
“본진아 보급관님 운행 나가신대 운행 준비해”
나는 또 속으로 욕을 하며 운행준비를 하러 갔다.
“예 알겠습니다.”
‘아휴. 오늘도 잔소리 몇 시간은 듣겠구나.’
그렇게 운행준비를 다하고 보급관과 함께 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보급관님 어디로 가면됩니까?”
“일단 출발해”
“예”
나는 일단 출발해라는 말에 또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가지 않아서
“저 길 옆에 차대라”
“예”
“내려. 옆에 타”
“예”
그렇게 또 운전대를 뺏기고 잔소리를 듣기 시작하였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보도블럭 같은 벽돌 파는 곳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벽돌을 싣고 다시 부대로 향하게 되었다. 돌아갈 때도 마찬가지로 보급관이 운전을 하였다.
그렇게 벽돌을 싣고 10분정도를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앞차가 급정거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차도 급정거를 하였다. 차끼리는 부딪치지 않았지만 뒤에 실려 있던 벽돌들이 사방으로 떨어졌다.
“에이 XXX이 거기서 급정거를 왜해”
보급관이 앞차보고 막 욕을 하며 갓길에 차를 세웠다.
우리차에서 벽돌이 떨어진 것 때문에 다른 차들도 줄줄이 우리 차 뒤에 차를 세우기 시작하였다.
보급관은 내려 뒤에 있는 차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였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괜히 이렇게 있다가는 나한테도 한소리 하겠다 싶어 적재함에 실려 있는 벽돌들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정리한지가 20~30분이 지난 것 같았다. 보급관은 아직도 운전자들과 이야기 중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보급관이 돌아왔다. 정리하고 있는 날보고 잘했다고 한마디하고는 옆에 타라고 하였다.
차안에서 보급관과 둘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본진아 내가 보험으로 처리를 다할라 했는데”
“예”
“군차라서 안 된다더라.”
“예”
나는 이때부터 최악의 시나리오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가 운전한 걸로 하고 대대에 보고해야 할 것 같다.”
“대대에 가서 보고하고 사유서 쓰고 와야겠다. 그러면 일이 더 커지지 않는다.”
“예 알겠습니다.”
사고난 것을 마무리하고 대대로 출발하였다. 얼마 안 가 운전대를 바꾸고 내가 운전하여 대대로 들어갔다.
수송부에서 사유서를 쓰려고 사유서를 받아오니 보급관이 옆에서 자기가 말해주는 대로 쓰라며 알려주었다.
모든 일을 마무리 지으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저녁은 부대 돌아가서 먹자는 보급관말에 바로 부대로 출발하였다.
부대로 가는 중에도 보급관은 걱정이 되었는지
“본진아 잘 마무리되었는데 괜히 ‘간부가 운전했다.’ 이런 소문 생기면 좋지 않다.”며 입단속을 시켰다.
그렇게 부대에 도착하여 벽돌을 내리려고 하니 보급관이
“본진아 너는 고생했으니까 들어가서 쉬고 다른 애들 불러와.” 라고 하였다.
나는 보급관이 시키는 대로 다른 동기와 선임들을 부르고 밥을 먹고 생활관에서 쉬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급관은 나에게는 크게 화도 내지 않고 잔소리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나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선임이
“오늘 보급관운행 누가갈래?”
“일병 구본진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매번 보급관운행을 자진해서 가다보니 선임들이 좋아하였다.
운전 실력도 늘게 되니 보급관도 내가 운전 하는 것에 크게 터치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 후 전역을 할 때까지 다들 나를 보면 보급관운전병으로 불렀다.
첫댓글 ㅋㅋ 기회주의자 구본진 ㅋㅋ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60구본진 공이나차자
ㅋㅋㅋ 나도 욕쟁이 보급관 선탑할때마다 완전 쪼렷는데 ㅋㅋ
우리 보급관은 형이라 부르랬는데 ㅋㅋㅋㅋㅋㅋ 착한 보급관 ㅋㅋ
본진아 국가장학금 나오면 가자
국가장학금을ㅋㅋㅋㅋㅋㅋ
60구본진 클럽가자
나는 선탑은 차 드럽게 타는 선탑이 젤 싫더라, 사고 나면 나보고 고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