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동화책, 만화로 보아오던 서유기.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삼장법사라는 스님을 따라 천축까지 가면서 괴물도 처치하고, 서로간에 반목과 화합도 하는 감동의 스토리죠.
제가 조금 컸을 무렵 이 이야기가 슈퍼보드라는 만화로 현대감각에 맞게 리메이크되어 나왔더랍니다.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촉' 뭐 이런 주문을 외웠더랬죠.
그런데 이 만화의 주인공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이름 뜻을 아시나요?
제가 비록 기독교인이기는 하지만, 오늘은 불교의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습니다. 사실 서유기에 나오는 세 주인공은 구원의 길을 찾는 구도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우선 손오공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기 자신의 재주와 타고난 능력만 믿고 천하를 들썩이게 했던 녀석이죠. 자기 자신의 이름을 제천대성(齊天大聖)이라고 부를만큼 오만 방자한 녀석이죠. 그러나 삼장법사를 따라다니면서 진정한 순종의 의미와 남을 돌아보는 마음을 깨달은 오공(悟空)이 되었답니다. 오공이 무슨 뜻이냐고요? "마음을 비우다. 빈 마음"이라는 뜻이죠. 자신의 힘과 자부심으로 가득찬 제천대성이 마음을 비운 오공이 된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저팔계.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천봉원수(天蓬元帥)라는 장군이었다가 여색과 술을 밝히다가 벌을 받아 지상으로 유배당해 돼지의 모습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의 이름은 저(돼지 猪)에 팔계(八戒, 불교의 육재일에 지켜야 하는 여덟가지 계율)을 경계하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랍니다. 욕심을 경계해서 해탈에 이르게 된다는 구도자의 마음가짐을 알려주죠. 저팔계는 오(깨달을 오, 悟) 능(능할 능, 能)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능히 깨달아 알게된다.'라는 뜻의 이름이죠.
사오정 역시 천상계의 권렴대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하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신들의 잔치때 실수로 귀중한 술잔을 깨어버리는 바람에 신들에게 두들겨 맞고 흉측한 모습으로 하계로 추방되어 유사하(流沙河, 흐르는 모래의 강)의 수중 요괴가 되어버린 인물이죠. 사오정의 이름은 사(모래 사, 沙)오(깨달을 오, 悟)정(고요할 정, 靜) 즉, 모래에서 고요함을 깨닫는다는 의미로 역시 불교의 깨달음과 관계있는 의미입니다.
위 사진에 사오정은 귀가 어두운 캐릭터로 등장하는데요. 아마 고요한 깨달음을 위해 귀를 닫아놓은게 아닐까요?
그냥 아무런 의미없이 보아왔던 서유기의 각 캐릭터에는 이렇듯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뜻이 있습니다. 비록 저와는 종교가 틀려서 깊게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자만심과 자나친 자기과시욕을 버리고 스스로를 찾아간다는 의미나 욕심을 버린다는 의미, 고요함을 추구한다는 의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를 떠나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출처:장보고차이나스토리(blog.daum.net/jangbogo12)
저팔계가남기고간명곡.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