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프란은 비짜루목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크로머스(Crocus)라고 부르는 꽃 중 향신료로 가공할 수 있는 것을 특정한 이름으로 사프란, 또는 사프론이라고 불리운다. 샤프란의 원산지는 유럽 남부와 소아시아로 알려져 있으며 온난하고 비가 적은 온대지방에 주로 자생하는 식물이다. 사프란은 레몬이나 코르크 와 더불어 지중해 근처 남부 유럽에서 많이 자란다. 주로 향신료 목적으로 재배하지만 꽃 자체도 볼 만해서 관상용으로도 재배된다. 하지만 세계 사프란의 90% 가까이는 이란에서 재배된다. 왜 하필 이란이냐면 사프란 수확에 노동력이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에 인건비가 매우 싼 이란이 가장 적합한 것이다.한국에서는 2021년 경상북도 청송군에서 노지 재배에 성공했다.식물 자체는 독초다. 독성이 크지 않고 가격도 비싸며, 향신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위험할 정도로 많이 쓸 일이 없어 무시되지만, 추정 치사량은 약 20 g이다.
튀르키예의 유명 관광지이자 전통 마을인 사프란볼루(사프란 + 볼루)의 어원을 보면 볼루는 그리스어로 '도시'인 폴리스의 튀르키예어 발음이다. 사프론 크로커스 꽃의 암술을 건조시켜 향신료를 얻어내는데, 한 꽃에 3개의 암술밖에 없다. 1그램을 만들려면 500개의 암술대를 건조시켜야 할 정도로 생산량이 적은데다 그 작업을 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향신료 중에서 가장 비싸다. 다만 사프론 크로커스 자체는 번식도 굉장히 쉽고, 그만큼 싼 데다가 꽃을 키우기도 쉽다. 때문에 여름이 건조한 온대지방에선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라지만, 꽃송이마다 암술대를 일일이 핀셋으로 따내야 하므로 원가의 대부분은 인건비다. 향신료 중에 단연 비싸서, 사프란 다음으로 두 번째로 비싼 바닐라의 10배 이상이다. 금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위상은 많이 떨어졌지만, 과거엔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쌌던 향신료이다. 주요 원산지는 스페인으로, 이 전통으로 인해 스페인의 요리인 빠에야에 반드시 넣어야 하는 필수 향신료이다. 가정집에서는 육류나 생선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재울 때 종종 사용한다.
독초라는데 어째서 암술이 향싱료로 쓰이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으나, 식물은 조직에 따라서 독성이 다른 경우가 많아 생기는 일이다. 애초에 사프란으로 죽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치사량인 20 g씩이나 사려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지기 때문이다. 여타의 향신료들이 그렇듯 사실 맛 자체는 무미(無味)이거나 살짝 복잡한 맛이 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독특한 향이다. 사실 인간이 맛을 느끼는 데에는 맛 자체보다 향이 훨씬 중요하므로 향신료로서의 위상을 아직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향은 대체 불가한 사프란 고유의 향으로서, 트러플(송로버섯)이나 캐비어의 풍미처럼 다른 재료로는 절대 낼 수 없다.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향을 무조건 좋아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살짝 내는 것과 많이 내는 것의 차이가 크다. 더군다나 트러플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이라면 사프란의 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을 수 있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한약이나 락스 비슷한 향이 난다고 하는 편이다.
옛날 대항해시대도 아니고 유통과 물류 시스템이 급격히 발달한 현대에도 이 정도 가격을 가진다는 것이 이 향신료의 위상을 알려준다. 지역과 유통과정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보통 20 g짜리 한 통에 소매점 기준 17~20만 원에 거래된다.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는 그램당 4~5유로 정도이다.
참고로 상술했듯이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가는 튀르키예 북서부의 작은 마을 사프란볼루가 이 향신료의 특산지로 유명하다. 그리스어로 '사프란의 도시'라는 뜻의 사프람볼리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됐을 정도인데, 사프란을 가지고 비누, 향수같은 기능성 제품이나 마을의 특산품인 로쿰에 사프란을 첨가한 상품도 팔고 있다. 그냥 사프란도 파는데, 2016년 기준으로 그램당 3,000~4,000원 꼴이다. 하지만 최고급 사프란은 사실 이란산이고, 튀르키예산 사프란이라고 파는 것들도 사실은 이란산이 많다. 수입해서 되팔기 때문이다. 사실상 80%의 사프란이 이란, 그것도 한 지역에서 나온다. 2015년 당시 유럽 지역의 판매가격이 킬로그램당 천만 원 정도였고, 이란 현지 수매가는 그 1/10이었다.
한국 내에서 사프란을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면 이태원 등지의 외국 식자재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면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아볼 수 있다. 1회분 분말 0.1g에 2,500원 정도라는 것이 문제지만 2020년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럽산 1그램 포장에 24,0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데, 해외 구매라 배송료가 15,000원이나 되므로 손톱만한 양에 4만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가격이다. 이란산 최고급 사프란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 원대에 살 수 있고, 최근 들어서 이란산 최고급 사프란을 판매하는 여러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인지도가 있는 제품은 바로 가장 먼저 이란산 사프란을 판매했던 서피란의 사프란 향신료이다. 사프란 1 g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암술의 수가 약 500개, 즉 꽃 170송이가 필요하다. 즉 그 1회분 분말만 해도 50개 암술, 꽃 17송이가 필요한 것이다. 이란에서는 홍차를 우릴 때 사프란을 두세 개 넣고 함께 우리는데, 1 L 남짓한 티포트에 사프란 꽃술 두세 개만 넣었는데도 사프란 특유의 향이 날 정도로 강하다. 건강에 좋다고 홍차 대신 그냥 사프란만 뜨거운 물에 우려먹는 편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곁에 두고 싶은 향신료 중 하나로, 요리를 진지하게 취미로 두고 있는 사람이나 요리사인 지인이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괜찮다. 같은 비싼 향신료인 바닐라는 이미 옛날 옛적에 합성 바닐라 향이 개발되었지만, 사프란은 개발이 용이하지 않은 건지 개발대비 가격이 시원찮은 건지 2024년대인 현재까지도 마땅한 인공 대용품이 없다.
튀르키예의 사프란볼루 바자르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그중에서도 아라스타 바자르는 특히 인기가 많다. 전통 가옥의 뒷골목을 탐방하는 기분을 주는 곳이다. 원래는 구두 작업장이 있던 곳으로, 예전보다 그 수는 적지만 맞춤 구두를 몇 시간 안에 만들어주는 구둣방이 아직 남아 있다. 대부분은 수공예품이나 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아라스타 바자르 근처의 골목에는 터키의 전통 과자 로쿰과 사프란 차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도 많이 있어서 기념품 구입에도 좋은 곳이다.
심 산
사프란 볼루 전경▼
사프란 ▼
사프란 볼루 상가 ▼
옛날 대상들이 묵던 곳으로 현재는 레스토랑으로 사용한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