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사유 2위 외도…집 근처에서 두 집 살림해도 모르더라"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3.03.13 14:42
법무법인 태성의 최유나 변호사.
최유나 이혼 전문 변호사(38)가 다양한 이혼 사례에 대해 말했다.
13일 방송된 KBS Cool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는 최 변호사가 청취자들의 이혼 관련 궁금증을 듣고 조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DJ 박명수는 최 변호사에 대해 "28세부터 10년간 이혼 상담 약 5000건, 소송 경험 약 3000건 정도"라고 소개했다. 최 변호사는 "얼굴만 봐도 어떤 사유로 오셨구나 추측이 가능할 정도다. 친구들이 '이제 자리 깔아라'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혼 전문 변호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틈새시장을 노린 것도 있었다. 지금은 여성 변호사가 많아졌지만, 제가 처음 할 때만 해도 남성 변호사보다 적었다. 의뢰인들이 여성 변호사와 상담하는 걸 좋아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었다. 로펌에서도 일해봤는데, 승패가 있는 싸움보다는 제가 개입해서 좋게 마무리하고 개입할 여지가 더 많은 게 좋더라"라고 덧붙였다.
결혼 10년 차라는 최 변호사는 "남편도 변호사다. 같이 공부하면서 만났다. 13년 정도 알고 지내고 있다. 아들 두 명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혼 사유 1위는 '성격 차이'라며 "25% 정도다. 인생에서 큰일이 벌어졌을 때 가치관이 드러나는데,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는 걸 느끼면 성격 차이라고 표현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혼 사유 2위는 '외도'라며 "성격 차이 다음 수준으로 많다. 절반은 외도해놓고 이혼하고 싶다는 분들이다. 내막을 살펴보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외도는 정말 빈번하다. 매일매일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모르는 경우도 있고, 서로 용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양한 부부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명수는 "두 집 살림도 있냐?"고 궁금해했고, 최 변호사는 "많이 있다. 두 집 살림도 너무 흔하다. 동선을 보면 항상 근처더라. 멀리서는 사실 불가능하지 않냐"고 설명했다.
이에 놀란 박명수가 "아파트로 치면 A동, B동에 산다는 거냐"고 묻자 최유나는 "맞다. 결국은 알고 저에게 오시지만, 10년까지도 모르시는 분들도 매우 많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최유나는 성별에 따른 외도 비율에 대해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남성분들이 외도를 많이 하고, 맞벌이하는 젊은 분들은 비슷하게 외도한다"고 밝혔다.
또 명절 이후에 이혼 상담 전화가 많이 온다며 "저는 연휴 동안 마음속으로 준비한다. 상담 전화를 받고 에너지가 떨어져서 충전한다"고 토로했다.
박명수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양육을 떠미는 경우도 있는지 궁금해했다. 최 변호사는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 상대방이 양육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싸우면 낫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엄마, 아빠가 맞나 싶을 정도로 떠밀 때는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혼 생활에 대해 "서로한테 대접받으려고 안 하면 좋겠다. 이득을 챙기려고 하면 실망밖에 없다"며 "동반자라는 개념으로 살아가야 한다. 상대방이 이득을 줘서 사는 거라면 무조건 이혼 위기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박명수는 "제가 결혼할 때 지인이 글을 써주셨다. '결혼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고, 좋은 사람이 되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며 "좋은 짝이 되어주면 왜 이혼하겠냐. 양보하고 살면 나중에 다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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