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작사 박건호, 작곡 최종혁)는 1978년 발매된 「장재남」
데뷔 앨범에 실린 첫 번째 히트곡입니다.
「장재남」은 장씨 3남매(장미리, 장은아, 장재남) 중에서는 가장
늦은 시기이지만, 1집에 1번과 2번으로 실린 "빈 의자"와 "사람을
찾습니다"가 바로 인기를 얻으며 인기 가수 대열에 합류합니다.
「장재남」(1949년생)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서 서라벌 고교를 졸업
한 후, 1960년대 말부터 미 8군 밴드 멤버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78년 군복무를 마친 「장재남」은 부산 서면의 라이브 클럽 '미리내'
에서 무명 가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 데뷔 음반을 준비 중이던
여동생 '장은아'가 작사가 '박건호' 에게 오빠 「장재남」을 소개했는데,
부산의 클럽 무대에서 「장재남」의 노래를 들은 작사가 '박건호'는 마치
'송창식'을 보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고 합니다.
'박건호'는 작곡가 '최종혁'에게 의뢰해 '장은아'와 함께 오빠 「장재남」
의 데뷔 음반 제작도 착수했습니다. 1978년 「장재남」의 데뷔 음반이
발매되었습니다. 총 12곡의 수록곡 중 '박건호'가 작사하고 '최종혁'이
작곡한 타이틀 곡 『빈 의자』가 크게 히트 했습니다.
『빈 의자』는 대화 형식으로 구성한 독특한 가사와 리듬감 있는 멜로디로
주목 받았습니다. 짙은 허스키 음색의 고음을 구사한 「장재남」은
서민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텁텁한 보컬로 이 노래를 불러 인기를
모았습니다. 특히 당시 인기 코메디언 故 이주일씨가 야하게 내용을 각색
해서 불러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죠.
'장은아', '장재남' 두 남매는 거의 비슷하게 데뷔 앨범을 발표해 동반
히트를 했습니다. 이에 각 언론들은 이미 가수를 은퇴한 맏이 '장미리'
까지 거론하며 “한국 최초의 삼 남매 히트 가수 탄생”이라는 소개와
함께 이들 삼 남매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이때부터 삼 남매는 '열린 음악회', '토요일 토요일 밤에', '쇼2000' 등
지상파 TV에 함께 초대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장재남, 장은아 남매'는 히트곡 자체는 많지 않으나, 당시 꾸준히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는 나름 성공한 가수였습니다.
사실 수십 년을 노래를 부르면서 방송에서 자기의 노래가 나오지
않는 가수가 '부지기수(不知其數)'인 것이 현실입니다.
밤 무대 만을 전전하다가 가수 인생을 끝낸 사람들이 의외로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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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되드리이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다
두 사람이 와도 괜찮소
세 사람이 와도 괜찮소
외로움에 지친 모든 사람들
무더기로 와도 괜찮소
서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되드리이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