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식 / 도깨비시장, 그리운 사람에게 『현대시 2편』... 문학춘추 2022년 여름. 119호... 2022.6.19. 발행
■안재식『현대시 2편 』
- 도깨비시장
- 그리운 사람에게
。 문학춘추 2022년 여름. 119호
。 2022년 6월 19일 발행
。 정가 10,000원
도깨비시장
안재식(1942~)
별들도 잠들고
풀잎을 지나는 나귀의 방울 소리
나지막이 멀어지면
모나지 않은 도깨비들 하나둘
싱싱한 햇살 불러들여 장을 펼친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없는 게 없는 이곳은
오가는 사람 모두 낯익은 얼굴 같아
90도 절하고 머리 굴리는 가식은 싫어
마음이 먼저 가고 흥정이 뒤따른다
부르튼 손으로 나물 담던 난전 할머니
착한 심성 궁굴리는 덤이 넉넉해
급하면 잠옷 바람도 괜찮아
오체투지 순례자가 빗소리 묻힌
빈대떡에 소주로 흰소릴 띄워도
사람 냄새 살아가는 소리
팔딱거리는 누드의 현장
동네 개들도 당당하다
오늘도 나는 달빛 물고 온
도깨비를 찾아 집 나선다
그리운 사람에게
안재식(1942~)
나리꽃 붉게 타는 여름이었죠
밤안개 자우룩한 개여울 건너
들국화 필 때까진 돌아오련다
약속을 걸고 떠난 보고픈 임아
들국화 피고 지고 다시 나리꽃
계절이 바뀌어도 소식 없더니
머나먼 낯선 땅에 몸을 눕히고
별이 되어 돌아온 약속한 임아
사랑은 어딜 가고 흔적만 남아
내 가슴 가득 고인 임의 얼굴이
애달파 애달파서 하늘을 보네
그리워 그리워서 하늘을 보네
▶안재식(安在植) 약력 1942년 서울 신설동 출생.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지도위원, 「소정문학」 동인, 중랑문학대학 출강. 수상 : 환경부장관 표창(1997. 문학부문),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외 시가곡 : 「그리운 사람에게」 등 20여곡 저서 : 『야누스의 두 얼굴』 등 2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