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나눔에 대하여
몸이 원하는 것을 몸이 원하는 방식대로 먹고 마시는 법을 우리는 과연 알고 있는 것일까요? 제대로 잠자는 법을 배워보신 분이 있으십니까? 곱게 말하고 설레이게 대답하는 태도를 얻고자 날밤을 새워 실험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당신의 걷는 법은 무엇입니까? 책을 읽으실 때는 어떻게 읽으시는지요? 밥에는 흰쌀만을 넣으십니까, 아니면, 치아를 다스리고자 오곡을 섞은 밥을 반만 뜸을 들여 꼭꼭 씹고 계신가요?
이제, 생활을 나누시게요.
주저함 없이, 생활의 지혜를 동무들과 나누시게요.
무늬 없는 ‘전문가’들이 품어내지 못하는 슬금한 무늬를 겸허하고 진지하게 공유하시게요.
생활나눔 시간에 그동안 쌓아두셨던 생활의 지혜들, 삶의 현명한 버릇들, 고운 무늬들, 모두모두 나누시게요. 여기에 관련된 아래의 세 가지 꼭지(어긋냄, 어울림, 어리눅음) 중 하나와 연관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겠어요.
1) (세속의 전문가들을 무색하게 만들) 현명한 어긋냄의 지혜
예 : 나만의 양생법으로서의 배변법/섭생법, 며느리도 모를 손맛이 담긴 요리비법, 파리가 감히 범접할 수 없을 만치 만질만질하게 바닥을 닦는 청소법 등, 생활을 꾸리고 몸을 다스리는 갖은 지혜들.
2) (세속의 친구들이 영영 가닿지 못할) 현명한 어울림의 지혜
예 : 먼 남쪽의 삼나무 숲에 눈 내리는 소리를 떠올리며 한 동무가 건네준 ‘숲을 지나서’체를 닮은 손 글씨로 차분히 편지를 써보는 일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금시정에서 실천 중인 선물 나눔의 짧지만 놀라운 역사에 대하여, 맑고 고운 마음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한 동무를 여럿이 함께 떠올려보는 ‘돌고래 놀이’의 효용에 대하여, 등등.
3) (세속의 영리하고 반지빠른 이들은 영영 이해할 수 없을) 현명한 어리눅음의 지혜
예 : 각종 동식물과의 대화 시에 유용하게 사용 중인 나만의 언어 / 몸짓에 대하여,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르는 삼복더위로 모두가 찜부럭을 낼 때 무서울 정도로 시원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하여, 외로움이 아닌 고독을 만날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대하여, 등등.
보름달 같이 둥실 떠오를 당신의 생활을 반가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