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치노·햄버거값 세계 최고 수준… “밥 사달라는 후배가 무서워”
서민 한끼도 부담… ‘물가 포비아’ 확산
이미지 기자
입력 2023.04.15. 03:46
업데이트 2023.04.15. 07:14
서울 강남의 곰바위 본점의 점심 곱창전골 1인분은 3만3000원이다. 그나마 저녁보다 1만2000원 싸다. 점심에 직장인 둘이 곱창전골을 먹고, 인근 카페에서 아이스라테(6000원) 한 잔씩 마시면 7만8000원이다. 저녁에 소주라도 한잔한다면 하루 20만원 이상 소비를 감수해야 할 판이다. 인근 간장게장 전문점 꽃지의 간장게장 특정식은 4만5000원이다. 직장인 커뮤니티에 “요즘에는 밥 사달라는 후배가 무섭다” “간단히 한잔하자는 말에 눈치가 보인다”는 푸념은 비일비재하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비싸도 너무 비싼 한국 외식 물가는 호텔 뷔페나 오마카세, 고급 레스토랑 같은 소위 핫플레이스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직장인의 간단한 점심 한 끼와 후식 커피, 저녁 소주 한잔, 가족의 주말 외식 가격에도 회오리처럼 침투한 것이다. 전반적인 외식 품목의 하단 가격이 상향화하면서 식당 가기가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한국에 오면 비싸지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식당
우리나라 음식 값은 세계적이다. 서울 성수역 근처의 한 카페는 가장 저렴한 커피 메뉴가 6000원부터 시작된다. 단맛이나 우유 등을 가미한 메뉴는 7000~8000원이다. 인근의 다른 카페도 카페라테를 6500원에 판다. 최근 일본에서 ‘핫하다’는 도쿄 구라마에 인근 커피숍의 소이라테는 550엔(5400원), 아이스커피(미디엄)는 420엔(4500원) 정도로 성수동보다 싸다. 국가·도시별 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한국의 카푸치노 가격은 3.63달러로 캐나다(3.55달러), 독일(3.43달러), 일본(3.32달러), 프랑스(3.21달러)보다 비싸다. 넘베오는 중간 가격대 식당에서 2명이 전채와 후식이 포함된 식사를 할 때 비용도 비교해놨는데 우리나라에선 38.09달러가 든다. 일본(37.52달러), 대만(32.76달러)보다 비싸다.
전 세계 어디서나 맛과 서비스가 표준화된 프랜차이즈 식당이 한국에 오면 가격이 비싸지는 기현상도 벌어진다. 미국과 한국에 지점을 둔 고든램지 버거의 헬스키친 버거는 한국에서 3만1000원에 팔린다. 미국(라스베이거스)에서는 2만5000원(19.99달러) 정도다. 감자튀김도 한국이 2000원 이상 비싸다. 한국 소비자는 브런치 식당인 오리지널팬케이크하우스에서 기본 팬케이크(6조각)는 일본보다 37%, 더치베이비는 미국보다 22% 돈을 더 내고 사먹는다.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카페라테 가격을 비교한 스타벅스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4.11달러인데 일본은 3.56달러, 미국은 3.26달러다.
◇‘냉면이나 한 그릇’은 옛말
관련 기사
명품백 사는 것처럼 외식… 법카 접대도 한몫
K-외식 리뷰… 비싸다, 뜯겼다, 속았다
‘미쉐린★’ 런치… 강남 14만원, 뉴욕 7만원대
탕수육 14만원, 돈가스 10만원, 만두 6만원… 상상초월 ‘그늘집’ 물가
서울 중구 냉면집 필동면옥은 제육 한 접시는 3만원을 받는다. 4인 가족이 냉면 한 그릇씩에 제육 한 접시, 접시만두(6조각)를 시켜먹으면 10만원이다. 이곳을 찾은 한 손님은 “만두 한 알에 2500원, 제육 한 조각에 3000원꼴이더라”고 했다. 봉피양·우래옥 냉면 값은 1만6000원이다. 직장인이 간단히 한 끼 때우기 좋은 쌀국수 프랜차이즈 미분당의 인기 메뉴인 양지 쌀국수는 1000원이 올라 1만1000원이다. ‘가볍게 냉면이나(국수나) 한 그릇 하자’는 말이 무색해졌다.
미쉐린 빕구르망(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선정된 곰탕집 옥동식의 돼지곰탕(특1만6000원), 서울 무교동 부민옥 육개장(1만원), 서울 송파구·강남역 특순대국(1만1000원)도 만원이 넘는다.
야식이나 안주 메뉴는 물론,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비싼 가격은 마찬가지다. 인천 3대 닭강정으로 꼽히는 대오통닭은 닭강정 가격을 1000원씩 올렸고, 부산 해운대의 한 전복죽 집은 1만3000원을 받는다. 값싼 프랜차이즈 식당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김밥천국’에서도 모듬김밥에 라면 하나를 곁들이면 1만원이 된다.
앱설치
많이 본 뉴스
탕수육 14만원, 돈가스 10만원… 상상초월 ‘그늘집’ 물가
탕수육 14만원, 돈가스 10만원… 상상초월 ‘그늘집’ 물가
美 NBC 간판 쇼 화제된 한국산 가정용 스크린 골프
美 NBC 간판 쇼 화제된 한국산 가정용 스크린 골프
“40년 일하고 돌아왔는데...” 정년 퇴직 후에 알게 된 아내의 속마음 [행복한 노후 탐구]
“40년 일하고 돌아왔는데...” 정년 퇴직 후에 알게 된 아내의 속마음 [행복한 노후 탐구]
100자평2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돈조반니
2023.04.15 06:48:46
고통분담 과 원가절감 노력없이 이름난 집이라고 미친듯 인상을 하면 결국은 소비자는 외면 한다
답글작성
3
0
바우네
2023.04.15 05:51:58
'모듬김밥에 라면 하나를 곁들이면'(?)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국물을 많이 넣은 냄비에 해산물이나 야채 따위의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이면서 먹는 일본식 요리를 이르는 '모둠냄비', 여러 사람이 모두 먹기 위하여 함께 담은 밥을 이르는 '모둠밥'의 쓰임을 참고하여 '모둠'의 형태로 쓰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답글작성
1
0
많이 본 뉴스
1
탕수육 14만원, 돈가스 10만원… 상상초월 ‘그늘집’ 물가
2
[朝鮮칼럼] “민주당이 악당이라면 우리는 쓰레기였다”
3
민주 3명 “형님, 기왕 하는거 우리도 주세요”...송영길 측에 돈 요구
4
박정희의 매운맛, 임춘애의 헝그리 정신… 라면 60년이 대한민국 현대사
5
이재명 호주 동행 공무원 “市, 출장계획 비밀문건 취급”
6
美 NBC 간판 쇼 화제된 한국산 가정용 스크린 골프
7
“40년 일하고 돌아왔는데...” 정년 퇴직 후에 알게 된 아내의 속마음 [행복한 노후 탐구]
8
[아무튼, 주말] ‘개근거지’란 말에 화들짝… 초등생 엄마들이 부랴부랴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 까닭
9
미래세대 볼모로...野, 年 수조원 ‘운동권 퍼주기’ 법안 추진
10
30분 넘는 긴 낮잠 무서운 이유… 심장에 ‘이 병’ 위험 높인다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문화·
라이프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 조선일보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