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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월부채
태풍소식이 있었던 주간에 큰스님의 생신다회가 화엄전에서 있었다. 그날 참석하지 못해서 염화실에 올라온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진만을 보았다. 부산에 가서 여쭤보니 그날은 아침에 비가 한 번 살짝 뿌렸었고, 잔치중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가 다회가 다 파하고 모두 돌아가자 화엄전에 비가 엄청 내렸다고 했다.
아쉽게 참석하지 못했던 스님들이 이번 법회에 아름답고 좋은 생신 선물들을 잔뜩 가져와서 만발다 보살님이 여러 번 공양목록을 고쳐 적어야 했다.
법성게 다포를 대중공양하신 원욱스님 이름이 빠져서 큰스님께서 절 이름까지 불러주셨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하신 절에서 <자연 삶은 밤 공양>을 했다고 적은 부분에서는 <자연>이라는 글자 뒤에 체크 표시를 하시고 <산>이라는 글씨를 직접 써 넣으셨다.
대중공양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고 보살님들이 여쭙자 ‘너무 많은 것은 없다’고 하셨다.
큰스님은 항상 대중 공양물을 적은 종이를 꼼꼼하게 살펴보시는데 이번에는 더 살뜰하게 챙기셨다. 이번달 법문 중에 중생을 위한 보시라는 대목을 염두에 두셨나보다고 법문 들을 때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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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은 화엄경소사전을 만드셔서 대중공양을 해주셨다.
“스님 드리고 싶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철이 지나긴 했습니다만.”
종이가 유명한 전주에서 화가 선생님이 그려준 귀한 부채를 가져오신 스님이 계셨다.
건당 받은 제자라고 본인을 소개하셨다.
“본래 납월부채라고 하지.” 큰스님께서 기쁘게 받으시길래 집에 돌아와 납월부채 뜻을 찾아보니 ‘동짓달 부채,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이어서 ‘사람으로 태어나 한겨울 부채만큼의 일이라도 했다면 만족할만하다’라는 해석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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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호두를 가져오시는 노스님께서 올해도 호두를 가져오셨다.
“스님 절에 호두가 나요?”
하고 큰스님이 물으셨다.
“제 토굴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하고 노스님께서 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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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의 스님이 직접 도토리를 줍고 말리고 불리고 갈아서 쑤신 묵을 구지사 보살님들이 가져오셔서 큰스님께서 크게 한 입 드시고 ‘합격’ 하고 말씀하시자 모두 기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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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께서 인사오신 스님들에게 개강을 했느냐 누가 강의를 하느냐 물으시고 무슨 공부를 하느냐고 물으셨다.
“대학과 중용을 공부합니다.”
“불교는 공부할 게 없는가? 참 아까운 시주밥 먹고 대학 중용만 공부하다니.”
“팔만대장경이 있는데 부처님 말씀을 공부해야지. 그래야 신심이 나지. 이거는 뭘 알자고 하는 게 아니잖아. 어쩔 수 없어. 그 집 가풍이니까.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하셨다.
이윽고 상강례
법회의 시작
본강의에 들어가기 전에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 67권 점안을 하고 들어가도록 하겠다.
서문
선남자여, 저는 널리 세간에서 갖가지 방소(方所)와 갖가지 형상과 갖가지 행과 이해로 가지가지 길에 죽고 태어나나니, 일체 모든 길[一切諸趣]인 이른바 천신의 길과 용의 길과 야차의 길과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지옥· 축생과 염라왕의 세계와 사람과 사람 아닌 이 등의 일체 모든 길입니다.
혹 여러 가지 소견에 빠지고, 혹 이승(二乘)을 믿고, 혹 대승의 길을 좋아하는 이와 같은 일체 모든 중생들 가운데서 저는 갖가지 방편과 갖가지 지혜의 문으로 이익되게 합니다.
이른바 혹 모든 세간의 갖가지 기술을 연설하여 온갖 공교한 기술 다라니 지혜를 갖추게 합니다.
혹 네 가지로 거두어 주는 방편[四攝法]을 연설하여 일체 지혜의 길을 구족하게 하기도 합니다.
혹 모든 바라밀다를 연설하여 일체 지혜의 지위로 회향하게 하기도 합니다.
혹 큰 보리심을 칭찬하여 위없는 도의 뜻을 잃지 않게도 합니다.
혹 모든 보살의 행을 칭찬하여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소원을 만족하게도 합니다.
혹 모든 나쁜 짓을 하면 지옥 따위에 빠져 여러 가지 고통 받는 일을 연설하여 나쁜 업을 싫어하게도 합니다.
혹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착한 뿌리를 심으면 일체 지혜의 과보를 얻는다고 연설하여 환희한 마음을 내게도 합니다.
혹 모든 여래 응공 정등각의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몸을 좋아하고 일체 지혜를 구하게도 합니다.
혹 모든 부처님의 위엄과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무너지지 않는 몸을 좋아하게도 합니다.
혹 부처님의 자유자재한 몸을 찬탄하여 여래의 가릴 수 없는 큰 위덕의 몸을 구하게도 합니다.
2017년 8월15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입법계품 8권에 있는 내용을 이렇게 간추려서 서문으로 삼았다. 물론 화엄경은 책장 넘기기도 아까운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게 상당한 시간을 공부를 했는데도 화엄경의 양이 워낙 많다 보니 자꾸 쫓기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 강의는 440페이지(화엄경 제2권 민족사刊) 위에서 두 번째 줄부터 할 차례다.
大方廣佛華嚴經 卷第三十六
十地品 第二十六之三
十一, 第五難勝地
8, 第五地菩薩의 修行과 名稱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住此第五難勝地에 名爲念者니 不忘諸法故며 名爲智者니 能善決了故며 名爲有趣者니 知經意趣次第連合故며 名爲慚愧者니 自護護他故며 名爲堅固者니 不捨戒行故며 名爲覺者니 能觀是處非處故며 名爲隨智者니 不隨於他故며 名爲隨慧者니 善知義非義句差別故며 名爲神通者니 善修禪定故며 名爲方便善巧者니 能隨世行故며 名爲無厭足者니 善集福德故며 名爲不休息者니 常求智慧故며 名爲不疲倦者니 集大慈悲故며 名爲爲他勤修者니 欲令一切衆生으로 入涅槃故며 名爲勤求不懈者니 求如來力無畏不共法故며 名爲發意能行者니 成就莊嚴佛土故며 名爲勤修種種善業者니 能具足相好故며 名爲常勤修習者니 求莊嚴佛身語意故며 名爲大尊重恭敬法者니 於一切菩薩法師處에 如敎而行故며 名爲心無障礙者니 以大方便으로 常行世間故며 名爲日夜遠離餘心者니 常樂敎化一切衆生故니라
“불자여,보살마하살이 이 제5난승지에 머물면 ‘생각하는 이’라 이름하나니 모든 법을 잊지 않는 연고며, ‘지혜 있는 이’라 하나니 분명하게 아는 연고며, ‘거취가 있는 이’라 하나니 경의 이치를 알아서 차례로 연합하는 연고며, ‘부끄러움을 아는 이’라 하나니 스스로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 연고며, ‘견고한 이’라 하나니 계행(戒行)을 버리지 않는 연고이니라.
‘깨달은 이’라 하나니 옳은 곳과 그른 곳을 관찰하는 연고며, ‘슬기를 따르는 이’라 하나니 다른 것을 따르지 않는 연고며, ‘지혜를 따르는 이’라 하나니 이치에 맞고 맞지 않는 말의 차별을 잘 아는 연고며, ‘신통 있는 이’라 하나니 선정을 잘 닦는 연고며, ‘교묘한 방편이 있는 이’라 하나니 세상을 따라 행하는 연고이니라.
‘만족함이 없는 이’라 하나니 복덕을 잘 모으는 연고며, ‘쉬지 않는 이’라 하나니 항상 지혜를 구하는 연고며, ‘고달프지 않은 이’라 하나니 대자비를 모으는 연고며, ‘남을 위하여 부지런히 수행하는 이’라 하나니 일체 중생을 열반에 들게 하려는 연고며, ‘부지런히 구하고 게으르지 않은 이’라 하나니 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과 함께하지 않는 법을 구하는 연고이니라.
‘뜻을 내고 능히 행하는 이’라 하나니 부처님 세계의 장엄함을 성취하는 연고며, ‘여러 가지 선한 업을 부지런히 닦는 이’라 하나니 상호를 구족하는 연고며, ‘항상 부지런히 수행하는 이’라 하나니 부처님의 몸과 말과 뜻을 장엄하기를 구하는 연고며, ‘법을 크게 존중하고 존경하는 이’라 하나니 일체 보살과 법사가 가르치는 대로 행하는 연고이니라.
‘마음에 장애가 없는 이’라 하나니 큰 방편으로 세간에 항상 다니는 연고며, ‘밤낮으로 다른 마음을 여의는 이’라 하나니 일체 중생을 교화하기를 항상 좋아하는 연고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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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오지보살(第五地菩薩)의 수행(修行)과 명칭(名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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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지 보살의 수행과 명칭이라고 하였다.
여기는 어떤 수행을 하고 그 수행을 하는 데 따라서 어떠한 이름이 붙여진다.
우리도 똑같이 ‘스님이다’ 라고 하지만 그 스님이 무엇을 중심으로 자기 인생을 엮어가느냐에 따라서 ‘그 스님 하면 무엇이다’라고 하는 명칭이 한 두 개씩 더 붙게 된다.
사찰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그런 말이 잘 없지만 그 전에 우
리 어릴 때 보면 ‘통도사에 가서 살림 잘 산다고 하는 말 하지 마라’ 통도사는 살림을 잘 살아서 일찍이 아주 부자절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래서 통도사의 특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또 새롭게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 범어사는 일본하고 가까워서 교류도 하고 일제시대 이전부터 한국 범어사 승려들이 일본 유학을 많이 갔다.
이동인 스님 같은 이가 범어사 스님이고 하니까 개화기에 새로운 사조를 받아들이는 일도 하고 범어사 스님들이 일본유학도 제일 많이 갔으며 지식인들이 많았다. 그래서 범어사에 와서 안다는 소리 하지 마라. 아는 소리 하지 마라. 범어사에는 식자(識者)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어느 절에 가서 국수 잘 먹는다는 소리 하지 마라. 하는 이야기들도 있고 여러 특징을 나타내는 이름이 있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기 5지 보살이 수행을 하면 그 수행에 따라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이름이 많이 붙는다. 이름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읽어보면 귀를 기울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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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佛子)야 : 불자야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 보살마하살이
주차제오난승지(住此第五難勝地)에 : 제 5지 난승지에 이른 사람을 이기기가 어렵다. 그보다 더 수승한 사람 없다는 뜻도 된다. 제5 난승지에 머묾에
명위념자(名爲念者)니 : 명위염자니. 염(念)자가 여기서는 기억한다는 뜻으로 이야기 되는데 근본불교 초기불교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글자다. 소위 위빠사나니 하는 명상법이 전부 한마디로 표현하면 염(念)자다.
염(念)자는 지금 금(今)자 밑에 마음 심(心)자를 쓰는데 지금 내가 이 육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사실을 놓치지 말고 예의 주시하라. 내가 하고 있는 지금의 이 행동에 마음을 잘 챙겨라 하는 것이다. 팔정도의 정념도 바른 생각이다.
마음이 육신의 일을 따라가는 일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육신이 하는 일을 마음이 놓쳐버리면 위빠사나도 아니고 명상도 아니고 근본불교에서 하는 선이나 선법이 아니다.
육신이 무엇을 하는가를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것이다.
그것을 놓치지 않는 것을 마음챙김이라고 말한다.
마음을 왜 챙기느냐? 내가 무슨 행동을 하느냐? 거기에 마음을 놓치지 않고 늘 따라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육신이 하는 일 중에서 끊임없이 쉬지 않고 하는 것은 호흡이다. 호흡이 멈췄다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호흡명상이라고 하는 수식관(數息觀)을 한다. 호흡을 끊임없이 내쉬고 들이쉬고 급하게 쉬고 천천히 쉬고 하는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일일이 마음이 따라가는 것을 주로 많이 가르친다.
호흡도 육신이 하는 행위다. 마음이 육신을 쫓아다니는 것이 근본불교의 수행법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그것 밖에 달리 없다.
틱낫한 스님은 정말 이 세상에서 존경할 만한 스님인데 법사단 한 30명씩 50명씩 심지어 100명씩 데리고 다니면서도 길거리를 걸어가도 천천히 걸어간다.
옆에서 빵빵거리든 차가 뭐라고 하든 가는 사람이 뭐라고 이야기하든 아무 상관없이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다.
그 명상법은 빨리 걸어가면 마음이 걸음을 못따라가서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천천히 걸어야 마음이 그 걸음을 쫓아갈 수 있다.
난승지에 머문 사람은 염자(念者)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여기는 기억하는 사람이다. 마음 챙기는 사람이다. 이렇게도 말할 수가 있다. 이 사람은
불망제법고(不忘諸法故)며 : 불망제법이다. 모든 법들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기억하니까 모든 법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내가 어떤 행위를 하든지 간에 행위 하는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고 하니까 기억하는 것이다.
염자가 그런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화엄경에는 초기불교의 가르침들이 상당히 녹아 있다. 특히 십지품 안에는 더욱 더 그런 표현들이 많다.
앞에서 공부했지만 37조도품이라든지 뒤에 나오는 십이인연 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근본불교의 교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싸잡고 간다는 의미가 있다.
명위지자(名爲智者)니 : 지혜로운 사람이
능선결요고(能善決了故)며 : 능히 막힘이 없다. 잘 분석하고 잘 아는 것이 결요다. 해결할 결(決)자 알 요(了) 요달할 요(了)자. 난승지에 오른 사람은 능선결요한 사람이다. 잘 해결하고 요달하는 사람이고
명위유취자(名爲有趣者)니 : 종지가 있는 사람, 취지가 있는 사람이다.
지경의취차제연합고(知經意趣次第連合故)며 : 경의 의취, 취지를 잘 알아서 차제로 연합한다. 순서대로 그것을 연결할 줄 안다.
우리가 보는 경전은 책으로 묶여 있으니까 책장이 섞일 까닭이 없는데 초기 경전은 패엽수라고 하는 나뭇잎에 다섯 줄 내지 열 줄을 새긴 경이었다. 그러니 제대로 꿰어 낼 수가 없다. 경전이 낱낱이 날려다니는 것이다.
여기에도 패엽경이 있는데, 요즘 나오는 패엽경은 티벳에서 만들었어도 종이로 잘 만들어서 크게 섞일 까닭이 없는데 그 역시 책이 이상한지 잘 섞인다.
그런데 옛날에는 패엽이라고 하는 나뭇잎으로 경을 써 놓았으니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갖다 놓으면 어수선하게 뒤섞여서 분별을 제대로 못하고 순서도 제대로 잡을 수가 없다.
경의 의취를 잘 알아야 그렇게 뒤섞이는 경을 순서대로 연결할 수가 있다. 차제연합이라는 것이 그 뜻이다.
그 사정을 우리가 생각해 보면 경의 이치를 잘 알아서 뜻과 취지를 아는 사람이라야 차제연합이 가능하다. 경의 종지를 아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다.
경의 종지나 줄거리를 모르면 전문가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명위참괴자(名爲慚愧者)니 : 부끄러울 참(慚) 부끄러울 괴(愧)자인데 스스로 부끄러워 할 줄 알면
자호호타고(自護護他故)며 : 자기도 보호하고 다른 사람도 보호한다.
자신이 과거 저지른 일, 미래에 저지를 일, 현재에 저지른 일에 대해서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도 보호하고 다른 사람도 보호한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 자기 덕을 쌓아가는 데 참 중요한 것이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 실수를 또 저지르고 자기가 잘못해 놓고도 잘못했다 하지 않으니 자기도 보호를 못하고 남도 보호하지 못한다.
명위견고자(名爲堅固者)니 : 명위견고자니. 아주 견고한 사람 이다. 견고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불사계행고(不捨戒行故)며 : 불사계행이다. 계행을 버리지 않는 사람이 진짜 견고한 사람이고 굳은 사람이다. 계행을 잘 지키는 사람이 진짜 굳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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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위각자(名爲覺者)니 :명위각자다. 깨달은 사람이다. 뭘 깨달았다고 하느냐? 여기서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능관시처비처고(能觀是處非處故)며 : 능관시처비처고다. 십력 으로써 부처님을 표현하는데 그 열가지 힘이 앞에서 여러 수십 번 나왔다.
오늘 나눠드린 화엄경소사전이 있으니까 찾아보면 당장에 나온다. 이 사전을 일찍이 드려야 되는데 인연이 지금에사 되었다. 아직도 화엄경 진도가 반이 안나갔으니까 쓸 데가 많다.
그런데 이 사전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서 보충을 많이 해야 되는데 누가 좀 찾아서 보충을 했으면 좋겠다. 그것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그 열 가지 힘 가운데 제일 첫째 조항은 시처 비처를 아는 지혜다. 옳은 곳과 그른 곳,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잘 아는 것이다. 곳 처(處)자지만 장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잘 아는 지혜의 힘이 곧 깨달은 사람이다.
한 마디로 깨달은 사람이란 앉을 자리, 설 자리를 잘 분별해서 행동하는 사람이다. 말할 건지 안 할 건지 말할 때인지 안할 때인지 그런 것을 잘 분별해서 적절하게 할 말 안 할 말도 잘 분별해서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깨달음 하면 우리가 얼마나 저 하늘 높이 생각하는가? 정말 하늘 높이 생각하는데 백보 양보해서 한마디로 표현하면 깨달은 사람은 시처 비처를 잘 관찰하는 이, 능관시처비처를 하는 이다.
깨달음의 내용이 얼마나 근사하고 높고 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 양보해 버리고 시처비처를 능히 관찰할 줄 아는 것이 깨달음이라고 하였다. 참 중요한 말이다.
이것이 십력 가운데 첫째 조항이다.
깨달음을 너무 크게 높이 또는 깊이 생각할 일이 아니라 이것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제대로 실천할 줄 알아도 그 사람은 어지간히 깨달은 사람이라고 볼 수가 있다.
명위수지자(名爲隨智者)니 :명위수지자니 지를 따르는 사람이다. 뒤에 지혜 혜(慧)자가 있기 때문에 지(智)자와 혜자를 이렇게 나눴다.
내면이 밝은 것, 본래 가진 지혜를 지(智)라고 하고 혜자는 우리가 닦아서 얻는 지혜를 혜라고 한다.
명위수지자는 본래의 지혜, 내면이 밝은 지혜를 따르는 사람이니
불수어타고(不隨於他故)며 : 다른 사람을 따르지 않는 연고다. 자기 참마음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명위수혜자(名爲隨慧者)니 : 지혜를 따르는 것, 이것은 바깥 사항에 대해서 잘 알고 지혜롭게 처신하는 것을 말한다. 수혜(隨慧) 할 때의 혜는 지혜 혜(慧)자다.
우리는 합해서 그냥 지혜 지혜 하지만 지자와 혜자의 의미를 냉정하게 나누면 그런 의미가 있다.
선지의비의구차별고(善知義非義句差別故)며 : 뜻과 뜻이 아닌 글구의 차별을 잘 아는 연고다.
경전도 여러 가지 의미를 다 가지기 때문에 그것이 참으로 올바른 이치에 맞는 뜻인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인지 지의와 비의의 구절에 대한 차별을 잘 안다.
경전도 방편으로 또 임시로 하는 표현들이 너무 많다.
그런 것을 잘 아는 사람은 혜를 따르는 사람이고
명위신통자(名爲神通者)니 : 명위신통자니
선수선정고(善修禪定故)며 : 선정을 잘 닦는 연고며. 선정을 잘 닦으면 신통이 생긴다. 그래서 이런 표현을 했다.
명위방편선교자(名爲方便善巧者)니 : 방편선교를 우리는 선교방편이라고 말하는데 선교방편이 뛰어난 사람은
능수세행고(能隨世行故)며 : 세상의 행동을 능히 잘 따르는 사람이다. 너무 근본도 없이 세상만 잘 따르는 것도 문제다.
요즘 불교를 가만히 보면 세상 사람들의 성향에 잘 맞춘다 고 해서 불교의 근본정신은 상당히 망각해 버리고 세상만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방편으로 산사음악회다 사찰음식이다 등등 온갖 행사를 돈을 엄청 들여가면서 하는데 그런 것이 선교방편이라고 할 수는 있다. 불교가 세상을 따라서 세상 사람들을 제도 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러려면 뿌리가 있어야 되는데 뿌리 없이 그렇게 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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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위무염족자(名爲無厭足者)니 : 싫어하거나 만족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니 염족 싫어함이 없는 사람이다. 무엇에 대해서 그런가?
선집복덕고(善集福德故)며 : 복덕을 잘 모아 놓은 연고다. 복과 덕을 쌓는 것은 정말 만족할 줄 몰라야 된다.
아무리 복이 많아도 복은 더 필요하다. 덕이 아무리 많아도 덕은 더 필요하다.
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중생을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유명한 이야기 있다.
눈 어두운 제자가 바늘귀를 끼우려다가 안 끼워지니까
‘누가 나를 위해서 바늘귀를 꿰 주는 작은 복을 지을 사람이 없느냐’ 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어떤 사람이 옆에 와서 바늘귀를 꿰어 주는데 알고보니 부처님 세존이었다.
‘아니 세존 같은 분이 어떻게, 내가 도반들 보고 농담삼아 이 작은 일 하나 하고 복지을 사람 없느냐고 했는데 부처님이 이 작은 일을 하고서 복을 지으려고 하십니까?’
하고 눈 어두운 제자가 물었더니 부처님은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복짓기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라’
라고 하였다.
‘이 세상에서 복 짓기 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 말이 그때부터 생긴 말이다.
세상에 복덕과 지혜가 부처님을 능가하는 이가 없는데 그 눈어두운 비구가 얼마나 놀랐겠는가. 그런데 그 일을 통해서 이런 명언을 남긴 것이다.
자기만 쓰려고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전부 중생을 위해 회향하기 위해서니까 아무리 많은 복덕과 지혜를 모아도 그것이 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염족자다. 참 좋은 말이다.
명위불휴식자(名爲不休息者)니: 휴식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이름이 또 있다.
상구지혜고(常求智慧故)며: 지혜를 항상 구하는 까닭이다. 항상 지혜를 구한다. 항상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는 있어도 부족하다. 그래서 항상 지혜를 구하는 사람이다.
명위불피권자(名爲不疲倦者)니 : 피곤하거나 게으르지 않은 사람이니
집대자비고(集大慈悲故)며 : 대자비를 모으는 연고다.
대자비를 모으는 데도 끝도 한도 없다.
이 단락이 참 좋은 내용이다.
명위위타근수자(名爲爲他勤修者)니 : 다른 사람을 위해서 부지런히 수행하는 사람이니
욕령일체중생(欲令一切衆生)으로 : 일체중생을 다 편안하게 살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체중생이 전부 편안할 때까지 나는 열심히 다른 사람을 위해서 부지런히 수행한다는 것이다.
입열반고(入涅槃故)며 : 열반에 들게 하는 연고며
명위근구불해자(名爲勤求不懈者)니 : 부지런히 구해서 게으르지 아니하는 사람이니
구여래력무외불공법고(求如來力無畏不共法故)며 : 여래력 무외 십력 사무외 18불공법 이러한 것들을 구하는 연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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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위발의능행자(名爲發意能行者)니 : 또 뜻을 발해서 능히 행하는 사람이니
성취장엄불토고(成就莊嚴佛土故)며 : 불토 장엄함을 성취하는 연고다. 장엄 불토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우물도 파주고 학교도 세워주고 학용품도 갖다 주고 자전거도 갖다 주고 쌀이다 연탄이다 뭐든지 내 힘이 미치는 한도까지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내서 능히 행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 불교도 그런 일을 근래에 좀 잘 하는 편이다.
그래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뭐니뭐니 해도 불교의 중심은 스님들이고 스님들이 불교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스님들이 앞장서야 된다.
스님들이 열심히 해야되는데 한참 젊고 건강하고 열정이 있는 스님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발의능행하지 못하고 시간을 소비하는 일들이 많은 것이 또 문제다.
명위근수종종선업자(名爲勤修種種善業者)니: 가지가지의 선업을 부지런히 닦는 사람이다. 가지가지 선업을 잘 닦으면
능구족상호고(能具足相好故)며 : 그 사람의 타고난 얼굴이 어떻게 생겼던지간에 그 사람이 아주 좋게 보인다. 호감이 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좋은 상호를 구족하는 것이다.
깎아놓은 마네킹처럼 생겼다고 해서 좋은 얼굴이 아니다.
얼굴에는 표정과 거기서 풍기는 덕화가 좋아야 제대로 잘난 사람이다. 상호를 제대로 구족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 그림 그려놓은 것과 같이 깎아놓은 조각품처럼 생겼다고 꼭 상호가 구족한 것이 아니다.
상호가 그렇게 호감이 가고 덕화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 되려면 종종 선업을 잘 닦아야 되고 열심히 닦아야 된다. 그런 교훈도 이 속에 잘 담겨 있다.
명위상근수습자(名爲常勤修習者)니 : 그 다음 이름이 상근수습자니 항상 부지런히 수습하는 사람이다.
여기 보면
구장엄불신어의고(求莊嚴佛身語意故)며 : 장엄함을 구하는 연고다. 부처님의 몸과 부처님의 말씀과 부처님의 생각, 생각 장엄함을 구하는 연고다.
내가 벼슬할 사람도 아니고 나쯤 되면 종단에 대고 잔소리하고 스님들에게도 잔소리 하고 불교에 대해서 잔소리 해도 허물이 안된다. 그래서 늘 내가 말하지만 스님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제대로 갖추어야 된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입장에서는 최소한도 가사 장삼을 차려입고 가르쳐야 된다.
어떤 이들을 보면 가사장삼을 안 입고 설법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 생긴 것이야 타고난 것이어서 얼굴을 뜯어고칠 수도 없지만 우리는 승복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가.
승복만 잘 차려 입어도 보기가 좋다.
우리나라는 부처님을 뒤에 놓고 설법을 하는데 중국이나 대만 스님들을 보면 꼭 부처님을 앞에다 놓는다.
내가 가만히 보니 그것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
대만이나 중국 같은 데서는 가사장삼을 안 입고 설법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사 장삼도 안입는 사람들이 흔히 있다. 신언서판 가운데 몸의 모습을 제대로 안 갖춘 것이다.
얼굴이 잘나라는 뜻이 아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얼굴에서 우리가 갖출 수 있는 외모를 갖추어야 그것이 신언서판 가운데 몸이 구족한 것이다.
헛된 소리 좀 하지 말고 농담하지 말고 해야 한다. 부처님 말씀을 전하면서 억지로 웃기려고 작정하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부처님 법문을 전하면서 의도적으로 웃기려고 한다거나 허튼소리를 하는 것도 안 맞는다. 그런 것들도 조심해야 된다.
늘 이야기 하지만 판서는 안하려면 몰라도 하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아주 정자로 또박또박 잘 쓰면 보기가 좋다.
타고 난 명필이면 더욱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정성을 다해서 한자한자 쓰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본래 글씨도 제대로 못쓰는 사람이 찍찍찍찍 쓴다. 마음이 안 담겨 있다. 찍찍찍찍 빨리 쓴다고 누가 잘 쓴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판(判)이라고 하는 것 판단력이라고 하는 것은 사상, 그 사람의 종지다. 그 말씀 속에 종지가 표현되어 있고 신심이 배어서 나타나야 된다.
신언서판 네 가지가 당나라 때 공무원을 뽑는 기준이었지만 지금도 그대로 유용하게 적용이 된다.
그래서 내가 근래 신언서판을 자주 이야기 한다.
부처님의 신어의를 장엄함을 구하는 연고로
명위대존중공경법자(名爲大尊重恭敬法者)니 : 크게 법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사람이다. 당연하다.
우리 불법에서 법을 빼버리고 뭐가 또 있는가? 법이 제일 중요하니까 법을 존중하고 공경해야 된다.
어일체보살법사처(於一切菩薩法師處)에 : 일체 보살의 법사처에서
여교이행고(如敎而行故)며 : 가르침과 같이 행하는 연고며
*
명위심무장애자(名爲心無障礙者)니 : 마음에 장애가 없는 사람이니
이대방편(以大方便)으로 : 큰 방편으로써
상행세간고(常行世間故)며 : 세간에 항상 행하는 연고며
명위일야원리여심자(名爲日夜遠離餘心者)니 : 밤낮으로 다른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다른 생각을 멀리 떠난 사람이다.
상락교화일체중생고(常樂敎化一切衆生故)니라 : 자나깨나 그저 일체중생을 교화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보살의 자비정신이 너무 잘 나타나 있는 내용이다.
요 한단락이 수행과 명칭에 대해서 표현을 했는데 그런 내용이 아니더라도 참 눈여겨 볼만하다. 이거 한 편만 가지고도 스님들 한 시간 설법할 거리로 너무 좋다.
9, 衆生敎化의 方便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如是勤修行時에 以布施로 敎化衆生하며 以愛語利行同事로 敎化衆生하나니 示現色身하야 敎化衆生하며 演說諸法하야 敎化衆生하며 開示菩薩行하야 敎化衆生하며 顯示如來大威力하야 敎化衆生하며 示生死過患하야 敎化衆生하며 稱讚如來智慧利益하야 敎化衆生하며 現大神通力하야 敎化衆生하며 以種種方便行으로 敎化衆生이니라 佛子야 此菩薩摩訶薩이 能如是勤方便으로 敎化衆生하야 心恒相續하며 趣佛智慧하며 所作善根이 無有退轉하며 常勤修學殊勝行法이니라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부지런히 행할 때에 보시함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며, 좋은 말과 이익한 행과 일을 함꼐함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색신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며, 법을 연설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보살의 행을 보여서 중생을 교화하며, 여래의 큰 위력을 나타내 보여서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나고 죽는 허물을 보여서 중생을 교화하며, 여래의 지혜와 이익을 칭찬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큰 신통력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며, 여러 가지 방편의 행으로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부지런한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는데 마음이 항상 서로 계속하여 부처님의 지혜에 나아가며, 짓는 선근이 퇴전하지 아니하며, 수승하게 행하는 법을 부지런히 배우느리라.”
*
중생교화(衆生敎化)의 방편(方便) : 중생을 교화하는 방편
*
불자(佛子)야 : 불자야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 보살마하살이
여시근수행시(如是勤修行時)에 : 이와같이 부지런히 수행을 할 때에
이보시(以布施)로 : 보시로써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교화중생하며 베푸는 것, 금강경에도 자나깨나 보시 이야기고 육바라밀도 보시이고
이애어이행동사(以愛語利行同事)로 : 보시 애어 이행 동사 사섭법에도 보시다. 주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도 전에 입승스님이 중간에 음식을 먹으면 번거롭다고 음식 좀 하지 말고 먹지 말자고 했는데도 자꾸 가져와서 갈 때라도 싸서 주니까 다 좋아한다.
이중 삼중으로 줘도 싫어할 사람이 없다. 준다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다.
보시로써 교화중생 하며 보시 애어 이행 동사로써
교화중생(敎化衆生)하나니 : 교화 중생하며
*
시현색신(示現色身)하야 : 색신, 몸을 잘 나타내 보여서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중생을 교화한다.
직접 가서 참여하는 것이 중생을 교화하는 일이다.
행사에서 대독(代讀)이라는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 원장이 안 나왔으면 대독하지 말고 거기 있는 사람 중에 괜찮은 사람으로 하면 된다.
종정이 참석 안했으면 참석 안하는 대로 거기 있는 사람이 하면 되는데 뭘 꼭 높은 사람 이름 들먹거려서 대독을 해야 되나? 거기 있는 사람도 다 동등한 사람이다.
색신을 나타내야 된다.
우리 몸을 직접 나타내는 것이 중생을 교화하는 일이다.
주지 사는 사람들은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노인당이나 어디나 여기저기 기회 될 때마다 열심히 참석해 줘야 된다.
연설제법(演說諸法)하야 : 법을 연설해서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중생을 교화하고 당연한 것이다.
개시보살행(開示菩薩行)하야 : 보살행을 나타내 보여서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교화중생하며
현시여래대위력(顯示如來大威力)하야 : 여래의 대위력을 드러내 보인다.
부처님의 생애를 이야기한다든지 부처님이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었는가 이런 짤막한 사연들을 드러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내가 자주 이야기 하지만 인도에서 부처님 행적을 새긴 조각품 중에 제일 흔하고 제일 많이 볼 수 있고 제일 많이 감동하는 조각품이 무엇인가? 금화를 싣고 가서 기원정사 땅을 살 때 땅에 금을 까는 모습, 그 조각품이 제일 흔하다.
그리고 거기에 맺혀있는 사연들이 사실은 제일 감동적이다.
그런 것이 부처님의 위력이다. 여래의 대위력을 현시해서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교화중생한다.
그런 이야기는 천 번 만 번 이야기 해도 감동이다.
법문준비가 안되고 법문할 거리가 딸리면 그 이야기만 또 하면 된다.
우리가 부처님, 부처님 하지만 막연하다.
무엇을 가지고 부처님에게 우리가 그렇게 존경심을 표할 것인가? 그런 어떤 사건에 양념을 바르고 살을 붙이면서 이야기를 잘 꾸미면 또 감동을 하는 것이다.
*
시생사과환(示生死過患)하야 : 죽고 사는 큰 허물과 걱정거리 이런 것들을 보여서 중생을 교화한다.
옛날에 염라대왕에게 어떤 사람이 끌려가다가 염라대왕이 물었다.
“너는 그동안 세상에 살면서 왜 공부도 안하고 수행도 안하고 나한테까지 끌려왔느냐?”
그러자 그 사람이 “누가 가르쳐 주는 스승도 없고 선지식도 없고 아무것도 본받을 게 없어서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살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면 네 이웃에 죽는 사람을 못 봤느냐?” 염라대왕이 다시 물으니
“죽는 사람은 수백 명 보았지요.”라고 대답하였다.
“죽음보다도 더 큰 선지식이 어디 있단 말이냐? 죽는 사람을 그렇게 봤으면서 거기서 정신을 차리지 뭘 그렇게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니냐?”
라고 염라대왕이 말했다. 병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수술을 잘 못해 놓으면 그 잘못한 수술 때문에 뒷사람들을 깨우치는 경우도 또 있다. 생사과환을 보여주는 것도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교화중생이다.
칭찬여래지혜이익(稱讚如來智慧利益)하야 : 여래의 지혜 이익을 칭찬해서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교화중생 한다. 여래의 지혜나 여래가 중생들에게 어떤 이익을 베푸는가 이러한 사실들을 우리가 들춰내서 중생들을 교화한다.
현대신통력(現大神通力)하야 : 대신통을 나타내서 중생을 교화한다.
한강을 건너는데 물 위로 저벅저벅 막 건너간다는지 공중에 한 10미터나 20미터쯤 올라가서 허공을 걸어다닌다든지 하는 정도의 신통만 있어도 중생들을 많이 교화할 것이라고 내가 자주 이야기한다. 그런 신통이 있으면 정치하는 사람들 거짓말도 절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신통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방편으로 대신통을 나타내서
교화중생(敎化衆生)하며 : 중생을 교화하며
이종종방편행(以種種方便行)으로 : 종종방편행으로
교화중생(敎化衆生)이니라 :교화중생 하나니라.
*
불자(佛子)야 : 불자야
이보살마하살(此菩薩摩訶薩)이 : 이 보살마하살이
능여시근방편(能如是勤方便)으로 : 이와 같은 부지런한 방편으로써
교화중생(敎化衆生)하야: 중생을 교화해서
심항상속(心恒相續)하며 : 마음은 항상 계속해야 된다. 어느 순간 한때만 그렇게 하지 말고 늘 계속해야 된다.
어떤 한의원에서 법공양을 한다고 매일 천원씩을 보내온다. 내가 예전에 자제공덕회를 이야기하면서 지금 돈으로 계산하면 14원 정도 되는 돈을 어떤 사람이 매일 그렇게 모을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모아서 갖다 주면 안되느냐고 증엄스님에게 묻자 ‘그러면 잊어버린다. 우리가 중생을 위하고 남을 위한다는 마음을 매일매일 갖기위해 하루에 14원 정도 되는 돈이지만 잊지않고 모으고 상기하는 것이 한달에 백만원을 한 번 내는 것보다 서로에게 더 좋은 일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 강의를 들어서 그런가 어떤 한의원에서 나에게 매일 천원씩 보시금을 보내온다. 한달에 3만원을 한 번 보내는 것보다 의미있는 일이다. 매일매일 그런 보시의 행 법공양의 정신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것이 중요한데 참 어렵다.
전에 내가 BTN이나 BBS에 일어나자마자 전화로 ARS 돌리는 운동을 한참 했는데 안잊어버리고 한다고 하는데도 한달에 열 번 하기가 어렵다.
어떨 때 한참 신심 날 때는 일어나자마자 그것부터 하였는데도 그렇다. 계속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것이다.
근방편으로 교화중생하야 마음이 항상 상속하며
취불지혜(趣佛智慧)하며 : 부처님의 지혜에 나아가며
소작선근(所作善根)이 : 짓는 바 선근이
무유퇴전(無有退轉)하며 : 퇴전하지 아니하며
상근수학수승행법(常勤修學殊勝行法)이니라 : 수승한 행법을 항상 부지런히 수학할지니라.
10, 隨順世間智
佛子야 此菩薩摩訶薩이 爲利益衆生故로 世間技藝를 靡不該習하나니 所謂文字算數와 圖書印璽와 地水火風과 種種諸論을 咸所通達이며 又善方藥하야 療治諸病호대 癲狂乾痟와 鬼魅蠱毒을 悉能除斷하며 文筆讚詠과 歌舞妓樂과 戲笑談說을 悉善其事하며 國城村邑과 宮宅園苑과 泉流陂池와 草樹華藥의 凡所布列을 咸得其宜하며 金銀摩尼와 眞珠瑠璃와 螺貝璧玉과 珊瑚等藏을 悉知其處하야 出以示人하며 日月星宿와 鳥鳴地震과 夜夢吉凶과 身相休咎를 咸善觀察하야 一無錯謬하며 持戒入禪과 神通無量과 四無色等과 及餘一切世間之事를 但於衆生에 不爲損惱하고 爲利益故로 咸悉開示하야 漸令安住無上佛法이니라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세간의 기예를 모두 익히느니라. 이른바 문자와 산수와 그림과 서적과 인장과 지대, 수대, 화대, 풍대와 갖가지 온갖 이론을 모두 통달하느니라.
또 약과 방문을 잘 알아서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되 간질과 미친 증세와 소갈병과 귀신이 지피고 도깨비에 놀라고 모든 방자와 저주를 다 능히 없애느니라.
문장과 글씨와 시와 노래와 춤과 풍악과 연예와 웃음거리와 고담과 재담 따위를 모두 잘하느니라.
나라와 성시(城市)와 촌락과 궁전과 가옥과 원림과 샘과 못과 풀과 나무와 꽃과 약초들을 설계하고 가꾸는데 모두 그 마땅함을 얻느니라.
금, 은, 마니, 진주, 유리, 보패, 옥, 보석, 산호 등이 묻혀 있는 데를 다 알고 파내어 사람들에게 보이느니라.
일월성신이나, 새가 울고 천둥 치고 지진 일고, 꿈의 길하고 흉한 것이나, 관상과 신수가 좋고 나쁜 것을 잘 관찰하여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느니라.
계행을 가지고 선정에 들고, 신통의 도술과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과 네가지 무색정(無色定)과 그 외 여러 가지 세간의 일로서 다만 중생을 해롭게 하지 않고 이익되게 하는 일이면 모두 열어 보여서 점점 가장 높은 불법에 머물게 하느니라.”
*
수순세간지(隨順世間智) : 세간의 중생을 수순하는 지혜
*
이것도 마음에 잘 생각해서 들어야 할 내용들이다.
이 지위에 올라와서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
불자(佛子)야 : 불자야
차보살마하살(此菩薩摩訶薩)이 : 이 보살마하살이
위이익중생고(爲利益衆生故)로 :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한 까닭에 중생을 이익하게 하다면 이런 일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생을 이익하게 하지 않고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하면 안된다. 그것을 알아야 된다.
세간기예(世間技藝)를 : 세간의 어떤 재주 그런 것들을
미불해습(靡不該習)하나니 : 다 익히지 아니하지 않나니, 다 다 익힌다는 뜻이다 무엇을 다 익히는가?
소위문자산수(所謂文字算數)와 : 소위 문자 산수와 문학하고 글씨 쓰고 그림 그리고 도예하고 차 만들고 이런 것이 전부 여기에 해당된다.
불자는 그것을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부 중생을 이익하게 하는 조건하에서 해야 된다. 그런데 자기 하고 싶다고 그냥 막 해놓고는 중생들에게는 크게 이익도 안주면서 하는 경우가 많다.
도서인새(圖書印璽)와 : 책 만들고 도장 옥새
지수화풍(地水火風)과 : 지수화풍에 대한
종종제론(種種諸論)을 : 종종이론, 지수화풍의 종종 제론 거기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들이다. 그런 것을
함소통달(咸所通達)이며 : 다 통달한 바이며
*
우선방약(又善方藥)하야 : 약도 짓고 침도 놓고 치료하는데 그런 것이 다 중생을 위해서는 가능한 일이다.
여기 온천장 가까운 곳에 살던 어떤 스님이 동국대학교 한의대를 나왔는데 절에서 대학을 다녔다. 그래서 한의원을 차리더니 그만 환속을 해 버렸다.
우선방약하야 치료하는 것
요치제병(療治諸病)호대 : 약을 배워서 방문과 약을 배워서 모든 병들을 치료하되
전광건소(癲狂乾痟)와 : 전광은 미친병, 건소라는 것은 조갈병 이런 것들이다. 그 다음에
귀매고독(鬼魅蠱毒)을 : 귀매는 어떤 정신 이상행동을 말하는데 말하자면 다른 영혼이 접한 것이다. 사람 영혼이 접한 것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다른 동물들의 죽은 영혼이 접한 경우도 있다. 그런 것은 참 고치기 곤란하다. 기생충이라든지 독이 올랐다든지 그런 것들을
실능제단(悉能除斷)하며 : 다 능히 제단하며 그것을 치료할 줄 알며 그 말이다.
*
문필찬영(文筆讚詠)과 : 문필 이것은 문학 하는 것이다. 또 노래 부르고 시 쓰고 그리고
가무기악(歌舞妓樂)과 : 가무기악과 요즘 우리 스님들 중에서도 섹소폰 부는 사람도 있고 기타 치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것이 다 중생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악과
희소담설(戲笑談說)을 : 희소담설 희소는 코메디 하는 것인데 옛날에는 이야기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담설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그림 몇 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이야기만 하러 다니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예를 들어서 삼국지 이야기를 하면 그림을 한장 딱 걸어놓고 한 20분씩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끝나면 또 다른 그림을 딱 펴놓고 또 한 20분씩 이야기를 한다. 그림 열 장이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삼국지 이야기를 한다.
실선기사(悉善其事)하며 : 그러한 일들을 다 잘하며
*
국성촌읍(國城村邑)과 :국성촌읍과
궁택원원(宮宅園苑)과 : 동산 마을, 궁전이라든지 집을 짓는것
천류피지(泉流陂池)와 : 못을 만들고 하는 것
초수화약(草樹華藥)의 : 정원수로써 정원을 가꾸는 일들, 꽃을 가꾸는 일들
범소포열(凡所布列)을: 무릇 펼쳐 놓는 그런 것들을
함득기의(咸得其宜)하며 : 그 마땅함을 다 얻으며 그런 경우도
*
금은마니(金銀摩尼)와 : 금이 있고 은이 있고 마니 보배가 있고
진주유리(眞珠瑠璃)와 : 진주 유리와
나패벽옥(螺貝璧玉)과 : 소라라든지 패물이라든지 구슬이라든지 옥이라든지
산호등장(珊瑚等藏)을 : 산호 등 그런 것들이 어디에 묻혀있고 어디에 가면 나고 하는 것들을
실지기처(悉知其處)하야 : 다 그곳이 있는 곳을 안다. 그런 능력이 있는 것도 아주 대단하다. 그런 것이 있으면
출이시인(出以示人)하며 : 그것을 다 꺼내서 사람들에게 보인다. 그것도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일이다.
*
일월성수(日月星宿)와 : 해와 달과 별들이 어떤 이상한 기이한 현상을 보인다든지
조명지진(鳥鳴地震)과 : 새가 울고 지진이 나고 지진이 나기 전에는 갑자기 새가 떼로 몰려다니면서 운다든지 아니면 개미 같은 것들이 지진 나기 며칠 전에 떼로 이동을 한다든지 하는 경우를 보고 알아맞춘다든지 하고
야몽길흉(夜夢吉凶)과 : 밤에 꿈을 꾸었는데 꿈을 해몽을 하는 것이다. 길흉을 해몽하는 것
신상휴구(身相休咎)를 : 몸이 잘 생겼다 못생겼다. 휴(休)는 아름답다 구(咎)는 못생겼다. 몸이 생긴 그런 모습들
함선관찰(咸善觀察)하야 : 관상보고 신상보고 하는 것을 능히 관찰해서
일무착류(一無錯謬)하며 : 하나도 그르침이 없어야 된다. 그런데 아는 소리를 자꾸 하면 업이 되어서 몰라도 아는 소리를 한다. 그래서 사기를 친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아주 조금 하다가 나중엔 금방 업이 되어서 몰라도 아는 척을 하면서 자기가 본 듯이 틀림없는 듯이 그렇게 늘 말해버린다. 그런 것이 사기다.
한 3, 4일 전엔가 대구에서 어떤 거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자기가 뭘 깨달았는데 나한테 꼭 와서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몸이 좀 불편하다고 하니까 ‘아 그래요? 내가 병도 아주 잘 고친다’고 해서 못오게 하느라고 혼났다.
아주 냉담을 했더니 그만 신심이 딱 떨어지던지 오지 않았다.
일무착류다.
보나마나 자기를 내세워서 그렇게 하는 것이 전부 엉터리다. 진짜 아는 사람 같으면 그렇게 나에게 전화할 겨를이 어딨겠는가? 진짜 아는 사람들이면 벌써 소문이 나고 자기를 자꾸 낮추고 오히려 감추지 그렇게 선전을 안한다. 하나도 착류함이 없으며
*
지계입선(持戒入禪)과 : 계를 가지고 선정에 들고
신통무량(神通無量)과 : 신통무량과
사무색등(四無色等)과 : 사무색등이라. 이것은 사선정(四禪定)과 함께 사무색정이라고 해서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이다.
급여일체세간지사(及餘一切世間之事)를 : 거기에 일체 세간사를
단어중생(但於衆生)에 : 중생에 있어서
불위손뇌(不爲損惱)하고 : 손뇌를 끼치지 아니하고
위이익고(爲利益故)로 : 다만 이익하게 하는 까닭에
함실개시(咸悉開示)하야 : 다 열어 보여서
점령안주무상불법(漸令安住無上佛法)이니라 : 점점 무상불법, 가장 높은 불법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니라.
위에서 나열한 것은 전부 방편이다. 그런데 그 방편의 목적은 무상불법에 안주하기 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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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처님 고맙습니다.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_()()()_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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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方廣佛華嚴經 大方廣佛華嚴經 大方廣佛華嚴經...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_()()()_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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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