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시간소개)
이상현 지음 관자재보살들 2021,12, 삼화
이상현 교수는 세종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한국사학사학회 명예회장이다.
그는 서양사상사를 전공했으며, << 자유· 투쟁의 역사>>, <<역사철학과 그 역사>>,
<<지성으로 본 세계사>>, <<다시 쓰는 역사, 그 지식의 즐거움>>, << 종교, 그 벽을 넘어 진리의 세계로>> 등의 전문서와 수필집 <<역사 속의 사랑이야기>>, <<아버진 홍은동 이발사였다>>, <<고백>> 등 여러 권을 출간했다 1940년 생이고 호는 玄谷이다.
이 책은 제자와의 문답식으로 쓴 점에서 특이한 문체를 사용했다. 그래서 논리 전개의 지루함이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세계적인 종교사, 사상사에서 수행과 명상을 통해 인간이 무엇인가를 찾으려 노력한 지금까지의 동서양의 사상가들의 생각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사상사적으로 쉽게 풀이한 지성사이다. 이 책은 제1편 동양의 관자재보살들, 제2편 서양의 관자재보살들로 된 232쪽의 저술이다.
이 책에서 특이하게 강조한 점이라고 내가 이해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관자재보살’은 불교의 <<반야바라밀다심경 약칭 반야심경>>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한국불교대사전>>에는 이를 ‘관세음보살’로 해석하고 있으나 저자는 그를 ‘석가모니’로 보고, 석가모니가 수행과 명상을 통해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은 최초의 인간으로 설명한다. 석가모니는 가장 뛰어난 관세음보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관자재보살을 정의하기를 ‘스스로 존재하는 자재의 존재의 실체를 찾아보고자 정진하는 자’라고 이해해야하며, 다시말해 ‘진리 그 중에서도 그 누구에 의해서도 창조된 적이 없는 최초의 실체, 인간과 우주 만물의 근원을 찾아서 정진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의한다(41쪽).
<<반야심경>>은 “관자재보살이 깊은 지혜로 건넘의 길을 걸으면서 오온(五蘊)이 모두 공(空) 하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고(照見)하고 일체의 고통과 장애를 건넜다.”로 시작되는 경전으로 한국의 불교의식에서는 맨 앞에 염송하는 불경이다. 저자는 이를 입증하는 데에는 소홀한 점이 있으나 그 전체 내용으로 보아 관세음보살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석가모니로 보는 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석가모니는 현상인 ‘나’를 포함한 모든 존재를 색(色)으로 보고 이는 공(空)이란 본체이며, 현상과 본체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설파한다. 즉 인간은 지·수·화·풍의 사대(四大)로서의 결합인 개체(아트만)로 보며, 그 개체는 낳지도, 없어지지도,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더러워지지도, 깨끗해지지도 않는 부라만(梵)과 일체가 됨을 수행과 명상을 통해 이루었다고 파악한다. 이를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의 뜻을 ‘자등명(自燈明)’, ‘자등의(自燈依)’와 ‘법등명(法燈明)’, ‘법등의(法燈依)’와 연계지어 해석한다. 이는 수행과 명상에 의하여 터득한 진리(보리)라고 한다. 이런 수행과 명상에 의하여 우주와 개인을 일치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모두 관자재보살들이라 칭하였다.
동양에서 관자재보살에 해당하는 사람을 노자, 선승 등을 들어 불교사의 맥을 짚고 있으며, 불교도가 아닌 노자도 이 부류에 넣고 있다.
2. 제2편 서양의 관자재보살들에서는 그리스의 불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 소크라테스, 프라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을 이해함에 쉬운 설명으로 맥을 짚어주고 있다. 그는 이어서 기독교, 데카르트, 칸트와 헤겔, 스피노자, 니체, 아이슈타인, 그리고 문호인 까뮈, 톨스토이까지 사상사의 거목들을 다루었고, 그들 사상의 공통된 특징을 찾으려 하였다.
저자는 동서양의 철인들이 고민하고 해결하려 한 문제점들의 공통점을 찾으려 했다. 각자 높은 산에 오르면 하늘과 해를 제대로 보는 것처럼 일치하고 공통되는 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공통점은 바로 수행과 정진, 버림, 비움등 임을 밝혔다.
이것이 이 책의 저술동기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수행은 탐(貪), 진(嗔), 치(癡)를 태워버린다고 한다. 이는 불교에서 삼독(三毒)이라 하여 인간의 해탈을 방해하는 세 가지 장애로 보고 있다,
3. 저자는 수행에 영기(靈氣)라는 것을 강조함이 특색이다. 영기는 브라만의 우주관에서 간지스 강가의 모래알보다 더 많은 수 많은 별들이 충돌 없이 자기 위치와 자기의 길을 가도록 하는 기운(112쪽)이라고 설명하고 ‘우주 안에 있는 에너지, 에텔’이라고도 한다(210쪽)
이는 호흡을 통해 기를 전신에 돌게 하는 것을 소주천(小周天)이라 칭하고 그 영기가 우주에까지 달한다는 것을 대주천(大周天)이라고 하는 특수이론을 제기한다. 이는 한 인간의 몸이 하나의 우주라고 본다. 이 소우주와 대우주를 일치시켜 보려는 학설에 대한 정당성 여부는 확신할 수 없는 경지이다.
요약컨대 그는 <<반야심경>>의 관자재보살이란 명칭을 종래 불교학계에서는 관세음보살로 보고 있는데 대해 이를 석가모니로 보고 그의 수행과, 명상을 통해 인간에 내재하는 것이 우주에 가득찬 영기와 하나이면서 둘이 아니고 둘이면서 하나임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류사상사를 꿰뚫어 보았다. 이 저자의 거대한 시간관과 공간관, 역사관에 나는 인류 역사상의 대저술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는 세계사적인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저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화엄경의 일즉다 다즉일의 세계를 역사에서 찾은 저술로서 지금까지 없었던 “사상계의 대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자신이 추구하는 수행을 게송으로 쓴 것을 인용한다.
나의 것들에 휩싸여
나는 없는 나가 되었구나
나를 찾아라.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나의 것을 다 버려서
나를 찾아라!
살아도 살지 않고
죽어도 죽지 않을 나를 찾으라.(186쪽)
이 대저작을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우리가 그가 오른 정상에까지는 다 오르지 못해도 한번 묵묵히 따라가 보자 . 그 산행이 평평한 길이다. 정상에 오르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읽어봅시다.
첫댓글 ‘관자재보살’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주인공이군요.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나의 것을 다 버려서
나를 찾아라!>라는 대목에서 심오한 가르침을 받습니다.
佛經은 언제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관자재보살의 의미는 저자와의 해석과는 달리 보는 것이 자유롭다. 구애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반야심경에서 관자재보살이 관세음의 공덕에 대한 강조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교계에서 보는 관세음보살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 반야심경은 6바라밀 (보시, 인욕, 지계, 정진, 지혜, 선정 중 지혜바라밀을 중시했습니다. 지혜=반야 입니다.
이 반야심경은 열반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