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3. 12 주일예배설교
복덩이 신자의 모델(3), 야곱②(창세기 47:27-31)
믿음으로 구원받는 성도에게 주어진 놀라운 복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복덩이’(복의 근원)라는 사실이다. 성도가 복덩이(복의 근원)라는 말은 성도 자신이 먼저 복을 받고, 성도인 우리를 통해 세상으로 복이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난 시간에 복덩이(복의 근원)인 우리를 통해 세상에 번성의 복이 흘러가게 된다는 것을 야곱의 모습을 통해 살펴보았다. 특히 야곱은 구원과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교리를 보여준다. 그것은 구원받은 성도들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닮은 존재로 점점 거룩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신학적 용어로 ‘이신성화’(以信聖化)라고 한다. 한 마디로 야곱은 이신성화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성경에 나타난 야곱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서 그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점점 성화되어 갔는지를 살펴보고 함께 은혜를 나누자.
야곱은 태어날 때부터 아브라함과 이삭을 잇는 언약의 계승자로 선택받았다(창 25:23). 하지만 그는 그 언약이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때를 믿음으로 인내하며 기다리지 못하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쟁취하려고 하였다. 형 에서의 장자의 명분을 팥죽 한 그릇으로 빼앗았고(창 25장), 어머니 리브가와 모의하여 염소의 털로 형 에서로 위장하여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장자인 에서가 받을 축복기도까지 가로챈다(창 27장). 야곱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참으로 간사한 인생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야곱의 이러한 간사한 성품은 하나님에 의해 다듬어진다.
야곱은 형 에서를 피해 도망가던 중 벧엘에서 나타나신 하나님께 생애 처음으로 단을 쌓았고(창 28장), 외삼촌 라반에게 속아 20년동안 머슴살이를 했으며(창 29~30장), 얍복나루에서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는(환도뼈가 위골되는) 아픔을 통해 이스라엘로 거듭났으며(창 32장), 세겜에서 딸 디나가 강간당하는 사건을 통해(창 34장) 벧엘의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을 다시 의지하게 되었다(창 35장).
특히 야곱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통해 낳은 아들 요셉에 대한 편애 때문에 다른 자식들에게 속아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죽은 줄 알고 비통함 가운데 오랜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창 37~38장).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결국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을 만나게 되었고 그의 초청으로 애굽 왕 바로를 만난 자리에서의 그의 고백처럼 야곱은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창 47:9).
한 마디로 야곱의 인생은 한평생 속이고 속고, 쫓기고 싸우는 파란만장한 삶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삶 가운데서도 야곱은 하나님의 은혜로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되었다. 임종 무렵에 그는 침상머리에서 하나님을 경배하며 기도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있었으며(창 47:31), 자식들을 위해 축복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있었다(창 49장). 그런데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요컨대 야곱은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를 주권적인 사랑으로 선택하신 하나님께 대한 믿음으로 점점 성화되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야곱은 하나님께 택함받은 성도가 ‘믿음으로 거룩하게 된다’는 <이신성화(以信聖化)>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야곱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야곱의 모습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뜻과 방법대로 살기보다는 인간적인 술수와 방법으로 아등바등 살아온 것은 아닌지?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버러지(벌레)같은 야곱(사 41:14)처럼 무가치한 존재인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사람으로 다듬어가신다는 사실이다. 나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배하며 기도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축복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신다는 사실이다. 이 좋은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돌리며 그분께 내 인생을 온전히 맡기는 자가 되기 바란다. 그래서 갈수록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세상에 거룩한 영향력을 끼치고 온 땅에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복된 자가 되기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