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전임시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시키겠다니
김용복/ 논설위원
허태정 대전시장님, 전임자에 대한 예우를 그렇게 해서는 아니됩니다. 허 시장님께서는 “민선 8기를 무조건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무리한 사업은 정직하게 알리고 정리하겠다”며, 대전시 채무는 2022년 말 1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1조5800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기에 이장우 전임시장이 하던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경우, 당장 올해만 5482억 원의 예산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는 한 해 평균 6955억 원의 지출 초과가 예상되는 등 재정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정치적인 입장을 따지기보다 오직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각 사업을 계속할지 혹은 중단할지 차분하게 가리겠다”고 말씀 하셨다면서요?
추진하던 사업 때문에 빚이 많다구요?
과거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월남전에 젊은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외화를 벌여들였으며,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들을 파견해 노동력을 담보로 외화를 벌여들여 경제발전을 이룩했던 것입니다.
그 당시는 국내에서 이만한 자금을 끌어들일 만한 재원이 없기 때문에 그랬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룩한 것이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화학공업 육성, 현대자동차 개발 등 국가재건사업을 추진했던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및 미국 등으로부터도 막대한 외채를 도입하여 국가 부채가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당시 김영삼이나 김대중은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 드러누어 휘발류 한방울도 나오지 않는 나라에 무슨 고속도로 건설이고 자동차 공장이냐고 반대했던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허태정 시장님, 전임자가 추진하던 사업을 그렇게 중단시켜서야 되겠습니까? 그것도 엄청나게 부채가 많다고 하면서까지.
전임자를 그렇게 비하해도 되시는지요.
이장우 대전시장은 물러나면서 차기 시장인 허태정 당선인에게 "허 당선인은 시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4년을 하면서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전하시지 않으셨던가요?
허 시장보다 먼저 대전시장을 역임하신 ‘염홍철의 아침단상 782’에 보면,
“우리 사회는 전임자에 대한 예우와 존중이 약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자리에 오르면 전임자의 공적은 쉽게 지워지고, 잘못은 더 크게 부각됩니다. 권력이 바뀔 때마다 과거 정부를 전면 부정하는 모습도 반복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국에서도 전임자와 후임자의 관계는 늘 정치적 긴장 속에 놓여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전임자에 대한 예우를 말씀하신 것이지요.
정약용 선생님도, “새로 부임한 수령이 전임자의 허물을 들춰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매양 보면 앞 수령이 했던 일을 일일이 뒤집어 큰 추위 뒤에 따뜻한 봄이 온 것처럼 자처해 혁혁한 명예를 얻으려고 하는데, 이것은 결코 참된 ‘교승지의(交承之義),’ 즉 임무 교대의 도리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정약용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도 임무 교대를 잘못해서 원수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시면서 “후임자는 전임자의 잘못을 덮어주고 서운한 마음을 달래는 데 십분 진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전임자의 비리, 공금횡령이나 고을 창고를 축낸 사실을 발견하더라도 그것을 들춰내기보다는 그 사실을 전임자에게 조용히 알려 스스로 배상해 채워 넣도록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허 시장님께서는 부임도 하시기 전에 이렇게 전임자의 허물(?)을 떠벌이시다니.
그래서 보다 못한 제가 자판기를 두드리게 된 것입니다.
숙종 때의 인물 정지화가 경기도 광주 부윤으로 부임했을 때, 그의 전임자는 뇌물을 받은 일로 이미 감옥에 갇혀 있었는데, 정지화는 조사를 맡아 여러 서류를 살피다가 한 가지 일이라도 전임자가 잘한 게 있으면 기쁜 표정으로 “혹시 이것으로 전임자의 죄를 경감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면서 적극적인 변론을 해주어 전임자의 죄가 한 등급 감해졌다고 한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전임자의 잘못을 덮어주고 잘한 점을 칭찬하는 것은 비단 후임자의 후덕함을 보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허태정 시장님의 이름이 빛나고 게다가 이장우 전임시장의 허물을 들춰내기 시작하면 대전 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이장우 시장을 따랐던 직원들은 허 시장을 어떻게 볼까요? 허 시장을 존경하고 좋아했던 저까지 이렇게 허 시장의 덕이 높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 허 시장께서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승계 리더십’입니다. 이장우 전임시장의 허물을 들춰내는 것을 당연시하여 비난하고, 그로 인해 대전시 행정 업무가 단절되는 것 말입니다.
그렇게까지 허 시장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이장우 전임 시장을 찾아가 머리를 맞대시기 바랍니다. 전임자가 하던 사업을 몇 년씩 뒤로 미룬다면 그에 따르는 엄청난 추가 비용은 뭐로 감당하시겠습니까?
허 시장님께서 이어받기 어려운 사업이 있다면 이장우 전임시장을 찾아가 진행되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입니다.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못한다면 그것은 능력의 차이이고 의지의 결핍에서 오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허 시장님께 간절히 당부하며 말을 끝낼 게요.
전임자를 존중하시기 바랍니다. 전임자의 업적을 폄하하지 말고, 전임자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시정(市政)을 이끌어 온 관계 공무원들을 이해하고 옹호하며 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정을 운영하시기 바랍니다.
전임자 존중의 풍토가 지속되면, 허 시장님께서도 4년 후 그 자리를 떠나게 될 때 후임자로부터 올바른 평가와 존중을 받게 될 것입니다.
허 시장님도 지고지순(至高至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계시겠지요?
전임자 이장우 시장은 재임 동안 최선을 다해 왔다는 점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필자도 이장우 시장을 향해 십여 차례 채찍을 들은 바 있습니다. 바로 잡으시더군요.
기대하겠습니다.
첫댓글 옳습니다 공감 100%
회장님
건안하시죠
꼬마김밥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