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33] 차상순 (車相淳) - 이 생명 다하도록 3. 손수레를 끌며 선생님 도와 - 2
9 나는 그 말을 듣고 ‘아기 주님이 장성하면 어른 주님이 되지’ 하고 생각했다. 이렇게 증거를 하니 전 식구들이 기뻐서 선생님 말씀에 절대복종하고 참으로 식구들이 정성껏 모셨다.
10 하루는 뒷집에 사는 할머니가 계시를 받고 아침에 말씀을 하는데, 선생님 성명을 개명해야 된다고 하면서 ‘문선명’이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본명은 문용명이셨다).
11 지금 원리를 알고 보니 문(文) 자는 말씀이요, 선(鮮) 자는 나라(조선)를 가르치는 말이요, 명(明) 자는 밝게 비춘다는 뜻이다. 즉 말씀으로 조선(한국)을 비춘다는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12 선생님께서는 때로는 답답하실 때 나더러 산보를 가자고 하셨다. 뒷산으로 가서 학교 운동장에 학생들이 운동하는 것도 내려다보셨다. 가끔 산보를 나가시는데, 남자는 나하고 원필씨 뿐이었다. 원필씨는 이때 20세쯤 되었다.
13 그러니 나를 동무하시는데, 내가 좀 훌륭하고 인격도 있고 했으면 선생님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부족한 모습을 상대하는 선생님은 마음으로 탄식하셨을 것이다. 14 하루는 선생님께서 박씨 할머니와 대보산(大寶山)에 가셔서 여러 날 기도를 하고 오셨다. 대보산(大寶山)은 평양(平壤)에서 진남포(鎭南浦)로 가는 중간에 있는 산인데, 안창호(安昌浩) 선생의 기념각(紀念閣)이 있는 산이다.
15 선생님은 무더운 삼복에 곤색 웃저고리를 입으시고 오셨다. 체격이 늘씬하여 양복을 입으시나 한복을 입으시나 참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머리 뒷모습은 참으로 곱다.
16 나는 누구보다도 먼저 훌륭한 선생님을 독차지했지만, 남과 같이 몽시도 받지 못하여 선생님을 모시는 가치를 모르고 지냈다. 선생님은 식구들에게 일일이 사랑과 위로와 격려를 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