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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마을>오백30호 : 마을기업11- 삶과 놀이가 하나되는 열린 예술단 '원주 신화마을네트워크'
이천십년시월이십이일쇠날,오래된미래마을,정풀홀씨
지난 여름 남한강변 원주 손곡리에는 '신나게 놀고 먹는 신화여행‘이 펼쳐졌다. 신화마을네트워크사업단에서 주최하는 여름캠프 현장이다.
‘신화코드의 예술활동과 놀이를 통해 나와 공동체와 자연의 신성한 관계를 체험함으로써 바른 자아 존중감, 깊은 통찰력, 풍부한 창조적 영감‘을 기르기 위해 도시에서 수십명의 아이들이 마을에 모여들었다.
고구려벽화 그리기, 생명꽃 피우기, 인디안놀이, 임경업장군 윷놀이 등 다른 체험마을에서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낯선 프로그램들이 눈에 띄었다.
이 마을에는 신화같은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마을 이름부터 조선 중기의 시인인 손곡 이달 선생과 이어져있다. 서자 출신으로 특별한 직업이 없이 손곡리에 묻혀 시를 짓고 살았던 이달선생은 허균과 허난설헌을 가르쳤다. 또 임경업장군이 어린 시절을 보낸 마을로도 전해진다. 이런 마을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캠프의 하루 해는 짧을 듯 하다.
바로 이 마을에는 원주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신화마을네트워크사업단이 자리잡고 있다. 농협창고를 개조해 사무공간, 체험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범상치 않은 마을에, 흔치 않은 문화예술인이 한데 모여 사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처럼 느껴진다.
신화를 잃으면 다시 마을에 못 가리
신화마을네트워크사업단은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을 기화로 발족되었다. 농촌형 사회적기업을 표방하고 지향하고 있다. 문화예술분야에서는 선도적이고 독보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업단은 원주 문막의 오랜미래문화연구회 김봉준이사장이 대표를, 손곡리 광대패모두골의 이지원 전 대표가 단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사업단 이름인 신화마을은 신화와 마을문화의 합성어다. 마을에서 신화적 가치를 실천하는 마을문화의 개념을 나타내는 뜻이다. 사업단이 추구하는 사업목적과 존립가치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제 현대에서 신화는 더 이상 비이성주의에 기대지도, 낡은 이야기에 그치지도 않습니다. 신화는 각 민족과 지역의 문화정체성 회복과 문화자원화는 물론 예술과 문화치유의 중요한 기본 텍스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는 게 김대표가 설파하는 신화론의 요지다.
“결국 우리의 조상은 어디서 왔고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우리는 세계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묻고 답하는 일을 근본적인 과제로 김대표는 생각하고 있다.
“신화를 잃은 사람은 결코 자기 고향마을을 다시 찾지 않을 것입니다. 마을은 서로 공생가치를 존중합니다. 법이 없이도 문화로 마을의 공존 공생의 질서를 지켜온 곳입니다. 마을에는 아직도 밥 굶는 자가 없습니다. 놀고 먹는 자는 부끄러워 할 줄 합니다. 또 경우 없이 막돼 먹은 자는 자동으로 퇴출되는 마을문화가 아직 살아있습니다. 건강하고 협동적이며 자율적인 공동체문화의 마지막 보루가 곧 마을문화인 것입니다. 그래서 마을문화를 살리는 길이 바로 마을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김대표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신화마을네트워크사업단을 열고 꾸리는 이유는 이처럼 강건하고 명쾌하다.
결국 이 사업단의 핵심목표는‘신화의 뿌리인 마을 신화를 어떻게 재발견하고 문화자원화하고 마을자원화해서 마을 사람과 공생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마을의 전설과 민담, 역사, 그리고 구비설화와 기록설화를 신화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다. 또 신화를 마을 주민의 공유가치로 세우고 지금까지 우리들이 살아온 것처와 구전설화가 신화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는 일이다. 나아가 신화를 마을공동 자원화하고 설화신화뿐 아니라 신화와 의례, 신화와 예술, 신화와 농업을 재발견하는 일이다.
한마디로, 신화를 재발견하고, 신화를 자원화새서, 신화상품을 유통하는 게 사업목표라 할 수 있다.
이같은 사업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신성한 신화유산을 계승하는 생활문화, 싱싱한 먹을거리를 생산유통하는 농사, 지역 정체성 있는 마을신화자원 개발,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는 신화교육, 신화가치를 살리는 마을관광문화, 생명・평화의 가치를 살리는 치유예술 등을 주요과제로 상정하고 있다.
사업전략은 자립, 신화, 공생을 화두로 삼아 이렇게 정리해두고 있다. 신화마을 사업은 마을경제의 활성화로 검증한다. 신화마을 사업은 신화마을 자원(상품)의 홍보, 유통의 성공으로 검증한다. 2년간 사업의 수익창출로 재정적 흑자를 사회적일자리 수혜금 이상으로 거둔다. 신화마을의 중심 가치를 살린 소비자와 생산자, 문화예술인과 농부 간 공생하는 문화시장을 만든다.
자립, 신화, 공생을 위한 신화마을네트워크 사업
농촌형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신화마을네트워크 사업단’의 역사는 2009년 초에 태동되었다. 농촌생활에 이익이 되는 실사구시형 이용후생 사업을 위해 경제․문화사업단을 발족한 것이다.
일찍이 거점마을인 손곡리에 터를 잡은 광대패 모두골의 문화예술인들은 마을 안에 안주하지 않았다. 마을과 마을, 마을과 지역을 묶고 엮어보겠다는 각오를 애초 품고 활동하고 있었다.
이러운 모두골의 움직임은 인근 문막읍 취병리 진밭마을에 자리잡은 오랜미래문화연구회와 주파수를 맞추게 되었고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원주는 1990년대 초부터 뜻 있는 예술인들이 농촌 마을의 농민들과 어울려 농촌지역 문화활동을 펼쳐 온 지역이다. 20세기형 장르주의 예술활동의 한계를 절감한 원주지역의 문화예술인들끼리 서로 동지를 만난 셈이다.
사업단의 포부는 야심차고 원대하다. 어려운 농촌마을의 새로운 문화․경제적 대안사업을 제시하자. 농촌마을의 신화문화 창조로 오랜미래로 가는 문화산업을 육성하자. 마을문화를 신화적으로 재해석해 마을의 경제, 문화, 교육, 언론의 창조적․자립적․ 협력적 생산양식을 수립하자. 문막읍과 부론면 등을 신화마을로 연계한 신화마을문화벨트 조성하자.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적․국제적 신화마을을 조성하자.
그적 눈을 크게 뜨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적이다. 그렇게 펼쳐나가고 있는 사업의 명분과 이유는 뚜렷하다.
우선 부론면 손곡리에는 마당극단‘모두골’을 비롯, 예술극장‘이달의 꿈’, 폐교를 개조한 ‘손곡예술아카데미’ 등이 마을의 문화를 보듬고 있다.
문막읍 취병리는 미술의 집‘산아리’, 사단법인 오랜미래문화연구회, ‘오랜미래신화미술관’ 등이 마을의 신화를 지키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농촌형과 문화형이 결합된 사회적기업의 전형에 다름없다. 우선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생산・제조・유통・판매・관리의 안전한 운영 체계를 갖춘다.농촌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예술품・디자인・프로그램 등 생산물에 자연성・역사성․문화성을 신화적으로 재해석한 신화적 가치로 마을 주민들의 이용후생을 창출한다.
또 상시적으로 방문하는 농촌문화체험 관광을 위한 신화마을문화를 조성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한다. 지속적이고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 서비스로 신뢰받는 농촌마을의 이미지를 구축해 도농이 상생하는 문화산업활동을 한다.
무엇보다 농촌 마을에 젊은 일꾼이 귀농하여 새로운 생산자,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농촌마을 일자리를 창출 한다. 덧붙여 농촌 마을을 새로운 생산․유통․소비의 광장으로 새롭게 변화시킴으로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농촌지역의 열악한 교육, 연구, 언론환경을 지역 주민 스스로 만들도록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연구․교육사업도 운영한다.
나아가 신화를 테마로 한 마을과 마을의 네트워크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상품개발과 생산권역을 구성하여 수도권 도시민의 관광과 국제적 관광지역으로 개발한다.
마을사람과 문화예술이 자원으로 결합된 신화마을
광대패 모두골이 버티고 있는 부론면 손곡1리에는 72가구, 192명의 주민이 모여 산다. 주요 작물은 쌀, 야채, 콩, 감자 등이다. 2002년도에 강원도의 농촌지역개발사업인 새농어촌건설운동 사업지로 선정돼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으면서 마을공동체 개발에 본격 나섰다고 한다.
광대패 모두골을 비롯 마을 학교 폐교를 활용한 손곡예술아카데미, 손곡도예공방, 단청나라 등이 마을의 주요 자원이다. 방과후학교 ‘손곡학당’도 주민 스스로 운영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로부터는 한국전통문화체험 마을로 선정돼 매년 국제청년 캠프가 열리기도 한다.
농산물 직거래 활동도 활발하다. 고추장, 된장, 손곡 막걸리, 손곡 김치 등 마을 특산 가공식품을 방문객, 도시민들과 직거래하고 있다. 당장 돈이 되느냐는 다음 문제다. 사업초기이니만큼 마을사람들이 힘을 모아 조직적으로, 경제적으로 사업을 궁리하고 모색하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마을장터도 운영한다. 주말마다 진행되는 토요상설 공연 행사, 마을 축제, 마을 전통문화 체험 등 다양한 문화 행사에 맞춰, 마을부녀회에서 준비한다. 마을 홈페이지에서는 마을의 생산물들이 직거래 판매되고 마을의 폐가를 수리한 직거래 매장도 문을 열었다.
2009년도에는 농식품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돼 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이 돈으로 녹색농촌체험수련관, 신화조형물 등을 조성했다. 2010년도엔 문화부의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오랜미래문화연구회가 지키는 문막읍 취병리 진밭마을에는 28가구, 90명이 산다. 쌀, 옥수수, 야채, 콩, 고추, 감자 농사를 주로 짓고 한우, 젖소, 사슴을 키우는 농가도 있다.
마을 문화예술의 무게중심인‘미술의 집 산아리’는 1993년 건립됐다. 김봉준화백이 귀농해 화실 문을 열고, 농적 가치를 미술창작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2000년초에는‘숲과 마을 미술축전’, 원주생명미술회가 진밭마을 주민들과 함께 ‘생태마을공동체’테마 축제를 열었다.
천연염색체험․전시관은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진밭마을경로당과 찜질방은 원주시의 지원으로 건립했다. 문막자연녹지공원 안에는 오래된 교과서, 문학지, 전통고서 등을 수장한 옛책고을 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신화마을네트워크 사업의 운영주체인 오랜미래문화연구회는 2007년도에 창립했다. 미술의 집 산아리 이후의 모든 과정과 성과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나갈 사업조직인 셈이다.
이처럼 신화마을네트워크사업단의 모든 사업계획은 귀농인을 비롯한 마을사람과 문화예술이 만나는 지점인 마을에서 실현된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판매, 가공 판매 활동을 한다. 신화마을 사업단 구성원들이 직접 농사짓는 활동 조차 신화마을 사업의 일환이다.
신화마을 공연예술단을 운영한다. 신화를 소재로 하는 다양한 공연 작품을 만들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상설공연 등을 운영한다.
신화마을의 디자인도 개발한다. 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어엿한 사업단인 신화마을을 상징할 브랜드디자인(B.I.) 농산품 포장디자인을 개발한다. 문화상품도 개발하고 디자인문화예술 관련 교육과 전시이벤트도 병행한다.
신화마을 고유의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마을신화, 지신밟기 신화, 저승길 신화, 도깨비 신화, 산신신화, 살림신화 등을 주제로 전국의 어린이, 청소년, 가족, 연인들을 위해 마을신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대패가 모여사는 신화마을에 축제가 빠질 수 없다. 주로 전국의 도시민들 대상으로 정월대보름굿, 신화예술제, 여신신화축전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신화의 세계를 통해 현대인의 삶의 대안을 더불어 모색하는 신화마을 학교, 도예, 서화, 전통공연예술 등을 전수하는 신화예술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신화마을 네트워크 사업단은 농산물생산가공부, 신화마을 예술단, 신화연구교육부, 신화 디자인부,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농산물생산가공부에서는 밭작물, 논작품을 직접 또는 위탁재배하고 있다. 장류, 효소등은 마을부녀회 등과 연계해 직접 가공하고, 술, 유정란 등은 위탁가공하고 있다. 이들 생산품들을 일반소비자들이게 회원제로 정기적으로 남품할 수 있도록 가공시설을 갖추는 등 생산체계를 갖추는 게 당면과제다.
신화마을예술단은 신화마을예술학교, 어린이예술학교, 지역주민예술학교, 마을영화관을 운영하는 내부사업은 물론, 남한강 축제, 손곡정월대보름 달맞이굿 등 지역단위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신화연구교육부는 신화관련 자료실, 전시실 운영, 신화컨텐츠 개발, 신화체험학교 운영, 신화마을 방과후학교 운영 등이 주요업무다.
신화디자인부는 임경업장군 등 마을신화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회화화, 조형화, 놀이기구화 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마을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마을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 예술가들도 마을로부터, 마을 주민들로부터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자기확신입니다.”
사업단의 실무를 총괄하는 이단장은 무엇보다 사업단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오래된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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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 친구 주희가 이곳에 있어요. 꾸러미도 하구요. 재밌게 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