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헌 조미경
말복이 지났지만 낮에는 30도를 훌쩍 뛰어넘어 무척 덥다.
다행히 태풍 카눈이 스친 후, 아침저녁 기온이 다소 서늘해서
하루를 보내는데 불필요한 짜증이 줄었다.
광복절 더위를 피해 동네 영화관에서 이병헌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재난 영화를 관람했다.
평상시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극장을 찾고 있다.
영화는 대 지진으로 인해
아파트 한동만 남기고 모두 무너진 상태로 시작한다.
지진은 삶의 터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점점 피폐한 하루를 보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기가 끊기고 수도가 끊어진 불 꺼진 아파트에서
굶주림에 극도의 불안과 집단 이기기 주의라는 인간 만이 가진
심리가 팽배해진다. 영화 속 배경은 추운 겨울이다.
뼛속 같이 파고드는 영하의 날씨에 빈 건물은 조금이나마 추위를
피할 공간이 된다.. 그러나 황궁 아파트라는, 단한동 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그 자리에
처참한 몰골의 근처 아파트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먹을 식량이 부족하다. 이때 황궁아파트 주민들과
이재민이 충돌 황궁아파트 주민이 합심하여 이재민을 몰아내지만, 황궁 아파트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굶어 죽거나 얼어 죽는다.
황궁아파트는 새로운 대표를 뽑아 생존을 위한 별동대를 꾸려서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무너진 건물 동시에서 약탈을 한다.
약탈한 물건은 황궁아파트 주민들에게 배급
이때 공로를 인정받은 주민들은 식량을 넉넉하게 배급받는다.
이 과정에서, 902호에서 살던 여고생이 황궁 아파트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영화는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감돌게 되고, 점점 멀리 먹을 것을 사냥하러 떠나는 자와 남아서
식량 배급을 기다리는, 주민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면서,
입주자가 아닌 주민을 색출하게 되면서 영화는 극적 반전을 꿈꾼다.
먹고살기 위해 끝없이 약탈을 하면서 약자를 죽이거나. 서로 희생을 하면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친다.
영화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처절하지 않아서, 인간의 먹지 못하면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평온하기만 하는 장면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사람은 굶주림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하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웃을 위해 자신보다 약자를 위해, 강자의 눈에 띄지 않게 약자를 보호하는 등
휴머니즘이 팽배하지만, 도리어 그것이 선과 악이라는 극한 대립의 상태에 빠지지 않아
영화에 몰입할 수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현장에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모성애와
남편을 보내는 아내가 측은지심을 유도하기보다는, 감정이 말라 더 이상 기댈 수 없는 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영화는 주인공 이병헌의 죽음으로 끝이 나고, 서로 죽어나가는 장면을 보더라도 무덤덤해지는
그게 세상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지진이라는 천재지변 속에서도 인간은 그렇게 또 생을 이어간다.
아쉬운 점은 천재지변이라는 소재의 영화속에서, 진한 휴머니즘이나 아니면 아주 극과 극의
선과 악이 대립하면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면을 더욱 강하게 그렸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