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들여다보기 [87]
2000년대부터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소그룹 프로그램이 유행했었는데, 이는 회중예배에 대한 보조적이고 보완적인 수단으로써 수준별 교리공부나 성경공부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소속감을 극대화하고, 느슨한 회중 결속력을 단단히 하며, 소그룹간 경쟁을 유도해서 전체 회중의 조직을 활성화하고 확장시키려는 목적이 강한, 소위 교회성장학적 관점에서 장려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으로는 G12, D12(두 날개), 셀, 알파코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전도 또는 성장 프로그램으로 이런 소그룹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교리적이고 성경적인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도입될 정도로 빠르다보니 이미 교회 내에 깊숙이 파고든 후에야 교단별로 이단성을 발표하고 참여를 금지시키거나, 적어도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 전반에 깊이 파고든 비성경적인 소그룹 프로그램이 한국교회의 체질을 바꾸고 말았습니다. 전통적인 개혁교회가 전체 회중이 모여 설교를 듣고 성찬에 참여한 후에 다시 모이거나 그룹으로 나누어 교리공부를 한 반면에, 2000년대 이후 한국교회는 소그룹을 통해 교제하고 구성원간 친밀도를 높이며 교회가 세운 목표를 위해 전략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했고, 전체가 모이는 회중예배는 CCM과 춤을 중심으로 한 축제 성격의 집회가 되었으며, 은사체험을 강조함으로써 소그룹 모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해주고 소그룹에서 생겨난 문제를 해소시켜주는 기능을 하는 집회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주목할 점>
2000년대라고 하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강화된 시대로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특정 환자들에게만 필요하다고 여겼던 정신의학의 대중화가 시작된 시기였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개인주의 사회에서 점점 소외감을 느끼고, 무한경쟁 사회에서 불안감과 패배감을 느끼는 신자들을 치유하는 곳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신학 영역에서도 하나님을 아는 것보다는 사람을 아는 것이 더 중요시 되었고, 그것도 신학적으로 접근해서 사람의 본성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서 사람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보고, 심리학적 대안을 제시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신학영역에 교회성장학이나 목회상담학이 실천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슬그머니 들어오더니 어느새 무게중심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성장을 위해 심리학적 기법이 이용되고, 목회상담 또는 기독교상담은 성경보다는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21세기 기독교 교육은 종교개혁시대처럼 다시 개혁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