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박사과정은 표준화되지도 않았고 공정한 게임도 아니었다.
의외로 상당히 운이 많이 작용한다.
실패하더라도 너무 좌절할 필요 없다.
1~2년후 첫 관문인 qualifying exam이란 걸 본다.
내가 UNC biostatistics에서 그 시험 볼 때 10명정도 봤는데 겨우 미국 학생 두명 떨어졌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둘의 점수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눈에 띄게 차이 났었단다.
나는 이 운은 좋았고, 이런 경향은 한동안 계속 되었다.
그런데 몇년 후 대학원 교육 커미티가 UW(U of Washington)출신의 젊은 교수들로 대거 물갈이 되더니 그동안 응용중심 UNC biostat을 난데없이 이론적인 UW화 시키기 시작했는데, 시험이 심하게 이론적이 되었고 절반이상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연고대같은 문과 통계학과 졸업생들에게는 난데없는 폭탄이었다
이 시험 합격률은 학과장이나 대학원 교육 커미티가 바뀌면 이렇게 확~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학교 선정할 때 재학생과 연락해 미리 알아보는게 좋다.
Qualfying을 통과했다면, 박사학위의 최종 성공/실패 여부는 논문 지도교수를 누구로 선정하냐가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통 순진하게 자기가 하고싶은 전공의 교수를 선택한다. 그러나 이건 상당히 위험하다.
젊은 교수를 선택했더니 그 교수가 테뉴어 못받아 학교를 옮기는 경우는 상당히 흔하고, 그 나이스 해 보였던 교수가 나중에야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는걸 알게되기도 하고, 그 자신감 넘치는 교수가 실제로는 논문 지도 능력이 전혀 없어 학생중 무사히 졸업한 학생이 없기도 하고... 하여간 다양하다. 사실 지도교수 선정은 간단하다. 그 열매를 보면 된다. 즉 과거 지도받은 학생들이 제대로 졸업했냐를 보면 된다.
선배들이 해준 말이 있었다. 박사학위가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다. 아무나 졸업 잘 시켜주는 사람 지도교수로 해서 무조건 박사학위를 빨리 받아라. 정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포닥으로 하라고…
사실 지도교수 잘못 선택하거나, 지도교수와 트라블이 생기면 아무리 똘똘한 학생이라도 학위 받기 힘들다.
지도교수와 괜찮아도 지도교수와 커미티 멤버의 문제로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지도교수와 사이 않좋은 교수가 커미티 멤버도 아닌데 final defense할 때 들어와 깽판쳐 실패한 경우도 있고, 지도교수와 문제가 있어 다른 교수로 바꿨는데 예전 지도교수의 뒤끝 작렬로 실패한 경우도 있다. 천태만상이다.
나도 지도교수를 잘못 선정한데다 설상가상으로 그 교수와 다른 교수의 트러블로 졸업이 불가능해 보이는 케이스였는데, 구세주가 등장하면서 가까스로 졸업할 수 있었다.
미국 top school중 하나인 UNC가 이 모양인데, 한국은 과연 이보다 나을까?
첫댓글 동감합니다. 저와 같이 공부하던 중국계 친구는 지도교수가 Monte Carlo 로 유명한 아주 나이 많은 교수였는데 defense하는날 학과장으로 취임한지 얼마안되는 50대 교수가 (젊은 편이죠, Stochastic Theory로 유명했고) 한 한마디때문에 수라장이 됐죠. 학과장은 아마 Monte Carlo 같은것은 별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defense하는 학생의 논문은 읽지도 않고서 하는말이 "이것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쓸것인지 말해보라고".
저는 사실 꽤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도교수는 그때만해서 거의 70에 가까우셨는데 어떻게 박사학위논문이 당장 사회에서 쓸수있는것만 쓰냐고 매우 화를 내셨고 서로 언성이 오가는 defense가 되었죠. 뭐, 결국은 박사학위를 주기는 했지만요.
다른 한 학생은 교수가 학교를 옮겨다니느라 세번째 학교를 옮긴경우도 있고요. 아니면 새 지도 교수밑에서 다시 시작해야하니까요. 제도는 좋은데 일률적이지 못해서 정말로 지도교수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표준화 시킬수 있으면 좋겠는데 너무 지도교수에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안재형 글쎄말입니다. 그래서 어느 학교에서 박사를 받았냐고 물어보는데신 누가 지도교수였나고 물어보는경우도 많더군요.
와 방금 지도교수와 미팅 끝나고온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되네요 ㅠㅠ
지도교수 열심히 괴롭혀야합니다. 예전에 선배 한분은 한게 없어 미안해서 안찾아갔는데, 좀 했는데 더 해야할것같아서 못가고 있다가, 한참 후에 더 이상 안될 것같아 연락했더니 안식년 나갔다고 하더라구요^^ 옛날이나 발생하는 일이겠지만요^^
@안재형 헤~
@안재형 안식년은 생각도못했네요 진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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