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절도에 무면허 운전까지…10대들의 목숨 건 ‘일탈’
장희준 기자
2020. 07. 08 18 : 55
#1. 수원에 사는 A군(19)은 지난 4일 코란도 차량을 훔쳐 시동을 걸었다. 당연히 면허는 없었다. 자신을 쫓는 경찰을 뒤로한 채 5㎞를 내달린 A군은 인도의 연석을 들이받고 타이어가 펑크난 상황 속에서도 위험천만한 ‘도주극’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다른 차량과 충돌하면서 차량은 전복됐고, 아찔했던 상황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찰 조사결과 A군은 최근 한 달간 5대의 차량을 훔친 것도 모자라 이를 대포차로 팔아넘기려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2. 앞선 4월 용인에서는 B군(14)과 동갑내기 2명이 사고를 저질렀다. 이들은 광주에서 시동이 걸린 K5 차량에 올라타 용인까지 40여㎞를 달렸다. 절도 차량을 수배하던 경찰을 피해 3㎞를 더 달아나던 이들은 결국 다른 차량과 전봇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멈춰 섰다. B군과 친구 1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됐고, 나머지 1명은 도주했다가 이튿날 수원의 한 노래방에서 붙잡혔다. 무면허 운전은 명백한 범죄 행위지만, 이들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촉법소년’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수원, 용인, 광주, 고양 등 경기지역에서 차량 절도 및 무면허 운전 등 간 큰 10대들의 일탈이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경찰청은 지난해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한 163명 중 18명(11%)이 10대가 몰았던 차량에 숨졌다고 밝혔다. 같은 해 10대들의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부상자는 1천16명으로, 전체 7천445명 중 16%를 차지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각각 10명 중 1명꼴로 애초에 운전대를 잡으면 안 되는 미성년자들에 의해 피해를 본 셈이다.
또 대검찰청 범죄 통계를 살펴보면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된 성인은 2016년 6만4천330명에서 2017년 4만4천444명, 2018년 2만2천408명으로, 매년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성년자의 무면허 운전은 같은 기간 2천806명(4.2%)에서 4천364명(8.9%), 3천234명(12.6%)으로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춘기 아이들은 반달리즘(vandalism, 반사회적 심리) 성향을 보이며 흥분 추구적이고 과시적 욕구를 쉽게 드러낸다”며 “학교 밖 청소년을 고려해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에서 실질적인 준법의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회성에 그치는 보여주기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효과에 대한 평가와 보완을 수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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