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한 국내 휴대전화는 모두 CDMA모뎀칩이 필요합니다.
미국 퀄컴사는 이 모뎀칩을 공급하면서 엄청난 로열티를 챙기고 있는데 국내 벤처업체들이 이 모뎀칩을 대체하는 칩을 개발했지만 사주는 데가 없어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 속사정을 이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원고>
대한민국 국민의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 모양은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휴대전화기 안에 CDMA 모뎀칩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이 모뎀칩은 목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고 이를 다시 목소리로 조합하는데 필요한 휴대전화기의 핵심부품입니다.
현재 국내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모든 CDMA모뎀칩은 미국 퀄컴사 것인데 로열티로 내는 돈만 한해 수 조원입니다.
2년 전 국내 한 벤처 기업이 퀄컴의 모뎀칩과 똑같은 칩을 개발했지만 퀄컴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휴대폰 업체들의 외면으로 거의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성환 (이오넥스 대표이사) : "휴대전화 업체들은 퀄컴사의 최대 고객입니다. 퀄컴사와 서로 윈윈하며서 공생하는 사업구도를 추진하고 있어요. CDMA 표준 자체가 퀄컴사 독자 표준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운신의 폭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 업체는 개발비 수백 억 원만 날린 셈이 됐습니다.
최근 퀄컴이 모뎀칩 뿐만 아니라 자사 칩세트와 함께 관련 소프트웨어를 팔면서 또 다른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국내벤처 두 곳이 퀄컴이 모뎀칩 세트에 공짜로 응용 소프트웨어 등을 얹어 팔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것입니다.
<인터뷰> 임일택 (넥스트리밍 사장) : "퀄컴처럼 시장점유율이 100%인데서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판다고 하면 당해낼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퀄컴은 이미 유럽에서도 노키아와 에릭슨 등 세계 유명 휴대전화 제조업체 6개사로부터 반독점적 위반 혐의로 제소당했습니다.
<인터뷰> 장훈 (숭실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 "퀄컴의 칩에 모든 것을 지금 끼워넣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같은 것을 만드는 국내 업체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퀄컴측은 공정한 경쟁을 하고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 / 지난달 25일) : "모뎀칩 세트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팔 때 우리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다른 소프트웨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소스 코드(칩 설계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장악한 퀄컴의 위세에 눌려 국내 벤처들이 고사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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