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우승을 차지한 오유진 9단. 지난달 최정 9단을 꺾고 여자국수전을 우승한 데 이어 또 한 번 최정을 넘었다.
제5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결승3번기
오유진, 2연승으로 최정의 4연패 저지
오유진이 또다시 최정을 넘었다. 지난 10년간 타이틀전 14연속 우승 행진을 벌이며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던 최정의 아성은 지난달 여자국수전에서 흠집이 난 데 이어 여자기성전에서 또 한 번 금이 갔다.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여자랭킹 2위 오유진 9단이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에게 3시간 6분, 213수 만에 불계승했다.
▲ 국내 여자입신 간의 결승전은 2020년 최정-김혜민의 제25기 여자국수전 이후 두 번째다.
전날 중앙 접전에서 잡은 리드를 큰 위기 없이 선제점으로 연결시켰던 오유진 9단의 기세는 2국으로 이어지며 중반 전투에서 승세를 탔다. 최정 9단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파괴력도 덜했고 날카로움도 덜했다.
시리즈 전적 2연승 우승. 오유진 9단에게는 여자기성전 첫 우승으로 기록됐고, 2~4기 우승자인 최정 9단은 4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 시작부터 종국까지 한돌이 진단한 블루스팟과 일치한 수는 오유진 9단이 54회, 최정 9단이 48회.
작년까지만 해도 오유진은 최정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2013년의 첫 만남부터 8년간 2승23패로 참혹하게 눌림을 당해 왔다. 올해 들어서도 두 판을 더 내주었다.
이 같은 판도가 20일 전쯤부터 급변했다. 반전의 첫 단추는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한 여자국수전 결승. 첫 판을 이기면서 상대전 1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최정으로서는 여자국수전 15연패 행진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 여자국수에 이어 여자기성을 획득하며 개인 첫 국내 2관왕에 등극했다.
나아가 오유진은 종합전적 2승1패로 최정을 꺾고 우승했다. 5년 만에 여자국수로 복귀했다. 반면 최정 9단은 5년 만에 여자국수에서 내려왔다. 국내 선수권전 사상 최초의 5연패 달성도 무산됐다.
통산 상대전적은 오유진 기준으로 6승26패.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4승3패로 앞서는 모습을 보이는 오유진이고, 특히 11월 이후에는 4승1패로 앞서고 있는 오유진이다.
▲ 국내 타이틀은 IBK기업은행배 하나로 줄어들었다.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4회로 늘어났다. 2016년 제7회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대회와 제21기 여자국수전, 2021년 제26기 여자국수전과 제5기 여자기성전을 차례로 우승했다. 이달 초에 오청원배를 우승했던 최정 9단의 22번째 우승은 늦춰졌다.
41명이 참가한 예선, 시드 4명이 합류한 16강 본선 토너먼트, 결승3번기의 단계로 진행하는 제5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40초 3회. 시상식은 추후 열린다.
▲ 국내 여자바둑계에서 최정 9단은 세 번째, 오유진 9단은 다섯 번째 입신이다.
▲ 국내 여자바둑계의 판도를 양강체제로 바꿔놓았다.
▲ 독주체제에 강력한 제동이 걸렸다.
▲ 시상식은 추후 열린다.
▲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너무 기쁘다. 굉장히 강한 선수한테 결승전에서 이겨서 더 기쁜 것 같다"는 오유진 9단은 "예전에는 선택할 때 안정한 수들을 많이 두었는데 요즘에는 적극적으로 두게 되는 것 같다. 계속 정체기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며 기풍의 변화를 설명했다.