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60년 만에 가장 강력"… 최고 단계 경보
반경 550㎞ 볼라벤, 제주에 최대 500㎜ 폭우 뿌릴듯
오늘밤엔 전국 영향권… 수도권·서해안 큰 피해 우려
제15호 태풍 볼라벤(라오스의 고원 이름)은 2010년 '곤파스'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순간 최대 풍속 50m(초속)가 넘는 볼라벤은 곤파스나 지난해 '무이파'보다 바람 세기가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0년 이후 한반도에 가장 위협적인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순간 최대 풍속 45.4m를 기록했던 곤파스는 볼라벤과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며 6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700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기상청은 "볼라벤은 26일 오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북동쪽 40㎞ 육상에서 북상하고 있다"며 "중심 기압 920h㎩에 초속 53m의 '매우 강한' 반경 550㎞의 대형태풍으로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27일 새벽부터 제주도 부근 바다가 볼라벤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태풍이 서귀포 남서쪽 220㎞ 해상에 접근하는 27일 밤에는 전국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했다. 28일 오전엔 전남 목포 남서쪽 14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목포시가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 경로 오른쪽에 있는 수도권과 서해안 지역의 피해가 특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난 23일의 태풍 볼라벤 모습. 왼쪽에 있는 타이완(대만) 인근을 강타한 태풍 덴빈보다 소용돌이 크기가 훨씬 크다. /NASA홈페이지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으로 27~28일 제주 산간 지역에 최대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남해안과 지리산 지역에도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어 29일까지 서해 5도에 150~300㎜, 호남과 경남에 100~200㎜, 중부지방과 경북에 50~100㎜의 비가 예보됐다.
태풍은 제주 부근 해상에서 세력이 최대로 커졌다가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점차 약화될 전망이다. 태풍은 28일 저녁 북한 옹진반도로 상륙해 신의주 북동쪽 180㎞ 부근을 통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초속 5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간판과 신호등 등 시설물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남해안과 서해안에는 해일이 발생해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가능성이 커 해안가 주민들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목포 고층 아파트 태풍 대비 '테이핑' - 북상 중인 초강력 태풍 볼라벤에 대비해 26일 오후 전남 목포시 공무원들이 목포시 옥암동의 한 아파트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볼라벤은 제주와 목포 등지에 이를때에 순간 최대 풍속 50m(초속) 이상의 강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돼 건물 유리창 파손 등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오전 제주가 볼라벤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시작하고, 이날 밤부터 목포 등 서남해안 일대에 본격적으로 강풍과 폭우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또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나거나 축대가 붕괴할 위험도 커 미리 점검해야 하며, 산간 계곡의 야영객과 해수욕장 피서객은 대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다에선 26일 밤 제주도 남쪽 먼바다를 시작으로 27일 남해와 서해 대부분으로 태풍 특보가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밤 볼라벤이 상륙한 일본 오키나와는 섬 전체가 마비됐다. 순간 최대 풍속 초속 70m의 강풍이 불고 높이 10m가 넘는 파도가 몰아쳤다. 오키나와 기상당국은 "1952년 태풍 관측이 시작된 지 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을 맞았다"고 밝히고 최고 단계의 경보를 발령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태풍 상황에 따라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교 조치를 검토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고 26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