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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 가능한가? 안전하고 효과는 있나?
관리자2020.3.2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욱 교수님의 기고문입니다.
[마스크: 재사용 가능한가? 안전하고 효과는 있나?]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마스크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스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사재기를 하는 일부 악덕 상인들이 등장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전혀 효과가 없거나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대체품이 등장하고 있거나
이미 사용한 마스크를 다양한 방법으로 소독 등을 거쳐 재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식으로 인정된 마스크는 황사나 미세먼지용 KF80과 보건용 마스크 KF94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인증을 받아야 한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이며, 뒤에 나오는 숫자는 입자를 걸러주는 효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0.3~0.6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80% 내지 94% 이상을 제거한다.
미세먼지 제거용 마스크는 정전기를 띤 부직포를 필터로 사용하는데 이는 미세먼지의 포집 효율을 높이면서 호흡 저항을 낮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연유로 마스크를 빨아서 쓰는 경우, 필터에 입힌 정전기가 감소하게 되어 입자의 포집 효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KF 마스크는 일회용으로 일회 사용 후에는 폐기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마스크 품귀현상 때문에 마스크의 재사용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제거에 가장 효과적이고 마스크의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진 바가 없다.
알코올 소독, 스팀 살균, 전자레인지 소독, 에틸렌옥사이드(EO) 가스, 표백제, 일광 건조, 자외선 살균 등과 같은 여러 방법이 제기되었으나
일부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이러한 방법 중,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쉽게 여러 번 사용하고, 안전하며, 마스크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에 답변을 올리고자 한다.
과거 선진국에서도 사스(SARS),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메르스(MERS), 그리고 에볼라(Ebola) 사태에서
의료진과 국민들의 마스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고 다양한 마스크 재사용 방법들이 실험되었다.
이때,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적인지, 필터의 입자 포집 효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처리 후 마스크 외부 형태 변화로 안면부 밀착도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재 착용 시 불편함 등은 없는지 등을 마스크 재사용을 위한 주요 사항들로 고려하였다.
또한, 처리 방법이 가정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재사용 처리 방법이 장시간 소요되지 않으며,
사용이 안전한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확인하였다.
재사용 방법들을 실험한 결과, 알코올이나 에틸렌옥사이드 가스, 살생물제, 표백제 등을 사용하여 소독하였을 경우에는
잔류물질이 있어 냄새가 나고 살균력 등이 일정하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일부 물질은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외에 스팀 살균 방법의 경우, 장시간이 소요되고 마스크에 변형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한편,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였을 경우, 마스크 구성요소 중 금속성 물질 있을 때 위험하고 일부 마스크의 경우 내부 필터에 손상이 오는 등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리고 일광 건조 방법에서는 장시간 소요되고 바이러스 제거에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언급된 모든 방법의 공통된 주요 문제점은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필터의 정전기가 감소하였고
결과적으로 마스크 효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다르게 마스크를 자외선으로 살균 처리하는 방법을 적용하였을 경우,
마스크의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고, 자외선의 강도에 따라 단시간(5~30분 이내)에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었다.
가정에서도 쉽게 자외선 장치 (예: 칫솔, 컵, 휴대폰, 유아용품 등을 살균하는 장치)를 구매할 수 있어 적당한 대안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마스크를 여러 번 재사용하게 되는 경우 습기의 영향으로 필터의 정전기가 감소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필터의 포집 효율 감소한다는 점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마스크의 최대 재사용 기간을 1주일 이내로 한정한다면 정전기가 감소하여 필터 효율이 감소하더라도
마스크의 입자 포집 성능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마스크에 고무 등의 재료가 있다면 노화 현상이 일어나 성능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사용 횟수를 10회 이내로 제한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외선이 공기 중 산소를 분해하여 유해한 오존이 발생하거나 냄새가 날 수 있음으로
자외선 장치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환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앞서 기술된 내용을 요약하자면 마스크는 일회용이므로 가급적 재사용보다는 사용 후 폐기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 현상과 같이 마스크가 부족하여 부득이 재사용을 해야 한다면 지금까지 나온 방법 중 그나마 안전하고 검증된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