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읍에서 4차로로 들어서지 않고 옛국도를 천천히 운전한다. 구강재에 들어가 개짖는 소리 때문에 괜히 죄짓는 기분이 되고 외서에서 율어쪽 길을 잡는다. 산속에 가용리가 나타난다. 고개를 가파르게 잠깐 내려가니 주릿재 아래다. 공군부대로 올라가 보려는데 차가 한대 내려와 포기한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린다. 벌교터미널에 차를 두고 보성교통을 탄다. 학생들이 하교중이라 많이 탄다. 다향숯불갈비 6시 반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 고내 앞에서 내린다. 우산을 들고 마을로 들어가 고내정준공탑을 읽어본다. 우물이 두개 있다는데 골목 안에 하나를 만난다. 성터의 흔적은 모르겠고, 송장산과 봉두산에 둘러싸인 벌판을 본다. 정형남 선생의 소설에서는 저 은림 산아래가 동로현 치소가 있었다 하는데 그럴싸하게 자리가 좋게 보인다. 고내마을을 벗어나 탑골로 걷고 있는데 바보가 전화해 예당 저수지 옆에 관광한우가 모임 장소라 한다. 다향 앞 유채밭 정류저ㅏㅇ에서 기다리니 바보의 차가 온다. 위선생 부부와 후배 박사장과 함께 쇠고기를 많이 먹으며 술을 마신다. 내가 계산하려는데 박사장이 계산한 듯하다. 그의 집까지 가 멋지고 화려한 그의 살림살이를 구경한다. IT 일을 하면서 집짓는 일이 취미라고 한다. 우리 집에 초대한다 했는데 먹을 것이나 취미가 달라 걱정이다. 그의 딸을 다시 서울로 전학시키겠다는 말을 하며 시골 마을의 절대권력자 집안에 대해 분노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