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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大地의 나그네...瑞村 [虛虛者] 원문보기 글쓴이: 瑞村
한남금북정맥 제5구간 이티재-상당산성-선도산-선두산-머구미 날짜 : 2005년 10월 3일 (월) 거리 : 도상거리 약 km 시간 : 9시간 30분 (휴식, 식사시간 포함)
모처럼의 3일 연휴에 첫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두 번째 날은 어머니 생신이라 의정부까지 왕복해야 하는 고단한 하루입니다. 마지막 하루만은 산으로 갈까 했는데 너무 피곤하여 포기하여 버립니다. 그러나 山病은 아무 때나 도집니다. 잠자리에 들었다가 일단 깨고 나서부터 잔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저절로 새벽 예정된 시각에 눈이 떠지고 배낭을 메고 증평으로 향합니다. 한남금북정맥 다섯 번째 구간은 이티부터 시작합니다. 지난번 저녁을 먹었던 ‘등산로 가든’을 지나 휴게소에 주차하려다 주인이 밖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돌아와 차를 식당 앞에 주차해 놓고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차를 주차해 놨다고 알립니다.
이티(재) 출발 (6:35) 여장을 챙겨 산으로 스며듭니다. 오늘은 모처럼 주변의 풍광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온도 많이 떨어져 가을의 기운이 완연합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어디선지 총소리가 들립니다. 초반이라 오름길도 힘차게 오릅니다.
786.8봉의 삼각점 486.8봉 도착 (6:56) 숲에서 환한 봉우리에 올라서자 삼각점이 박혀있고 좌측으로 증평방향의 아침풍경이 시원스레 내려다보입니다. 증평의 두타산 너머로 멀리 보이는 산줄기가 금북정맥일 거라고 생각되어지고 노랗게 변해가는 평야를 바라보니 가을의 풍요로움이 가슴 뿌듯해지는 것 같습니다. 길 곳곳에 밤이며 도토리 상수리가 떨어져 있어 마음만 먹으면 잔뜩 주울 것 같습니다.
증평방향, 멀리 오른쪽으로 두타산 가파른 내림 길을 내려갑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인경산일 것이라 생각되는 봉우리 아래로 도로가 보입니다. 왼쪽으로 훤해지면서 커다란 묘지가 나오고 길옆으로 아래둥치가 불에 타버린 큼직한 고목이 한그루 서있는 임도가 나옵니다. 임도를 통과합니다. (7:15)
임도의 느티나무 봉우리를 치고 오르다 길은 느긋해지며 옆구리를 타고 돌아갑니다. 봉우리를 올라가면 인경산으로 가는 것일 겁니다. 길은 걷기에 좋지만 쉴 사이 없이 엉겨 붙는 거미줄이 너무 짜증이 나게 합니다. 벌목지가 나오며 좌측아래에 마을이 보입니다. (8:16) 지도상의 둔병이 마을이겠지요.
가는방향 좌측의 둔병이마을
멀리 산줄기는 백두대간인데 어딘지는.. 좌측봉은 인경산
길은 나뭇잎이 얹혀져 걷기에 좋은데 마을이 보이지 않을 무렵 봉우리를 향해 오르면 문득 동쪽이 훤해지며 아스라이 산마루가 길게 이어져 흐르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저기는 어디쯤일까. 조항산, 대야산에 이르는 대간줄기는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알 수 없고. 473봉 통과 (8:24) 봉우리를 넘자 멀리로 봉우리가 하나 보이고 좌측 아래에는 마을이 있는지 노랗게 익어가는 벼들이 보입니다. 저기가 지도상의 ‘막거리’일까요.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이어지니 떨어진 솔잎으로 길이 부드러운데 길 좌측으로 벌목지대가 나오고 여기는 농장이니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판을 두 곳이나 지나치게 됩니다. 그것을 지나 잠시 후면 이티재 8km라는 등산안내판이 나오는데 (8:52) 10여분 후엔 상당산성이 나온답니다.
491봉. 봉우리 너머에 상당산성이 있고 막거리의 가을
상당산성이 나타남
상당산성 도착 (9:7) 산성위로 젊은 사람 셋이 산책을 즐기는 것 같데요. 표지기가 산성 좌측으로 붙어있어 생각 없이 성 아래 길을 따라갑니다. 그리곤 그렇게 계속 내려갑니다. 성문도 지나고 사진도 찍으며 성안 마을도 훔쳐봅니다. 그런데 도로가 나오고 저수지가 나옵니다. 어라!!!!
표지기도 매여 있어 아무 의심없이 쭈욱~~
앗, 저멀리 마루금이...
멀리 보이는 선도산
우측의 청주시가
헛걸음은 했지만 성구경은 잘했습니다. 이 문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도로에 내려서서야 아차! 합니다. 정말 아무 의심없이 여기까지 내려온 것입니다. 맥은 저쪽 마을 뒤 산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아까 성을 끼고 돌때 작은 성문이 있었습니다. 그곳으로 성안으로 들어가 맥을 이어가야 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어이가 없지만 하는 수 없이 저수지 둑을 건너 성을 따라 올라갑니다. 생각지도 않은 헛걸음질을 하였지만 그래도 모처럼 城구경은 잘했네요. 청주시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시내가 온통 아파트로 덮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이 가야할 선도산일 것 같고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상봉재인 것 같네요. 성문을 빠져나가 정맥 길에 들어섭니다. (9:40) 커다란 상수리나무가 서 있습니다. 표지기가 붙어있는 숲으로 들어가 산성고개를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배도 고파오고요.
산성고개 산성고개 통과 (9:52) 몇 대의 차량이 지나가길 기다려 도로를 횡단하여 능선에 서자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곳에 통나무두개로 만들어진 쉼터가 있어 잘 됐다싶어 배낭을 내리고 도시락을 꺼내려는 순간 60이 넘어 보이는 남자 두 분이 나타나며 자리를 같이하게 됩니다. 도시락을 꺼내려던 동작을 접고 두 분과 얘기를 나누다 그냥 먼저 일어나 상봉재로 향합니다.
멀리 상당산성
것대산과 봉화대 것대산 통과 (10:26) 봉화대가 설치된 것대산에 올라섭니다. 저 아래쪽 무덤이 있는 곳에 아까 두 분이 이쪽으로 오는 것이 보이네요. 지나온 능선들이 잘 보이고 봉우리 바로 아래로 활공장을 오르는 시멘트도로가 보이더니 주차장이 나타나고 활공장을 오르는 길이 이어집니다. 곧 활공장이 있는 상봉재에 올라섭니다. (10:30)
활공장에서 본 청주시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두 명의 사내아이가 놀고 있는 상봉재를 지나 숲에 들고 개설된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은 도로를 건너, 길좌측에 철조망이 쳐진 지역을 지나 바람이 조금 불어줄 것 같은 묘지 옆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천천히 움직여 얼마를 가자 우측으로 공원묘지가 나오는데 아주 깨끗해 보이네요. (11:18)
공원묘지 꼭대기로 난 정맥 길을 시커먼 옷을 입은 내가 지나가자니 기분이 좀 그러네요. 더군다나 포크레인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지금 장례를 치르는 모양인데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도 인연이다 생각되어지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정맥길 바로 아래에서 성묘 온 아이가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512번 도로 512번 도로 도착 (11:35) 아까 지나온 산성고개로 이어지는 도로로 정맥은 가파르게 잘린 절개지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랬다가 금방 다시 이 도로로 내려서게 됩니다. 도로가 정맥 중간을 가르며 지나가는 바람에 도로를 건넜다가 다시 도로를 건너게 되는데 도로를 따르자면 정맥이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건너가 선도산으로 흐르게 되는 모습이지만 이마져도 현암 삼거리에서 공원묘지로 가는 길로 잘리게 되니 아주 난자를 당하는 양상입니다. 도로를 따라 남동방향으로 200여m 내려가 현암3거리에 이릅니다.
현암삼거리 현암삼거리 통과 (11:43) 이곳의 지형을 몰라 한참 어리둥절해 있다 겨우 형세를 알아채고 앞을 바라보니 맨 끝집 옆의 전봇대에 표지기가 보입니다. 삼거리 첫 음식점에서 안채에서 아주머니가 담아주는 시원한 물을 배낭에 넣고 표지기가 있는 곳에 이르니 시멘트 길이 산 쪽으로 이어지며 선도산 오름이 시작됩니다. 오름이 느긋하게 한참을 이어지는데 이곳에도 산길에 도토리며 상수리가 보이네요. 495봉 통과 (12:27) 부드럽지만 은근히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한참을 이어지다가 40대 중반쯤의 남자가 전화통화중인 495봉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앙증맞은 자태의 표석이 있는 선도산에 도착합니다.
실제는 아주 작은 표석임 선도산 (547m) 통과 (12:32)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자 한동안 내림 길이 계속됩니다. 아예 바닥까지 치는 듯하던 맥은 돌무더기가 있는 옛 고개 부근에서 멈추더니 (1:16) 심한 오름길로 사납게 돌변해버립니다. 힘들게 올라온 선두산엔 삼각점만 박혀있습니다.
옛 고개
선두산 삼각점 선두산 (526m) 통과 (1:40) 내림 길에서 스틱이 말썽을 부립니다. 한번 풀어진 스틱은 조여지지를 않아 하는 수 없이 하나로 지팡이를 삼아 내려갑니다. 이목리로 가는 산판도로가 나오고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두 갈래가 있어 봉우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좀 편해질까 싶어 따라가 보면 다른 길입니다.
능선 길 바로 옆의 말벌집
헛걸음했다 싶어 봉우리를 향해 치고 오르는데 길 바로 옆 숲 속에 커다란 말벌집이 매달려 있네요. 제 길로 올라왔더라면 말 벌집과 정면충돌을 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오싹합니다. 멀리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무사이로 보이고 한참을 또 내려섰다가 힘겹게 올라서자 길은 동쪽을 향해 우측으로 조금 나아가다가 다시 남동쪽을 향하더니 다시 동향을 합니다. 가끔씩 오른쪽 벌목지를 통해 아랫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지나온 능선도 조망됩니다. 잘 조림된 전나무 숲도 지납니다. 두기의 커다란 묘지를 지나 삼각점이 있는 483m 지점을 통과합니다. (3:27)
483봉의 삼각점
머구미가 멀지 않은 듯 한데 쉽게 다가지지 않네요. 많이 지친 모습으로 머구미에 다가가는데 여기는 또 능선을 잘라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냥 아래로 내려가는 우측 길로 내려가니 고개에서 조금아래 민가에 이릅니다.
머구미고개 (추정재) 다음 들머리
머구미 (추정재) 머구미 도착 (4:5) 머구미 고개 조금 아래에 있는 주유소 화장실에서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땀에 젖은 옷도 갈아입으니 조금은 사람 꼴이 나오는 것 같아 보입니다. 청주에서 미원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한참을 기다려 미원까지 가서 미원에서 이티재까지는 택시를 이용합니다. 이티(재) ‘등산로 가든’에서 딴 음식이 없어 라면으로 시장기를 재우고 귀가합니다. 택시는 1만원. 머구미에서 미원까지 시내버스는 9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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