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을 출발하여 청계산 옛 고을로(광화문 – 정토사 27km)
- 제9차 21세기 조선통신사 서울- 도쿄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2
4월 1일(토), 아침에 선선하다가 낮에는 약간 더운 날씨다.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출발장소인 경복궁으로 향하였다. 오전 8시 지나 집결장소인 경복궁 주차장에 이르니 많은 이들이 도착하여 서로를 반긴다. 잠시 후 분당에 사는 둘째아들과 막내손자가 등장, 역사적인 행사에 손자와의 추억 만들기가 뜻깊다. 오전 9시 반의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에 바쁘고 행사를 지원하는 출연자들은 전통 옷차림으로 갈아입느라 부산하다. 조선통신사의 삼사(三使)를 맡은 일행도 전통관복차림에 나서고.
경복궁 주차장에서 기념촬영한 이들의 다채로운 모습, 오른쪽 어린이가 막내손자
9시 반,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출발행사를 가졌다. 특별 초청한 취타대와 악단, 호위무사들이 도열한 가운데 80여 명의 첫날 걷기 참가자들에게 한일의원연맹회장의 축하메시지로 출발인사를 가름, 한국체육진흥회 강호갑 부회장이 대독한 메시지의 개요는 이렇다. ‘제9차 21세기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걷기 대회 개최를 축하합니다. 조선시대 통신사는 15세기 초 조선태종 때 시작해 임진왜란으로 일시 단절되었다가, 17세기 초 선조 때 재개되어 19세기 초까지 무려 400년에 걸쳐 펼쳐졌던 한일 간 교류행사였습니다. 15~19세기에 추구했던 조일 선조들의 목표를 오늘에 재현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한일우정걷기대회‘가 벌써 아홉 번째를 맞은 것을 축하하며 행사주관 및 후원부서와 관계자 여러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의 의지와 호소에 힘입어 양국시민들이 마음을 열고 협력과 존중, 이해와 공존에 기반한 양국의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53일간의 긴 여정에 모두가 평안하기를 기원합니다.’
9시 반에 경복궁을 출발하여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는 행렬은 전통복장과 음악이 한데 어울려 축제분위기, 주말의 화창한 날씨에 맞춰 도심나들이에 나선 많은 이들의 관심과 흥미가 피부로 느껴진다. 조선시대 당상관의 관복차림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한걸음씩 걷는 발걸음이 별다르네. 짜임새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지원한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 더 좋은 내용으로 발전하였으면.
첫날 행사를 취재한 연합뉴스의 보도
다채로운 모습의 출발행렬은 광화문에서 막을 내리고 이후는 80여 명 걷기참가자들의 오붓한 행진으로 바뀌어 시청 앞, 전쟁기념관, 이태원, 한남대교 지나 신사역부근의 점심장소에 이르니 오후 1시가 가깝다. 점심메뉴는 맛깔스런 회덮밥. 모두들 맛있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에 다시 걷기, 높게 차단된 고속도로 벽 옆에 조성된 강남숲길이 운치 있고 양재역 부근 말죽거리에서 옛 정취를 살핀다. 말죽거리 비석에 새긴 문구, ‘제주에서 보내온 말을 손질하고 말죽을 먹인 곳이라는 설과 이괄(李适)의 난 때 인조임금이 피란 길에 말 위에서 팥죽을 들었던 곳이라는 설이 있음’
어언천변의 활짝 핀 벚꽃상춘객들
말죽거리상점가를 지나 어언 천변에 들어서니 활짝 핀 벚꽃물결 즐기는 상춘객들의 발걸음으로 활기가 넘친다. 보기 좋은 꽃구경이로다. 벚꽃길의 어언 천변 끝나 청계산 입구에 이르니 어느새 오후 5시가 가깝다. 첫날의 목적지는 청계산 옛 고을에 자리 잡은 정토사, 들어가는 길목에 ‘환영 21세기통신사 한일우정걷기 청계산 정토사’라 새긴 플래카드가 온중일 걸어 피곤한 발걸음의 일행을 반긴다. 정토사에 도착하니 주지 보광 스님이 환한 웃음으로 일행을 반긴다. 체조로 몸을 풀고 법당에 들어 주지 스님의 일행 모두 목적지 도쿄 까지 무사히 도착하기를 축원하는 법문으로 위로를 받는다. 동국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보광 스님은 일본에도 유학한 학승, 유창한 일본어가 돋보인다. 곧바로 저녁 공양, 첫날 행보 무사히 마쳤으니 푹 쉬고 내일도 열심히 걸읍시다. 장도를 축하하며 하루 종일 함께 걸은 동호인들께도 감사드린다.
열심히 걷고 난 후의 몸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