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내륙 여행 3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 주산지를 가기위해 새벽부터 서두릅니다. 아침 물안개 속의 몽환적 분위기의 주산지를 보기 위해 서둘렀는데 오늘은 아쉽게도 물안개는 나타나지 않았네요.
그래도 물 속 나무들로 아름다운 분위기는 여전하다.
주왕의 전설이 깃든 산 주왕산은 아쉽게도 공항 시간에 맞추다 보니 제1폭포인 용추폭포까지 밖에 갈 수 없었다.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에 다시 와서 아쉬움을 풀어야 할 듯.
아침은 다슬기국으로
주산지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한층 더 유명해진 주산지는 예전부터 사진작가들에게 빼어난 촬영지로 알려진 명소다. 저수지에 자생하는 150년 수령의 왕버들과 능수버들이 물 위에 떠 있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사계절 독특한 풍광을 보여주며 여행객을 유혹한다. 이 저수지는 농업용수를 댈 목적으로 조선 경종 원년인 1720년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인 1721년에 완공하였다.
저수지를 만든 이후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고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주산지에서 동제를 지낸다. 이전리 사과밭을 지나 관광지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조용한 도로를 따라가면 보석처럼 숨어 있는 주산지를 만나게 된다. 잘 가꿔진 산책로를 따라 굴참나무, 굴피나무, 망개나무들이 서 있고 100여 미터의 제방을 지나면 드디어 주산지가 나타난다. 물 위에 비친 왕버들 그림자가 마치 물속에 또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듯하여 초록의 물속으로 들어가면 다른 세상을 만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산책로 끝에 만들어진 수변 데크에서 주산지의 전체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데 200년 전에 저수지가 만들어졌다면 이 왕버들의 수령은 얼마일까 상상할 수도 없다. 왕버들의 당당하면서도 고풍스런 모습과 초록의 물빛이 마음을 사로잡아 오래 머물게 된다. 영화의 세트장으로 주산지 위에 신비로운 모습으로 떠 있던 사찰은 철거되어 볼 수 없으나 주산지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주왕산국립공원은 열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바위산이다. 주왕산이라는 이름은 신라 무열왕 16대 손인 김주원이 왕에 추대되었지만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이 산에 은거하며 전투를 벌였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당나라의 주도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당나라로 쳐들어갔다가 패하여 이 산에서 숨어 지냈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밖에서 보면 산세가 단조롭고 부드러워 보이나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암산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기암괴석과 거침없는 폭포의 절경이 이어지는 산이다.
산이 깊어 나라에 큰 난리가 있을 때마다 백성들의 피난처가 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피난 와 마을을 이루어 2000년 초까지 아홉 가구가 거주했던 주방계곡 위쪽의 내원마을과 내원분교는 ‘하늘 아래 첫 동네’, ‘전기 없는 달빛 마을’로 불리며 탐방객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나 2007년 사라지고 말았다. 망개나무, 노랑무늬붓꽃, 솔나리 등 희귀식물과 800여 종에 이르는 자생식물이 탐방객을 맞아주며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대전사와 주왕암, 백련사 등 고찰과 암자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쉽게 갈 수 있는 코스는 제1폭포와 제2, 3폭포를 지나 내원마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주방계곡 코스로 기암과 폭포가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면서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다. 자하교-주왕암-망월대-학소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자연관찰로가 조성되어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 좋다. 가메봉과 장군봉을 등반하는 코스와 월외계곡에서 절골계곡을 횡단하는 코스도 등산객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주변에는 위장병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는 달기약수와 아름다운 주산지가 있다.
대전사
경북 청송군 부동면 상평리 주왕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672년(문무왕 12) 의상이 창건하였다는 설과 919년(태조 2)에 주왕의 아들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그뒤의 자세한 역사는 전래되지 않고 있으나 조선 중기 화재로 전소된 뒤 중창하였다.
청도에서 추어탕을 점심으로 먹고 제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